7개월 동안 ‘집나간’ 양승태, 포토라인 피하려는 ‘음흉한’ 속내는?

‘지은 죄’ 너무 많으니 끝까지 반격 시도? 법원노조 “법원 내 적폐세력 결집 의도”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1/11 [02:12]
▲ 1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양승태는 포토라인을 피하고, 대신 대법원 앞에서 성명서를 읽겠다고 했다.     © KBS

[ 저널인미디어 고승은 기자 ] ▲ 전범기업 강제징용 손배소송 ▲ 위안부 피해자 손해소송 ▲ 전교조 법외노조 소송 ▲ KTX·쌍용차 해고노동자 소송 ▲ 원세훈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 상고법원 추진을 위한 비자금 조성 ▲ 부산 법조비리 은폐 논란 ▲ '정운호 게이트' 수사 정보 유출 등등등…

 

 

무엇이 그리도 찔렸는지, ‘집 나가서’ 7개월째 도피생활(?)을 이어가던 전 대법원장 양승태가 드디어 11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다. 양승태는 ‘국정농단’ 박근혜 정권과 재판거래를 일삼아 수많은 이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한 당사자라 할 수 있다. '상고법원' 이라는 대가를 얻기 위해, 국정농단 정권이 가려워하는 부분들을 벅벅 긁어줬다.

 

앞의 굵직굵직한 내용들은 모두 ‘사법농단 끝판왕’ 양승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양승태는 11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승태를 상대로 직권남용, 국고손실, 공무상 비밀누설 등 총 40개 가량의 혐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양승태는 이날 검찰 출석에 앞서, 대법원 청사 앞에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에 있다. 지난해 6월 집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 이후 7개월만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 뭐가 찔린 것인지, 양승태는 약 7개월간 집에 들어오지 않고 도피생활을 했다.     © YTN

정말 돌아보면 ‘사법농단’이 본격적으로 알려진지도 거의 7개월이나 됐다. 그러나 법원이 양승태를 비롯한 사법농단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마저 기각하는 등, 대놓고 제식구 감싸기로 일관하며 검찰의 수사를 방해해왔다. 현재 사법농단 관련자 중 구속기소된 것은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임종헌 뿐이다.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대신 대법원 앞에서 성명 발표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굳이 대법원 앞에서 하는 이유는 자신이 고위직에 임명한 판사들을 향해, ‘나를 구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가 이곳을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도 할 것이고.

 

피의자가 자신이 얼마 전까지 수장으로 있던 곳에 서서 외치려는 것이니, 그것도 찔려서 7개월 동안 도망만 다니던 자가, 얼마나 뻔뻔한 태도인가. 그만큼 지은 죄가 많다는 것을, 자신도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할 수 있겠다.

▲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동산마을에 위치한 양승태 집, '양승태 구속 의용단' '적폐청산의열행동본부' 등은 지난해 여름 이곳에서 집회를 열고 양승태 구속을 촉구했다.     © 서울의소리

이런 ‘뻔뻔한’ 행위들은 예전에도 있어왔다. 전두환은 지난 1995년 12월 ‘군사반란’ ‘광주민중항쟁 학살’ ‘천문학적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자, 자신의 집 앞에서 골목성명을 발표하며 검찰 수사 협조에 응할 수 없다고 떼를 썼다.

 

이명박도 지난해 1월, 검찰이 ‘다스 실소유주’ 여부를 비롯해 각종 범죄혐의들을 조사하자 사무실에서 성명을 발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치보복’이라고 강변하다 매를 불렀다.

 

마치 재벌 총수들이 각종 비리혐의로 기소될 때마다 하던 전매특허가 있다. 평소엔 건강을 과시하다가도, 법원에 재판을 받으러 가거나 검찰에 소환될 때면 바로 휠체어에 마스크를 두르며 중병에 걸린 환자처럼 ‘불쌍하게’ 행동하던 모습, 많이들 보셨을 것이다. 오죽하면 외신에서 “한국 재벌총수는 곤란할 때마다 휠체어 탄다”고 비꼬았을까.

▲ 우리에겐 너무도 익숙한 재벌총수들의 휠체어+마스크 패션, 꼭 비리혐의로 검찰에 소환되거나 법원에 출석하면 마치 중환자처럼 이런 모습을 보인다. 외신에서 대놓고 조롱할 만하다.     © KBS

양승태도 이들과 정말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법원노조는 양승태의 이런 시도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이 서야 할 곳은 검찰 피의자 포토라인”이라며 “우리는 법원 내 적폐세력인 양 전 대법원장이 자신들의 재판에 개입하려는 마지막 도발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양승태가 대법원 앞에서 성명발표를 하는 것과 관련해, 법원 내 적폐세력 결집 의도로 해석했다.

 

양승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 그리고 구속 등은 적폐청산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리 검찰이 부정한 혐의를 밝혀내더라도 사법부에서 엉터리 판결을 내리면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과거 사법부의 수장이었던 양승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응징을 통해, 사법부에 경각심을 울리지 않고서는 결코 적폐청산은 이뤄지기 힘들 것이다. 그래야 전관예우 같은 범죄도 없어지지 않겠나.

▲ 양승태 대법원은 국정농단 박근혜 정권과 수많은 재판거래를 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려야했다.     © MBC

가진 거 없는 사람들에겐 쇠몽둥이, 가진 거 많은 사람에겐 솜방망이를 휘두르는 이런 불합리한 현실도 없어질 수 있지 않을까.

 

라면 10개와 2만원을 훔쳤다가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사람도 있는가하면, 우리는 구경도 할 수 없는 수백억 수천억을 횡령하거나 분식회계, 배임 등의 범죄를 저질러도 집행유예나 겨우 선고받는 재벌총수들이 있다.

 

故 노회찬 전 의원이 언급한 대로, 아직 법은 만 명에게만 평등한 게 현실이다. 그게 저 썩은 사법부가 만든 거다. 그 사법부의 민낯이 양승태와 그 일당의 만행으로 더 낱낱이 공개된 셈이다. 그러니까 반드시 단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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