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셀프개혁 실험 ‘사법행정자문회의’ 출범한다

참여연대 “국회는 법원개혁 논의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9/09/14 [20:04]


양승태 코트의 사법농단을 교훈삼은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집중된 사법행정권의 분산을 위한 사법행정에 관한 상설 자문기구인 ‘사법행정자문회의’가 출범한다.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의장인 대법원장과 법관 5인, 비법관 4인 등 총 10인으로 구성된다.


앞서 전국법원장회의와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행정자문회의 규칙 공포 직후인 8월 하순부터 9월 초까지 온라인 투표 절차를 진행하여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을 각각 추천하였다. 전국법원장회의 추천 2인, 전국법관대표회의 추천 3인이다.

이를 위해 대법원장은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 대표적인 법률 관련 단체에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 1인씩을 추천 의뢰했다. 3개 단체는 각각 단체장(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으로 추천했다.

대법원장은 이와 함께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59세)을 위원으로 지명했다.

사법행정자문회의 산하 5인으로 구성되는 ‘법관인사분과위원회’위원도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다.

전국법원장회의와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법관인사분과위원회 위원 후보자를 4인씩 추천하였으며 대법원장은 그중 각 2인씩을 위원으로 임명하고, 나머지 1인을 추가로 지명할 예정이다.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중요한 사법행정사무에 관하여 대법원장이 부의하는 사항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건의할 예정이다.

대법원장은 1차 회의에 ▲대법원규칙 등의 제정.개정 등에 관한 사항 ▲대법원장의 입법의견에 관한 사항 ▲예산요구, 예비금 지출과 결산에 관한 사항 ▲판사의 보직에 관한 사항 ▲그 밖에 사법행정에 관한 중요한 사항이다. 또한, 대법원장은 위 사항 중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 3분의 1 이상이 제안한 사항을 안건으로 부의할 예정이다.

제1차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오는 9월 26일(목) 개최될 예정이다.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이날 위원 임명·위촉식을 겸한 제1차 회의를 개최하고, 매년 분기별로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하여 주요 사법행정 안건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자문회의가 논의할 사항에 관한 연구ㆍ검토를 위하여,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들의 의견을 들어 사법행정자문회의 산하에 분과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분과위원회는 5인 이상 15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법관이 아닌 사람을 포함하여 구성할 수 있다.

분과위원회 위원 임명 또는 위촉과 관련하여 공개적인 신청을 받거나 대법원의 기관, 각급 법원 또는 외부 단체 등에 추천을 의뢰할 수 있다.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에는 전국법원장회의추천 몫으로 윤준 수원지방법원장, 이광만 수원고등법원 부장판사, 전국법관대표회의 추천 몫으로 김진석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부장판사 직무대리, 최한돈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오승이 인천지방법원 판사, 대법원장 지명몫으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각 단체 추진 몫으로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박균성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김순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이 각각 추천됐다.

◆참여연대 “국회는 법원개혁 논의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

한편 이 같은 대법원의 제도개선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현직 법관 중심의 셀프개혁이라는 이유에서다.


참여연대는 10일 논평을 통해 “김명수 대법원장은 ‘권한 분산과 수평적 회의체’ 필요성을 절감한 조치인 것처럼 평가했지만, 사법행정자문회의가 이러한 목적에 부합한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행정자문회의가 자문기구에 불과하고 그 구성원도 대다수가 법관들로 구성되어 독립적 의사결정이 어렵기 때문에 대법원장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 시키지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사법행정자문회의의 구성원과 그 설치 여부까지 재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사법행정자문회의의 한계는 그 인적구성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면서 “대법원장을 포함해 현직 법관들이 10명 중 6명으로 과반 이상의 구성을 차지하고, 이들은 대부분 50대 이상 남성들, 고법·지법 부장판사급이나 법원장 등 중견급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 같이 지적한 후 “비록 전국법원장회의나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추천을 받았다 해도, 법원 내부 주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면서 “그나마 소수인 비법관 위원들도 대한변협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등 법조계 기관장들로 이해관계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명 중 아홉명이 현직 법관과 법조계 관계자인 현재 구성으로는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 분산도,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 반영도 불가능하다”면서 “결국 ‘자문’도 아닌 ‘자문자답’기구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이 같이 강조한 후 “결국 사법농단 사태로 드러나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의 폐해를 시정하는 법원개혁 입법화가 필요하다”면서 “국회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공언한 법원개혁 과제 입법화를 위한 논의, 그리고 총괄기구 위상을 가진 사법행정기구 설치 등 법원개혁 논의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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