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집회 특수'.. 광화문 '막걸리·파스' 서초동 '이온음료·종량제봉투'

60대 이상 고령층이 주가 된 '광화문집회'와 40대 이하 젊은 층 주 '서초동집회' 대박상품의 차이

정현숙 | 입력 : 2019/10/12 [14:00]

광화문, 막걸리·연고·파스 품귀 현상.. 고연령층 선호 품목 잘 팔려

서초동, 이온음료·종량제봉투·LED 촛불용 건전지 불티나

지난 10월 5일 열린 '제8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마무리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 사이로 한 시민이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내용의 조형물을 들고 있다. 오후 9시가 넘어 상당수 시민들이 집에 돌아가, 뒤로 빈 공간이 보인다.  © 서울의소리

 

'검찰개혁'과 "조국수호"를 앞세운 서초동 집회와 '조국 사퇴'를 구호로 내건 광화문 집회가 연이어 대규모로 열리면서 편의점들이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집회 참여자들이 편의점을 찾아 마실 생수와 간식거리 등 집회 준비물을 사가면서 창고에 비치해둔 재고까지 모두 팔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두 갈래로 달라진 구호만큼이나 서초동과 광화문 일대 편의점의 매출 상위 품목도 뚜렷하게 틀렸다. 서초동의 경우 발광다이오드(LED) 양초에 넣을 건전지가 없어서 못 팔았을 정도지만 광화문은 막걸리와 연고·파스 등 주류와 간이 의약품이 품귀현상을 빚었다.

 

11일 GS25와 CU 등 대형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과 10월 3일 5일, 9일 서울 서초동과 광화문 주변 인근 집회장의 편의점 매출은 집회가 없는 평소보다 2배에서 최대 8배 이상 매출이 올랐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나 월드컵 거리 응원전 못지않은 매출 호황을 기록한 것이다.

 

서로 다른 구호를 내건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가 며칠 간격으로 열리면서 주변 편의점들이 때아닌 집회 호황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면서 참가한 시민들이 편의점에서 사간 물품의 구매 내용이 무척 흥미롭다.

 

인기상품의 순위가 시위 장소마다 차이를 보이는 것이 흥미롭다. GS25가 지난달 28일 집회를 한 주 전과 비교한 결과 광화문 지역 매장에서는 생수(1146.8%)와 생막걸리(670%), 탄산음료(644.6%), 연고와 파스(294.3%) 등이 많이 팔린 반면 서초동의 경우 이온음료(4421.5%), LED용 양초 건전지(3327.9%), 종량제봉투(2817.2%) 순으로 차이를 보였다.

 

광화문의 경우 60대 이상 고령층이 주를 이루면서 생수와 주류 수요가 많았던 반면, 40대 이하 젊은 층이 주를 이룬 서초동의 경우 생수와 주류 보다는 시위용 LED 양초에 쓰이는 건전지와 집회 뒤 정리를 위한 쓰레기봉투, 이온음료 등이 더 많이 팔린 것이다.

 

CU 편의점도 지난 3일과 9일 광화문 집회에서 전통주(막걸리)와 소주 판매 순위가 서초동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광화문은 특히 막걸리 매출 증가가 도드라졌다. 광화문 집회 참여 시민이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층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광화문 인근 편의점 관계자는 "집회 인파가 몰리면서 상품 구매를 위해 편의점 앞에 장사진을 치는 것은 예사고 막걸리와 아이스크림 등 인기상품은 매대와 냉장고는 물론 재고창고까지 탈탈 털릴 정도"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광화문과 서초동 인근 점포만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잘 팔리는 품목을 보면 집회 참여 연령층도 나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서초동 인근 GS25와 세븐일레븐에서 건전지 매출은 2주 전 대비 2267%, 954% 각각 늘었다. 초콜릿 매출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GS25의 경우 1906%, CU 905.5% 뛰었다. 늦은 시간까지 집회가 진행되자 열량이 높은 초콜릿을 찾은 영향으로 해석된다. 성숙한 집회 문화를 상징하는 종량제 봉투 매출도 GS25에서 462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회 참가 인원이 회를 거듭할 수록 늘면서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12일에도 서초역 사거리에서 검찰개혁 촉구 및 조국 장관 지지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때문에 인근 편의점 점주들은 집회수요에 대비해 상품을 대량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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