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단체 강은희 교육감 ”비겁하다. 엄중 처벌하라!”

대구 교육수장의 삐뚤어진 선거.. 강은희 교육감 벌금 200만원 항소심 쟁점과 전망

정현숙 | 입력 : 2019/04/23 [15:45]
대구 시민단체는 22일 대구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재판부에 촉구했다. 뉴스1

 

1심에선 당선 무효형 받아 항소심 2차 공판 장외 공방전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의 항소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강 교육감의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22일 대구 민중과 함께 등 14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대구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고등법원은 선거법 재판을 공명정대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강 교육감은 1심에서 정당 경력 표기가 실수라고 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이 사실을 몰랐다고 발뺌했다.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 교육감은 또 현 재판부와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 변호사, 대구지방법원장으로 퇴직한 전관을 고용하는 등 전관예우를 이용해 재판부 압박에 나섰다"며 "대구고등법원은 전관예우를 앞세운 강 교육감 변호인단이나 외부세력의 압박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교육감 후보자 시절 특정 정당의 이력을 선거 공보물에 표기해 10만부가량을 유권자에게 발송한 행위는 명백한 법 위반이며, 교육자치법 입법 취지에도 어긋난다"며 엄벌을 요구했다.

 

또 "강 교육감 측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는 특정 정당의 경력이 선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을 때'라며 공보물에 새누리당 이력을 고의로 적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보수적 지지세가 유독 강한 TK(대구·경북)의 정서를 봤을 때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교육감 측 행위는 고의성 여부를 떠나 중립을 지켜야 할 교육의 가치와 민주주의를 크게 훼손했다"며 "재판부는 정치적 고려 없이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육감은 6·13 지방선거를 앞둔 3월24일~6월12일 선거사무소 벽면과 칠판 등에 '제19대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라는 이력을 표시하고, 과거 자신이 몸 담았던 정당인 새누리당 경력이 적힌 선거 공보물 10만여부를 제작해 발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직선거법을 준용하는 지방교육자치법에는 '교육감 후보자는 특정 정당의 이력을 유권자들에게 알려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시민단체는 강 교육감의 선처를 촉구하는 보수 성향의 ‘대구교육지키기 시민연합’도 비판했다. 이들은 “우동기 전 대구교육감을 비롯한 퇴직 교육 관료와 보수 인사들로 구성된 해당 조직은 ‘강 교육감 지키기’가 대구 교육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이들은 주입식 경쟁교육과 특권교육, 일제고사 강행 등 기존 세력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앞장서 왔다”고 말했다.

 

또 "강 교육감은 박근혜 정권 밑에서 국회의원과 장관을 하며 한일 위안부 졸속 합의, 국정 역사교과서 강행 등 국정 농단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강 교육감이 현직 교육감이라는 직위 뒤에 숨어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는 것 자체가 교육자로서 자질 없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날 오후 열린 강 교육감의 항소심 2차 공판에는 지난 재판과 마찬가지로 대구교육지키기 시민연합 관계자 40여명이 방청석을 채웠다. 이들은 지난 10일 공식 출범식을 갖고 강 교육감의 선처를 요구하며 온·오프라인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모임 임구상 상임대표는 “강 교육감이 직을 박탈당할 만큼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게 회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면서 “재판부에 강 교육감의 선처를 바라는 서명을 모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강은희 대구 교육감의 잘못을 강경하게 비판하며 엄중 처벌을 요구한 대구시민단체는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판결이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히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공보물 제작한 아들 추 씨, “정당 표기 제 잘못”

 

이날 공판에는 강 교육감의 아들 추모 씨, 신모 당시 공보팀장, 유모 당시 수행비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주로 추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고, 3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추 씨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강은희 교육감 선거캠프의 사무, 회계, 기획, 디자인, 공보물 작성 역할을 맡았다.

 

추 씨는 문제가 된 예비후보 공보물에 새누리당 경력을 표시한 것은 독단적으로 판단해 인쇄했다고 주장했다. 추 씨가 공보물을 강 교육감에게 보고했지만, 당원 경력 표시 사항은 검토하지 않은 채 공약사항만 살펴봤다고도 덧붙였다.

 

변호인 신문에서 추 씨는 “정당 표방 문제에 대해서 선관위에서 교육받았지만, 경력 사항 표시가 문제 될 줄은 몰랐다”라며 “선관위에서도 문제 지적을 받지 못했다. 위법한 줄 알았으면 당연히 수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강 교육감에게 “1심에서 의견서를 통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 허위 자백이었던 것인가”라고 물었고, 강 교육감은 “법률에 대한 오인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공보물이 새누리당 경력이 표시돼 잘못 나간 것에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지시는 하지 않았다. 그것(허위자백)과는 다르다.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에 대한 인지가 명확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강은희 교육감의 후보 시절 선거사무소에 새누리당 경력이 기재돼 있다. 뉴스1

 

벌금 200만원 항소심 쟁점과 전망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벼랑 끝에 서 있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강 교육감은 항소심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시민들은 강 교육감의 혐의와 재판부의 당선무효형 선고 이유를 궁금해한다.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바뀔지도 관심이다.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둔 지난해 4월 30일 당시 강은희 교육감 예비후보는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새누리당)' 문구가 담긴 예비후보자 홍보물을 10만여명의 유권자에게 발송했다. 문구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았지만 파장은 상당했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원이 나오자 그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강 교육감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오던 교육 정책들이 흔들릴 것을 우려했고, 강 교육감은 자칫 선거비용 7억8천여만원을 선관위에 돌려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강 교육감은 지난달 1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변론 전략을 펼쳤다. 앞서 "부주의에 의한 실수이니 부디 선처를 베풀어 달라"고 했던 것과는 달리 "정당 경력이 선거에 이용되는지도 몰랐고, 정당 경력을 선거에 활용할 목적도 없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강 교육감 측은 특히 당원 경력을 선거에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박근혜 탄핵으로 정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굳이 당원 경력을 강조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당선무효형을 되돌리기는 부족하다는 법조계의 설명도 있다. 대구 지역에서 새누리당 경력이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주장이 일반 상식과 동떨어진 데다 법령에 따라 당원 경력을 선관위에 신고하는 것과 유권자에게 정당 경력이 표시된 선거 공보물을 대량으로 발송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말이다.

 

항소심에서 100만원 이하 벌금형, 즉 교육감직을 유지할 수 있는 형량이 나올 지에 대해서는 변호사마다 의견이 달랐다. 감형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변호사도 있고,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 변호사도 있다.

 

지역 한 변호사는 "변명으로 읽힐 수 있는 변론은 오히려 형을 더할 수 있다.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데 대해 대구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앞으로 대구 교육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의견을 밝혔다.

 

강 교육감 측은 1심에서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항소심에서는 “몰랐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1심에서 벌금 200만원형이 나오자 대응법을 바꿨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상급 재판부가 1심형인 벌금 200만원을 확정하거나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하면 강 교육감은 직(職)을 잃게 된다. 다음 공판은 오는 5월 2일 오후 대구고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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