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종족주의’ 극우서적, 공공성 저버린 대형서점의 순위 마켓팅 논란

상식과 동떨어진 역사관 보수학계서도 비판받아.. ‘베스트셀러’ 수식어 달고 일본에 잘못된 근거 전파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8/28 [17:04]

'반일종족주의' 이영훈 소속 낙성대연구소에 "입으로 배설하나" 오물 투척

 

'반일 종족주의'  책과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출처 이승만학당

 

독도는 일본 땅이라 합리화해주며 일본군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닌 소규모 영업이라 하고 수탈도 없었다는 등 일제를 미화한 내용의 책 '반일 종족주의'가 욕을 먹으면서도 교보문고에서는 지금 2주 연속 1위에 있고 그 밖의 예스24나 알라딘에서도 상위권으로 현재 10만 부 가까운 판매량과 함께 대형서점 베스트셀러로 일본 출간까지 추진되고 있다.

 

강제징용 등 일제의 수탈을 부인하는 내용으로 일관한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책에서 오히려 한국인들을 나무란다. 그는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전제를 미리 깔고 한국인의 의식 수준을 거론하면서 "이런 저열한 정신세계로는 독도 문제에 대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온갖 장황한 해석을 끌어다 붙인 결론의 요지는 '독도에 대해 침묵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일본과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저열한 정신세계로 일본과 다툴 게 아니라 차라리 입을 다물자는 황당한 결론을 내고 있다.

 

이런 내용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사회 현상에 출판평론가 김성신 씨는 "'반일 종족주의' 같은 책은 '극우도서'로 지칭해야 하고, 수용적 책 읽기가 아닌 비판적 읽기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평론가는 반사회성 논란이 큰 '반일 종족주의'에 대해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상의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대형 서점들을 비판했다. 

 

그는 28일 KBS라디오'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식민사관을 담고 있는 '반일 종족주의'와 같은 책들의 출판과 일련의 반향에 대해 "화제성 그 자체가 화제가 됐다고 본다. 많이 팔린다고 해서 '좋은 책'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국인의 보편적인 역사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논리고 또 한국인이 자국의 역사에 대해서 이렇게 자조적이다 못해 자해적인 역사 인식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굉장히 안타까웠고 참담했다"고 밝혔다.

 

일본 식민지 시기 조선 소년들이 만든 가마니를 파는 시장의 모습. 당시 학교에선 가난한 학생들한테 가마니를 짜 학비를 보충하도록 하는 아동 강제노역을 시켰다. 조선총독부는 쌀 수탈을 위해 가마니 짜기를 촘촘하게 계획, 관리했다. 출처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그러면서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라는 책을 이영훈 씨하고 함께 집필하기도 한 보수진영의 학자라고 할 수 있는데 이분조차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동적 용어와 표현, 술자리에서나 어울릴 법한 상식 이하의 감정적 발언을 여과 없이 쏟아내기만 했지 주장과 논리 측면에서는 엄밀성이 결여된 책”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이 책이 일본에서 출판되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 현재 한국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아베 정권 등에 잘못된 신호, 잘못된 근거를 줄 수 있다"면서 "아베 정권의 논리가 일본 사회에서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반일 종족주의' 논란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대형 서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집계는 그 자체로 마케팅"이라며 "그런데 어떤 책이 반사회적 문제, 청소년 유해 문제 등이 있다면 상식과 통념에 근거해 베스트셀러 집계 같은 것은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매는 하되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서점이라는 공간은 책이라는 상품을 파는 곳이지만, 일종의 사회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반사회성 논란이 큰 책을 이렇게 열심히 마케팅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극우도서'의 출판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오히려 극우도서들이 담고 있는 반사회적 내용이 출판을 통해 수면위로 떠올라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공화정에서 (출판의 자유는) 기본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표현에 대해 책임지면 되는 것"이라며 "잘못된 시각이나 생각은 수면 아래 가려져 있을 때 더 위험하지, 수면 위로 올라오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극우적으로 편향된 말과 생각이 왜 나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독자는 바보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에 '반일 종족주의'의 공동저자인 이영훈 서울대 전 교수,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원,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과거 정부 지원금을 받아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일제 강점기 식민지 지배 미화에 나랏돈이 쓰였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방위 소속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지난 26일 한국연구재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낙성대경제연구소는 2002년~2008년 사이에 정부에서 모두 12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친일 논란을 불러온 역사서 ‘반일 종족주의’ 일부 저자들이 소속된 서울 관악구 낙성대경제연구소 현관에 대자보가 붙고 오물이 투척되는 사건이 28일 발생했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낙성대연구소 정문에 인분이 묻어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확인을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면서 “CCTV(폐쇄회로 화면) 등을 확인해 범인 특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낙성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현관 앞에는 “일망타진(日亡詫眞), 진실을 속이면 일본은 망한다”는 벽보가 붙었다.

논란이 된 역사서 ‘반일 종족주의’ 저자 일부가 소속된 낙성대경제연구소 현관에 부착됐던 메모. 낙성대경제연구소

 

글에는 자신을 '대한국인'이라고 칭하며 '일망타진', 즉 '진실을 속이면 일본은 망한다'고 적혀 있고 또 다른 글에는 '변(便)의 변(辯)'이라는 제목 아래에 "너희도 더럽다. 입으로 배설하기에 더럽다"는 비난이 담겼다. 

 

시민단체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은 29일 UN 인권이사회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연설을 한 이우연 연구위원을 강제 종군과 위안부 징용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여적 혐의로 구로경찰서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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