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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 이름 뻥긋도 안하던 조선일보, 갑자기 보도를 쏟아낸다?

3월 5일 첫 폭로했는데 ‘윤지오’ 이름 한 줄 없다가, 이틀 전부터 무려 다섯 건이나 쏟아냈다.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9/04/25 [14:08]

‘윤지오’ 이름 뻥긋도 안하던 조선일보, 갑자기 보도를 쏟아낸다?

3월 5일 첫 폭로했는데 ‘윤지오’ 이름 한 줄 없다가, 이틀 전부터 무려 다섯 건이나 쏟아냈다.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4/25 [14:08]
▲ 장자연 씨가 세상을 떠난지 어느덧 10년이다. 배우로서의 꿈을 펼치기도 전에,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그의 원혼을 달래려면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야 한다.     © JTBC

[ 서울의소리 고승은 기자 ]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이자, 故 장자연씨의 동료였던 윤지오씨, 그가 ‘장자연 리스트’ 소위 장자연 문건이 유서가 아닌 ‘투쟁’의 수단이었음을 폭로한 건 지난 3월 5일 아침이었다. 바로 교통방송 <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인터뷰에서였다.

 

윤지오씨가 놀라운 증언을 쏟아내자,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길게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언론들은 해당 인터뷰를 토대로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유일하게 침묵한 언론사가 딱 하나 있었다. 누구나 짐작하셨을 <조선일보>다.

 

잘 알려졌다시피 <조선일보> 방씨 일가는 장자연 사건의 대표적인 가해자로 지목받은 상태다. 소위 ‘장자연 문건’에는 ‘김성훈 대표에게 조선일보 방 사장과 잠자리를 요구받았고, 조선일보 방 사장 아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수사 결과 실제 장씨와 만난 것으로 확인된 ‘방 사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었고 ‘방 사장 아들’은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 전무였다.

▲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은 ‘장자연 문건’에 이름이 올라있다. 그는 조선일보의 4대 주주이며,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동생이다.     © MBC

<조선일보>는 다른 언론들이 장자연씨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을 무렵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집단강간’ 사건, 故 장자연 리스트 사건, 버닝썬 사건에 대해 철저 수사를 지시했을 당시, [속보]로 처리하며 ‘장자연’이란 단어만 쏙 뺐다가 비웃음을 샀던 게 <조선일보>였으니! 그러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비웃을 법도 하다.

▲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하자, 조선일보만 ‘장자연’ 이름을 쏙 빼고 보도해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비웃음을 샀다.     © 조선일보

‘장자연 리스트’ 윤지오 씨 이름마저도 <조선일보>는 단 한마디도 보도하지 않았다. 윤씨가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또 그 인터뷰를 인용해서 다른 언론들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을 때도 <조선일보> 만큼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조선일보>가 윤지오씨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김수민이라는 소위 페미니스트 작가가 박훈 변호사를 내세워 윤지오씨를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다. 갑자기 23일부터 줄줄이 쏟아내고 있는 언론보도다. 한 달 반 넘도록 입도 뻥긋 안 하더니만 23일~24일 이틀 동안에만 다섯 건을 쏟아냈다. 그러니 의아할 수밖에 없다.

 

경찰 "윤지오 신변위협 정황 없어.. 비상호출 무응답은 기계 조작미숙" (4월 23일)

김수민 측 "윤지오 명예훼손·모욕 고소"..윤지오 "소설 쓴다" 맞고소 방침 (4월 23일)

"경호비용만 매달 2800만원"..美사이트에 '윤지오 이름'으로 모금캠페인 개설 (4월 23일)

경찰 "윤지오 긴급호출 접수 안된 건, 버튼 조작 잘못한 탓" (4월 24일)

윤지오, 캐나다 출국하며 현장 생중계..기자들에 "굉장히 무례하다" (4월 24일)

 

최근 다른 언론들도 장자연 문건에 적힌 이들, 그 가해자가 누구인지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지 않고 윤지오씨에 대한 사실공방으로 옮겨간 듯하다. 윤지오씨가 던진 메시지를 검증하지 않고, 메신저인 윤지오씨 관련 공방으로 프레임을 전환한 것 같다.

▲ 조선일보는 윤지오씨에 대해 한달 반이 넘도록 ‘입도 뻥긋’ 안할 정도로 보도를 안 했다. 윤지오 씨 이름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 갑자기 이틀 전부터 보도 다섯건을 쏟아냈다.     © JTBC

이런 프레임 전환은 과거 김기춘이 주도한 ‘초원복집’ 사건이나, 박근혜 정권 ‘정윤회 문건’ 사건이 문득 떠오를 정도다.

 

초원복집 사건의 핵심은 ‘조직적 부정선거’였는데 권력과 언론에 의해 프레임이 ‘불법 도청’으로 바뀌었고, 국정농단의 전주곡이라고 할 수 있던 ‘정윤회 문건’도 역시 ‘문건에 담긴 진실’이 아닌 ‘불법 유출’로 프레임을 바꿔버리며 흐지부지되지 않았었나. 그런 치졸한 시도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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