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생계자금’ 긴급 읍소하던 권영진 '총선 뒤 지원'으로 급변 왜?

"현실적 어려움? 있어 총선 이후로 지급되고 중위소득 이하만 선별 지급 한다"

정현숙 | 입력 : 2020/03/24 [13:32]

'대외적 위기관리 능력 평가와 달리 대구시장 지지율은 상승?'

"대구시민을 위한 최소한의 긴급 생계지원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23일 MBC  방송 뉴스데스크 화면

 

코로타 19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시의 경제 회복을 위해 수천억 규모의 긴급 생계 자금이 지원됐다. 정부는 또 대구·경북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세제 지원 등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돈을 권영진 대구시장이 총선 이후에 주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권 시장은 3천억 원 규모의 긴급 생계자금을 총선 다음날인 4월 16일부터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 업무로 바쁜 주민센터에서 생계 자금 지급 업무까지 맡게 돼 혼잡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어려움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서울시와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들은 선거 일정과 무관하게 긴급 생계지원비를 최대한 빨리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막상 지원을 받게 되자 마음이 급변한 권 시장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대구광역시당은 24일 성명을 통해 "대구시민을 위한 최소한의 생계지원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긴급생계지원금을 보편적이고 즉각적으로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총선을 바로 앞두고 지급하면 여권에 비판적인 대구시민들이 혹시나 정부 여당에 우호적으로 돌아설까 싶어 총선 뒤로 미룬다는 것으로 시민들의 긴급 생계자금으로 정치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시당은 또 중위소득 이하만 지원한다는 대구시 결정에 대해서도 "행정력의 낭비는 물론 비용이 배가 드는 선별적 지급 방식을 택한 것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지금 대구시민은 당장 오늘 하루가 힘든 상황이다. 4월 16일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권 시장은 대구시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시민 모두가 코로나19 확진자처럼 취급당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깝기도, 섭섭하기도, 때로는 분노도 생긴다"라며 "대구에 단순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1~2주 동안 자가격리하도록 내부 기준을 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기업과 단체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라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보다 더 힘든 것은 혐오와 차별, 배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시장은 "대구시민들은 전통적으로 남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정체성을 가졌다"며 "이번 사태에도 대구시민은 묵묵히 불편을 감내하고 스스로 봉쇄를 선택했다"라며 "대구시민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코로나19 전투를 반드시 승리로 종식시킬 것"이라며 "대구시민, 힘내 달라"고 당부했다.

대구시민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긴급 생계자금은 총선을 앞두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면서 공식 브리핑에서 뜬금없이 대구시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하지 말아 달라고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모습이다.

권 시장의 저의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이런 발언이야말로 다분히 포퓰리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MBC 보도에 따르면 대구시 자영업자인 상인들은 40년 시장 역사상 가장 힘들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그나마 한 줄기 희망은 정부와 대구시의 지원 자금이다.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지급되느냐다.

불과 10여 일 전만 해도 권 시장은 생계 자금을 빨리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대구시청에서 가진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지역 내 취약 계층을 위한 ‘긴급생계자금’ 지원을 중앙정부에 요청했다. 

이날 권 시장은 “현재 대구의 모든 산업활동이 멈춰 섰다. 자영업자·중소상공업자·일용직 근로자를 비롯한 생활밀착형 서비스 분야는 생존의 위기 상황에 놓였다”라며 "긴급 생계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권 시장은 극심한 소비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지역의 자영업자를 위한 ‘긴급 생존자금’ 지원도 요청했다. 또 여·야 정치권과 정부에 대구·경북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또 15일에도 권 시장은 "포퓰리즘 예산이 아니다"라며 "절박한 상황에서 지금 죽을 지경에 있는 국민들에게 긴급하게 생계 자금과 생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거의 읍소에 가까운 호소를 했다.

 

그런데 권 시장은 막상 지원을 받게 되자 자신의 지난 언행과 전혀 배치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시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26년째 전국 꼴찌다. 경제성장률과 지역 임금 수준도 전국 꼴찌로 집값만 일등으로 나와 있다.


대구시는 한해 8조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집행하는 3대 광역시다. 연속으로 대구시장을 역임하는 권 시장은 이런 수치를 보면서 대구 경제에 대해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긴급 생계지원금도 죽어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즉각 풀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막상 희한한 것이 최근 발표된 광역자치단체장의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에서 대구시의 권영진 시장이 지지율 53.3%를 기록, 전국 8위에서 5위로 무려 세 계단이나 훌쩍 뛰어올랐다.

코로나의 시발이 된 신천지의 진앙이 된 대구시 단체장으로서 보여주는 위기 관리능력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와는 달리, 권 시장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지지도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너무도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특히 신천지교회 및 신도들에 대한 투명하지 못한 전수조사나 신천지 교도가 집단으로 거주하는 한마음 아파트 격리 조치 등 그의 지도력을 둘러싼 불만과 비판이 드높은 것과는 전혀 딴판의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데 대구 시민 한 사람이 얼마 전에 대구시의 행정과 권 시장에 대한 울분을 SNS에 올려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을 ‘일개 대구시민’으로 소개하고 사설조로 읊은 글로 조목조목 이유가 있는 항변 같아 소개한다. 

역학조사 공무원이 한명밖에 없는대구 / 돈없어서 못뽑았다 대구시는 변명하네

노원구가 제집인데 소유관사 열입곱채 / 시민혈세 낭비해도 대구시민 말이 없네

코로나가 퍼져나가 대구시민 죽어나도 / 전수조사 필요없다 신천지는 보호하네

명단확인 지지부진 유관기관 방치해도 / 권영진이 지지율은 높이높이 올라가네

호구로세 호구로세 대구시민 호구로세 / 세상천지 둘러봐도 이런호구 둘도없네

일베대구 고담대구 전국민이 흉을봐도 / 호구인생 행복하니 눈을감고 귀를막네

대구시가 임대하는 미혼여성 아파트에/ 종교물어 입소시켜 신천지가 칠십프로

코호트를 쉬쉬하며 아베처럼 숨기다가 / 엠비씨가 방송하니 그제서야 실토하네

명단확인 유관기관 전수조사 거부하고 / 신천지를 보호하니 일반시민 감염폭증

대구시의 시장인가 신천지의 목사인가 / 권영진아 미통당아 너희정체 드러내라

호구로세 호구로세 대구시민 호구로세 / 세상천지 둘러봐도 이런호구 둘도없네

일베대구 고담대구 전국민이 흉을봐도 / 호구인생 행복하니 눈을감고 귀를막네

대구지검 압수수색 영장신청 반려하면 / 행정지도 실시하여 조사하면 되는일을

해야할일 하지않고 정부여당 탓만하는 / 권영진을 지지하는 대구시민 한패로세

대구환자 타지역에 떠넘기긴 좋아하고 / 내지역엔 보호시설 완강하게 거부하는

대구경북 힘내라는 응원들좀 그만하소 / 대구경북 정신차려 야단쳐도 시원찮소

호구로세 호구로세 대구시민 호구로세 / 세상천지 둘러봐도 이런호구 둘도없네

일베대구 고담대구 전국민이 흉을봐도 / 호구인생 행복하니 눈을감고 귀를막네

말미에는 "대구에 삽니다. 슬프지만 대구봉쇄가 답입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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