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읍참마속'?.. 박지원 "김세연 몰아내기"

청와대 앞 농성장서 '도로친박' 인선.. 홍준표 "쇄신 아닌 쇄악, 이러다 망하겠다"

정현숙 | 입력 : 2019/12/03 [10:05]

국회 놔두고 법에 없는 '집무실'.. "청와대 앞 농성장에서 당분간 당무"

황교안 자한당 대표가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간의 단식을 마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국회를 놔두고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복귀했다. 황 대표가 있던 몽골텐트에서 동조 단식 중이던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까지 종료하면서 자한당의 단식투쟁은 끝이 났다.

 

황 대표는 “당의 혁신이 곧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며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을 이겨 내겠다. 필요하다면 읍참마속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청와대 앞 몽골텐트를 철수하지 않고 당분간 농성장에 계속 있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필요하면 당에도 가고 하겠지만, 당무를 여기에서 보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도 청와대 농성 텐트 앞에서 열었다. 

 

청와대 앞 야외 단식으로 그동안 훼손됐던 리더십 논란도 쏙 들어간 황 대표의 입장에서는 농성장을 집무실로 삼아 남아 이번 농성으로 반짝 상승한 대외적 투사 이미지 효과를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 텐트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당직자 35명의 일괄 사퇴서를 받은 후 곧바로 측근인 박완수(경남)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등 ’친황교안' 체제 구축에 들어갔다.

 

단식 후 첫 복귀 일성으로 황 대표는 쇄신과 통합을 외쳤으나 임명한 당직자들 면면은 그와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쇄신(刷新)이 아니라 쇄악(刷惡)”이라며 “김세연이 쳐내고 '친박 친정 체제'다. 이러다가 당 망하겠다”고 꼬집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3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청와대 앞 황 대표의 당직자 인선을 두고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자한당 의원을 몰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방송에서 “합의한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 199개를 볼모로 해서 필리버스터를 했다고 하는 것은 전략 부족”이라며 “국민에게 국회를 완전히 버리는 그런 선택이기 때문에 저는 한국당의 황교안, 나경원 두 분의 리더십은 자기들만 위해서 있는 것이지, 국회나 국민을 위해서는 없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황 대표만 하더라도 취임 10개월 동안 국민적 기대가 처음에는 있었지만 결국 광화문, 대구, 부산으로 다니면서 태극기부대들과 장외투장만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제 자기 자리 지키려고 삭발하고, 단식하고”라고 덧붙였다.

 

또 여당을 향해서도 “집권여당이 책임을 지고 협상할 것은 협상하더라도 안 되겠다고 판단하면 사실 4+1 군소정당 넷과 함께 합의를 해가지고 조정을 해서 국회를 끌고나가야 한다”라며 “이것이 정부여당의 책임이다. 그런데 그걸 끌려 다니면서 계속 한 것도 저는 집권여당의 리더십도 참 없다”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의 인선을 보고 '서울신문'과 인터뷰한 모 중진의원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며 “인사를 했다 하면 참사 수준”이라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김세연을 갈아 치운 것 말고 무슨 메시지를 전하는 인사인지 모르겠다”고 혹평했다.

 

이번 인선에서 황 대표는 지난달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황 대표 자신과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용퇴론’을 요구하고 당 해체 수준의 고강도 지도부 쇄신을 제기했던, 3선 김세연 의원의 여의도연구원장 자리도 바로 교체했다. 김 의원 대신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를 내정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을 포함한 현역 국회의원 24명, 원외 11명이 이날 당직을 내려놨다. 황 대표는 일사천리로 전희경 대변인을 통해 새 당직 인선 명단을 발표했다. 관례상 재선 의원이 맡는 사무총장에 황 대표의 측근인 초선의 박완수 의원을 임명했다.

 

전략기획부총장에 송언석 의원, 인재영입위원장에 염동열 의원, 당대표 비서실장에 김명연 의원 등을 임명했다. 또 MBC 기자 출신인 박용찬 영등포을 조직위원장을 대변인으로 추가 임명했다.

 

경남 창원시장 시절 창원지검장이던 황 대표와 인연을 맺은 박완수 의원 등 모두 황 대표 주변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자한당은 “변화와 쇄신 모습을 보이기 위해 언론에서 얘기하던 소위 측근은 과감히 배제했고, 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진영을 갖추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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