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외환銀 먹튀 논란 론스타에 1조6000억 손배소 '전부 승소'

먹튀 론스타의 떼쓰기 불발.. 하나금융에 청구한 1조6000억 한푼도 받을수 없다

정현숙 | 입력 : 2019/05/15 [16:12]

자신의 손실을 한국 정부와 하나금융에서 충당하려던 국제 투기자본 론스타에 '완승'

 

 

향후 론스타-한국 정부간 5.1조 ISD 소송에 어떤 영향줄지 관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관련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제기한 14억430만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에서 하나금융이 전부 승소했다.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ICA) 판정부는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는 판정문을 하나금융 측에 보내왔다고 15일 하나금융이 밝혔다.

지난 2016년 8월 론스타가 소송을 제기한 이후 판정까지 약 2년8개월이 소요됐다. 해당 사건에 대한 판정은 지난달 내려졌으나 오류 검토 작업 등을 거쳐 약 한 달 만에 송달된 것이다.

 

소송의 발단은 외환은행 최대주주였던 론스타는 지난 2012년 2월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하나금융이 당국의 매각 승인을 받으려면 인수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고 주장하며 약 4년 뒤인 2016년 8월 하나금융에 14억430만달러(1조67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중재 신청을 냈다.

 

론스타 주장에 따르면 당초 하나금융에 넘길 외환은행 발행주식 3억2900만주에 대한 매각 대금은 4조6800억여원이었으나 정부의 승인이 지연되면서 최종적으로 이보다 낮은 3조9100억여원에 매각해 큰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당시 하나금융이 정부와 짜고 부당하게 가격을 낮춘 것이라는 게 론스타 측 주장이다.

하지만 론스타의 이 같은 주장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이번 중재 결과로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을 한 푼도 물지 않게 됐다.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국제중재재판소(ICA)에 중재신청을 냈을 때 금융권은 론스타가 ‘떼쓰기’에 나섰다고 봤다. 그렇지만 하나금융이 이번에 완전 승소해 결과적으로 론스타의 떼쓰기는 통하지 않았다.

 

다만 론스타가 판정 결과를 그대로 수용할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판정 결과에 불복해 취소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전례상 기존 판정이 뒤엎어진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2010년 11월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904만주)를 주당 1만4250원(총 4조6888억원)에 거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1년 2개월이 지난 2012년 1월에서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그 사이 몇 차례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서 2012년 12월 최종 매각대금은 7732억원 줄어든 3조9156억원으로 결정됐다.

 

매매가격 인하는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합의한 사항이다. 당시 지불액은 계약금액 3조9157억원 가운데 국세청이 원천징수하기로 한 세금(3916억원)과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담보로 받아간 대출금(1조5000억원)을 제외한 2조240억원이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정부 승인이 지연되는데도 하나금융이 적극 나서지 않는 등 계약을 위반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ICC가 하나금융의 손을 들어주면서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도 승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소송은 론스타가 우리 정부와 기관 등을 상대로 낸 10여건의 소송 중 하나다.

 

하나금융이 완벽하게 승리하면서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이젠 주된 관심사로 떠오른다. 론스타는 같은 논리로 지난 2012년 한국 정부가 옛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지연하고 부당하게 세금을 매겨 5조 1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ISD를 관할하는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소송을 제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는 자신이 입은 손실을 한국 정부와 하나금융에서 충당하려고 중재신청과 투자자-국가간 소송(ISD)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중재에서 하나금융이 전부 승소했으니 ISD에서 정부가 패소하면 정부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ISD 재판은 2015년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처음 열린 이후 이듬해 6월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제4차 심리를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로 ISD 결과는 4~5개월 뒤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론스타가 완벽하게 패배한 만큼 ISD에서도 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매각 승인 지연에 타당한 이유도 있었다. 특히 옛 외환은행 매각 등을 통해 국내에서 수조원을 벌어들인 론스타가 제대로 세금도 내지 않아 ‘먹튀’ 논란이 있었던 만큼 정부로서는 쉽게 매각을 승인할 수 없었다.

 

현재 론스타는 우리 정부와 기관 등을 상대로 낸 10여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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