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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았다”는 황교안의 '국민'은 누구인가?

민생 국회 외면하고 툭하면 선동질로 투쟁 나서는 자한당 과연 누구를 위한 정당인가

김종철 칼럼 | 기사입력 2019/04/20 [15:40]

”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았다”는 황교안의 '국민'은 누구인가?

민생 국회 외면하고 툭하면 선동질로 투쟁 나서는 자한당 과연 누구를 위한 정당인가

김종철 칼럼 | 입력 : 2019/04/20 [15:40]

황교안의 '증오의 적반하장 정치' 국회 현안은 뒷전 청와대 시위

 

자유한국당은 산적한 민생 국회를 내팽개치고 거리로 주말인 20일 오후 문재인 정부의 인사 문제와 경제 실정 등과 관련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고 청와대까지 가두행진 했지만 태극기 모독단을 제외하고 이를 보는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자한당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대규모 집회를 열어 정부의 국정운영을 규탄했다 .이번 집회는 황교안 대표 취임 뒤 첫 장외 투쟁이다. 자한당은 이날 집회에 지도부와 소속 의원을 비롯해 전국 단위 당협위원장, 중앙당 및 시ㆍ당 사무처 당직자 등 총 동원령을 내렸다.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

 

황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인사 대참사가 발생했고, ‘인사독재’를 봤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았다”며 “국민 여러분, 말로 하지 않겠다. 행동으로 하겠다”며 선전 포고 및 집회 참여 독려 메시지를 냈다.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이자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았다는 황교안 자한당 대표의 증오의 정치에 대해 직설을 마다하지 않고 그에게 일갈을 했다.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기고문]

 

4·19혁명 59주년 기념일인 19일 오후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이 자못 '비장한' 선전포고를 했다.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 대통령이 '입으로는 정의를 외치면서 실은 불공정한 주식거래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이미선 후보자'를 '이 땅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정의를 지켜야 하는 헌법재판관에 결국 임명'하는 '인사 대참사'와 '인사 독재'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황교안의 비분강개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속았습니다. 저도 속았고 우리당도 속았습니다. 우리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았습니다. 국민을 마치 조롱하듯 깔보듯 무시했고, 민생의 엄중한 경고도 묵살했습니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라는 그 말,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그 말, '사람이 먼저다'라는 그 말, 모두가 거짓말이었습니다."

 

황교안은 '국민 여러분!'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말로 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행동으로 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무능과 오만, 문재인 세력 그들만의 국정 독점, 그 가시꽃들의 향연을 뿌리 뽑겠습니다.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황교안의 '국민'은 누구인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시민 모두인가, 아니면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인가? 황교안이 건강한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적어도 4월 19일에는, 이승만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다가 목숨을 잃은 영령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말로 글을 시작했어야 옳지 않은가?

 

그러나 그의 머리에는 그런 생각이 전혀 떠오르지 않고, 문재인에 대한 증오와 저주의 마음이 가득 차 있음이 분명하다. 야당이 '부당한 주식거래 의혹'을 제기한 이미선을 대통령이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한 데 관해서는 그 나름으로 반론을 펼치면 될 텐데, 그 한 사건을 소재로 "우리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았습니다"라고 부르짖는 것은 다양한 견해를 가진 국민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 아닌가?

 

황교안은 지난 17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중진위원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다시 '국민'의 이름을 팔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성의 몸으로 오랫동안 구금생활을 하고 계시고, 몸도 아프신 것으로 안다.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신 점을 감안해서 국민들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박근혜는 촛불혁명의 열풍에 밀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당한 사람이다. 작은 죄를 짓고도 옥살이를 하는 '국민'이 허다한데 왜 여성이라는 이유로 박근혜 만이 석방되어야 하는가? 박근혜는 현재 2년 실형이 확정된 기결수인 데다 다른 범죄 혐의들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리면 25년 이상 감옥에 갇혀 살아야 하는 '국민'이다.

 

황교안은 박근혜가 임명한 국무총리로서 탄핵 이후 대통령권한대행을 맡았다. 그는 촛불 민심은 못 본 체하고 그 자리를 지키다가 물러난 뒤 죽은 듯이 지냈다. 그러다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지자 지난 2월 말, '금의환향' 하듯이 자유한국당에 들어가 대표 자리에 올랐다. 박근혜에 대한 부역행위에 관해서는 단 한마디 사죄도 하지 않고 수구세력의 '수장'이 되어 유력한 '대권 후보'로 불리게 된 것이다.

 

황교안이 주도하는 자유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는 4월 19일에 '국민'을 무시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달 8일 열린 한 공청회에서 '5·18 망언'을 한 최고위원 김순례와 국회의원 김진태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과 경고라는 경징계를 내린 일이 바로 그것이다.

 

김진태의 망언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특히 김순례의 발언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폭언이자 저주였다. "우리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가 판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이 만들어져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달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황교안 대표가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만약 황교안이 광주 현장에 가서 연단 앞자리에 앉는다면 관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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