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단 "윤지오 진술 의미있다, 진실 공방에 영향 없어"

윤지오 캐나다 출국.. 안민석 "싸워야 할 대상은 부정한 권력, 장자연 프레임에 집중해야"

정현숙 | 입력 : 2019/04/25 [11:30]

진상조사단 조사 계속하기로.. 윤지오 외 복수 참고인 진술·증거 다수 확보

 

장자연 사건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 씨가 24일 오후 캐나다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고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윤지오씨에 대해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최근 일각에서 불거진 진실 공방은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장 씨 사건을 둘러싼 진실공방과는 별반 관계없이 장 씨 사건에 대해 윤 씨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은 상당 부분 진실하다고 여길 근거가 있다고 보고, 사건에 관한 조사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장자연 사건에 관한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자신을 고소한 김수민 작가를 맞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채 윤지오 씨는 24일 캐나다로 출국했다. 경찰은 "윤 씨가 출국한 만큼 일단 고소인 조사 등을 진행한 뒤 추후 윤 씨와 조사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최근 윤 씨가 출석해 진술한 내용과 2009∼2010년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한 진술을 비교하고 검토해서 장자연 씨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유의미한 진술을 따로 분류·검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사 윤 씨의 진술에 일부 실체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내용이 있더라도 과거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진실로 인정받은 부분은 장 씨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진술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게 진상조사단의 평가다. 

 

조사단 한 관계자는 "(장 씨 사건 관련해) 윤 씨가 유의미하게 진술한 부분이 있고, 그 내용에는 진실공방이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윤 씨에 대한 최근의 진실 공방은 장자연 사건 조사 활동과는 무관하다"며 "논란과 상관없이 조사단은 관련 진술 하나하나를 검증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씨는 2009년 장 씨의 소속사 대표 김 모씨에 대한 경찰수사 과정에서 '김 대표가 강압적으로 장씨를 술자리로 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또 2010년 김 씨의 형사재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장 씨가 작성한 문건에 성상납 강요 등 피해사실이 적혀있었고, 장 씨 자살의 원인 중 하나가 술접대였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특히 윤 씨는 당시 경찰수사와 재판에서 전직 조선일보기자 A 씨가 장 씨를 성추행한 사실도 구체적으로 증언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이 윤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아 불기소처분했지만, A 씨는 지난해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재수사 권고에 따라 결국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진상조사단은 장씨가 강제로 사회 고위층 인사의 술접대에 동원되고, 그 과정에서 일부 성폭행 피해를 봤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 씨 이외에 복수 참고인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 외에도 다수의 증언과 진술이 있는 만큼 장 씨 사건에 관한 의미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게 진상조사단의 입장이다.

 

요 며칠 사이의 진실 공방은 페미니스트 작가라고만 알려진 김수민 씨가 윤 씨를 고소한 사건을 지칭한다. 윤 씨는 전날 김 작가로부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당했다. 김 작가의 법률대리인 박훈 변호사는 "윤 씨가 제대로 본 것이 없는데도 '장자연 리스트'를 봤다고 주장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건을 미제로 남기지 않으려면 윤 씨를 출국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이런 일각의 움직임에 윤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범죄자입니까? 출국금지? 기가차네요"라는 게시글을 올려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윤 씨는 주변에 계획을 알린 대로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캐나다로 출국했다.

 

이날 오후 4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한 윤 씨는 취재진에 "(나를 고소한) 김수민 작가를 맞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윤씨가 피고소인이기는 하지만 고소되기 전부터 이미 출국 의사를 밝혔고, 도주를 시도한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 등을 고려해 출국 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다.

 

안민석 "싸워야 할 대상은 윤지오 아닌 부정한 권력"

 

한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5일 고 장자연 씨 관련 성범죄 사건의 증인인 윤지오 씨와 관련 "싸워야 할 대상은 부정한 권력이지 증인 윤지오가 아니"라며 즉각적인 검찰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윤지오에서 장자연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윤 씨가 한국을 떠난 사실을 언급하면서 "10년 간 묻혔던 장자연을 세상 밖으로 꺼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윤지오에 대한 평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 페이스북

 

그는 "부패 권력층의 성폭행 사건이라는 본질은 사라졌고, 증인의 증언에 대한 진실 공방이 그 자리를 메꾸어 국민들이 당황하고 있다"며, "지금부터는 과녁의 초점을 윤지오가 아닌 장자연으로 맞춰야 한다면서 본질을 벗어난 윤지오 프레임을 걷어내고 장자연 프레임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지오가 권력형 성폭행 사건의 진실 대신 ‘윤지오 논란’을 남긴 채 홀연히 한국을 떠났다”며 “주변의 우려처럼 윤지오 북콘서트 이후 그녀에 대한 백래시(backlash:기득권층의 반발 현상)가 본격화됐다”며 “메시지가 아닌 메시지를 공격하니 진흙탕 싸움이 됐고, 장자연이 사라지고 윤지오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언론권력이든 정치권력이든 성역 없는 검찰 수사를 국민과 함께 촉구한다”고 밝히면서 안민석 의원은 “아직도 광장의 촛불은 활활 타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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