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 6·10 민주항쟁 기념식 불참.. 이인영 "6월 항쟁 부정 아니길"

6·10 불참한 황교안 심재철 주최 토론회 참석 “문재인 정권, 역대 가장 비민주적” 독설

정현숙 | 입력 : 2019/06/10 [15:31]

문재인 정권 가장 비민주? 황교안에 靑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교하라"

 

10일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열린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광야에서'를 제창하고있다.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정의당 이정미 대표. 한국일보

 

문 대통령 “좋은 말 골라 쓰는 것도 민주주의의 미덕”

 

10일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대표는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찾아 민주 열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민주주의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겼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이인영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유성엽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민주주의 100년, 그리고 1987'을 주제로 열린 6·10 항쟁 32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6.10 항쟁하면 우리는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던 경찰의 전기고문,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를 잊을 수 없다. 정권장악에 혈안이 된 전두환 정권은 광주학살도 모자라 서울대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해 ‘유신헌법 철폐와 민주정부수립’을 원하는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최루탄을 발사. 이한열군을 숨지게 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에 분노한 국민들은 전국 34개 도시, 4개 군에서 150만 명의 시민과 학생들의 저항이 요원의 불길같이 일어나 전두환의 4·13 호헌조치를 철회하고 직선제 개헌과 민주화 조치 시행을 약속하는'6·29선언'을 마침내 쟁취해 낼 수 있었다.

 

이날 행사는 국내에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와 '땅콩 회항' 이후 대한항공에 맞선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노동조합 지부장이 공동 사회를 맡아 주제 영상 상영, 국민 의례, 대통령 기념사, 기념 공연, '광야에서'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북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진영 장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자유를 위해 인내와 희생이 따르고, 평등을 위해 나눔과 배려가 따르듯이,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는 한 인간으로서 존엄을 갖추고 정치적으로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상 속의 민주주의가 더 튼튼해져야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언제라도 과거로 퇴행하고 되돌아갈 수 있음을 촛불혁명을 통해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기념식을 하게 되어 마음이 숙연해진다"며 "이곳 509호에서 스물두 살 박종철 열사가 고문 끝에 숨졌고 '박종철을 살려내라' 외치던 이한열 열사가 불과 5개월 뒤 최루탄에 쓰러졌고 두 청년의 죽음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각성시켰고 우리를 거리로 불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광장과 거리에서 들꽃처럼 피었다"며 "이제 민주주의의 씨앗은 집에, 공장에, 회사에 심어져야 한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 직장 동료들 사이에,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상의 민주화'를 강조하면서 특히 "좋은 말을 골라 사용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미덕"이라고 말해 정치권의 '막말'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하는 것도 민주주의"라며 "공동체가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위한 실천"이라고도 했다.

이날 황교안 자한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황교안 대표는 비슷한 시각에 심재철 자한당 의원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 실태 토론회’에 참석한 뒤 비공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조경태 최고위원이 자한당을 대표해 행사에 참석했다.

 

한편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념식 직후 뉴시스와 만나 "오늘의 민주주의가 있기까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의 이름을 잊지 않겠다"며 "더 나은 민주주의로 모든 사람이 함께 행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불참한 데 대해서는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치며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6월 항쟁에 대한 부정은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6·10 기념식·초월회 불참한 황교안.. 토론회서 독설

 

황 대표는 6·10 기념식은 물론 5월 초월회에 이어 이날 낮 12시 30분 국회에서 열리는 문희상 의장 주재 초월회에도 불참했다. 이날 초월회에서 문 의장과 여야 대표들은 임시국회 소집만 해놓고 허송세월한 5월에 이어 임시회 소집조차 못 하고 있는 6월 국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6·10 기념식이 열리는 비슷한 시각 황 대표는 국회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본인들이 가장 민주적이라 주장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역대 가장 비민주적인 정권”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우리 당은 이 정권의 언론 탄압과 국민 자유 침해에 맞서 국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워나가겠다. 국민 누구라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참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국민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토론회에는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원 위원장, 신혜식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대표 등이 참석했다.

 

황 대표는 오후 2시엔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백선엽 장군을 예방했다. 백 씨는 만주군관학교를 나와 독립군을 잡으러 다니던 간도특설대원이기도 해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돼 있다. 

 

황교안 자한당 대표가 10일 오후 6·25 참전원로인 백선엽 장군을 예방하고 있다. 백 씨는 만주군관학교를 

나와 독립군을 잡으러 다니던  악명높은 간도특설대원이기도 해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돼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황교안 대표의 국가적 행사의 잇단 불참에 대해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한국당은 프로막말러에 이은 프로불참러"라고 비판하면서 "책임감 있는 공당이라면 막말과 국론분열, 민생 외면, 국회 파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회 근태로 보면 결석률이 너무 높아 출석 일수 부족으로 제적당해야 할 수준"이라며, "황 대표의 6월 민주항쟁 기념식 불참은 ‘공안검사 출신으로 대공분실의 존재를 인정하기 싫었던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황교안 자한당 대표의 주장에 청와대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비교하면 그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정상외교를 천렵질에 빠졌다고 한 민경욱 자한당 대변인 주장에 청와대는 동행한 기자들도 놀다 온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오후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가 비민주적이라는 황교안 대표 주장에 "민주주의가 과연 어느 시기에 융성했느냐는 국민이 판단할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경없는기자회에서 한국 언론자유를 평가하지 않았느냐"며 "(언론자유 지수를) 이명박 정부 때와 박근혜 정부 때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해보면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8일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2016년 박근혜 정부 70위에서 지난해 43위, 올해 41위로 미국보다 높고 아시아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청와대 관계자의 반론은 물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과 이인영 원내대표의 뼈있는 논평대로 4·19 혁명에 버금가는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제1야당의 대표와 원내대표가 자당의 토론회 참석을 핑계로 불참했다.

 

자한당의 뿌리가 군부 쿠데타 정권에 기생했던 집단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걸핏하면 '언론자유' '독재타도'를 내세우면서 독재를 종식시키고 언론의 자유를 지켜낸 중요한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 자유한국당의 정체가 아직도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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