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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의 윤석열 사과.."진보언론 법조팀의 2020년 부끄러운 자화상"

허재현 "거대 권력과 맞장 뜰 생각은 안하고, 후속 취재없이 1면에 섣불리 사과하고, 고소 취하 얻어 내고"

정현숙 | 기사입력 2020/05/28 [15:20]

한겨레의 윤석열 사과.."진보언론 법조팀의 2020년 부끄러운 자화상"

허재현 "거대 권력과 맞장 뜰 생각은 안하고, 후속 취재없이 1면에 섣불리 사과하고, 고소 취하 얻어 내고"

정현숙 | 입력 : 2020/05/28 [15:20]

"검찰에 비웃음거리.. 왜 윤석열만 조사 대상에서 빠져나갔나"

"윤석열 대통령님. 이제 그만 하야해주십시오"

 

 

윤석열 검찰총장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게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한겨레신문에 대해 지난 26일 고소를 취소했다. 한겨레의 윤 총장 사과 보도 나흘만이다.

 

대검 관계자는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보낸 문자에서 "윤 총장이 한겨레신문 기자 등에 대한 고소취소장을 서울서부지검에 발송했다"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지난 22일 자 신문 1면에 “정확하지 않은 보도를 한 점에 대해 독자와 윤 총장에게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앞서 한겨레21은 지난해 10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을 재수사한 수사단이 '윤 총장에게 접대를 했다'라는 윤중천 씨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에 윤 총장은 같은 날 이 보도를 한 한겨레 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한 숱한 오보와 허위 기사에는 소극적이던 한국기자협회는 27일 [한겨레가 왜 윤석열에 사과하냐는 이들에게]라는 일종의 칼럼 형식의 의견문에서 "잘못을 숨기지 않고 고백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한겨레를 두둔했다.

 

한겨레의 사과 보도와 또 윤석열 총장의 고소 취소 건을 두고 언론매체들이 아무런 비판 없이 당연하다는 듯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일부 언론인들이 부끄럽고 모멸스럽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장용진 아주경제신문 기자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차마 부끄러워 기사를 쓰지 말라 했는데..."라며 "다른 곳은 다 썼네?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비꼬았다.

 

허재현 전 한겨레신문 기자도 이날 윤석열 총장을 향한 한겨레 사과문 게재를 두고 '우리 진보언론 법조팀의 2020년 자화상이라고 부끄러운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독자들을 믿고 윤석열이라는 거대 권력과 맞장 뜰 생각은 안하고. 보도가 잘못됐다고 1면에 섣불리 사과하고, 결국 고소 취하 얻어 내고"라며 "그래서, 좋습니까? 이게, 원하던 결과입니까?"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엄연히 별장 접대 문건이 있는데. 그게 어떻게 틀린 보도입니까. 문제는, 이걸 당시 검찰이 제대로 조사 안했다는 거 아닙니까. 윤석열 장모 수사 무마 의혹 건처럼"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윤석열 장모가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하는 게 아니라, 왜 윤석열 장모만 수사망을 빠져나갔냐는 의혹인 거"라며 "윤석열이 별장 접대를 받았다고 단정하는 게 아니라, 왜 윤석열만 조사 대상에서 빠져나갔냐는 의혹인 거다. 정말 모르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지금 한겨레가 왜 이런 건가. 젊은 후배 기자 여러분. 왜 이런 건 대자보를 쓰지 않나. 지난해 조국 검증 보도에 대한 결기는 다 어디로 간 건가"라고 윤석열 총장에게 칼만 뺏다가 맥없이 수그린 기자와 1면 사과 보도에 영 마땅치 않음을 표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고소 취하 소식에 분통이터진다"라며 "우리는 검찰에 비웃음 거리가 되었다"라고 적었다.

 

아울러 "설사 법원에서 오보로 판명됐다 쳐도 그때 가서 깨끗하게 사과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대체 왜 법원에 가보기도 전에 이러나"라고 항의하며 "심지어, 별장접대 조사무마 의혹 추가 취재는 했나?"라고 손쉽게 꺾여 버린 신문에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저라도 대자보를 대신 써드리고 싶다"라며 "저는 사실 한겨레가 추가 보도를 이어가면, 보조를 맞춰 함께 할 준비를 이미 하고 있었다. 제가 빚을 진 친정에 대한 부채감, 감히 국민을 상대로 고소하는 윤석열에 대한 괘씸함.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 있다"라고 허탈감을 표현했다.

 

허 전 기자는 "그런데 이제 제가 뭘 도와주어야 하죠?"라며 "그냥 저라도 혼자 추가 보도를 이어갈까요? 그래도 될까요? 그러면 한겨레는 더 대중의 비웃음거리가 될 텐데? 제가 정녕 그래야 하나요? 이게 최선입니까?"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이어 "경향신문은 윤석열 장모 의혹 건은 제보가 들어가도 덮어버리다가 MBC에 뺏기고. 한겨레는 그나마 제보를 받아서 보도했다가도 어물쩍 사과하고 고소취하 얻어내고"라고 했다.

 

덧붙여 "이게 우리 진보언론 법조팀의 2020년 자화상이다. 부끄러운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라며 진보라고 자처하는 이들 언론의 행태에 씁쓸한 자조감을 드러냈다.

 

허 전 기자는 이날 또 정의기억연대 부실 회계 의혹 등과 관련해 윤석열 총장이 최근 대검찰청 간부들에게 "정의연 사건은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만큼, 언론을 통해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라며 수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 또 다른 게시글에서 비판했다. 

 

그는 '서울의 소리'가 29일 개최하는 '윤석열 사퇴 촉구 기자회견' 포스터를 올리고 "윤석열 대통령님. 이제 그만 하야해주십시오"라며 "국민이 선거로 뽑지 않은 권력입니다. 대한민국에 대통령이 두 명씩이나 있으니 국정 혼란이 너무 큽니다"라고 통렬히 꼬집었다. 

 

서울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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