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규칙을 바꿀 수 있는 길"

이태경 "메가톤급 충격 가해야.. 다주택자들과 고가 1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들 매물로 쏟아지게 만드는 것"

서울의소리 | 입력 : 2020/07/07 [16:46]

당정청 "다주택자와 전쟁.. 취득 보유 양도세 3종 조세카드"

이태경 "미디어가 선동하는 부동산 시장, 압도적 카드로 제압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지금 최고의 민생 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세계적으로 유동자금이 사상 최대로 풍부하고 금리는 사상 최저로 낮은 상황에서 정부는 최선을 다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부동산 문제의 해법을 고심하는 당정청에선 사실상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투기성이 있다면 취득세, 보유세, 그리고 양도세까지 모든 세금을 올리는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양도세와 관련해선 1년 안에 집을 파는 경우 80%로 올리자는 징벌적 과세의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또 다주택자의 취득세를 대폭 끌어올리는 '싱가포르 모델' 도입을 검토한다. 집을 보유할 때와 팔 때는 물론이고 살 때 내는 세금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대책을 끈질기게 내놓아도 집값이 거꾸로 치솟자, 고심이 깊어진 여권이 강력한 투기 억제수단을 동시다발로 꺼내 든 것이다. 

 

최근 투기가 근절되지 않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민중의소리'에 [미디어가 선동하는 부동산 시장, 압도적 카드로 제압해야]라는 기고글에서 '저금리'와 '미디어'가 지속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범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일단 정부 정책을 차치하고 서울 아파트 시장을 필두로 한 부동산 시장이 이토록 오랜 기간 비이성적 흥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들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태경 소장은 저금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레거시 미디어'(전통적인 언론매체)와 뉴미디어가 정부 부동산 정책을 공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 언론이 시장참여자의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는 야누스적인 면을 질타했다. 언론들이 부동산 시장의 안정 자체보다는 정부 공격의 빌미로 삼고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조세 저항을 받더라도 일관되게 더욱 강화된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꼼꼼히 점검하고 대책을 제시한 이태경 소장의 기고글을 축약해 올렸다. 

 

시장참여자들의 생각을 지배하는 미디어의 존재도 부동산 시장이 오르기만 하는 중요한 이유다. 2014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서울 아파트 대세상승 이전의 전고점이라 할 참여정부 시기와 비교해 보면 미디어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참여정부 당시에도 종이신문 등의 레거시 미디어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줄기차게 탄핵하고(대표적인 게 ‘세금폭탄론’과 ‘공급부족론’이다) 투기심리를 시장참여자들에게 전파시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레거시 미디어들의 여론조작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참여정부 당시에는 참여정부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반감시켰고, 참여정부가 끝난 후에는 참여정부는 부동산에 실패한 정부라는 낙인을 찍는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과 비교해 보면 참여정부 때의 미디어 환경은 정말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은 종이신문과 종편 등의 레거시 미디어에 더해 포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메신저 등의 뉴미디어가 시장참여자들을 잠재적인 부동산 투기꾼으로 만들고 있다.

 

레거시미디어와 뉴미디어는 부동산 관련 각종 통계와 정보, 프레임(예컨대 서울 새 아파트 부족론, 똘똘한 1채론, 비규제지역 투자론 등), 투기기법(예컨대, 갭투기 방법 및 임대사업자, 법인, 신탁, 증여 등을 통한 투기와 세금탈루 방법 소개 등), 투자대상(이른바 투기원정대가 공략할만한 위치와 규모와 가격대의 아파트 단지를 소개)의 생성, 유통, 소비 체인을 사이좋게 분점하면서 시장참여자들을 투기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가 시장참여자들의 눈과 귀와 뇌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마당이니 시장참여자들이 ‘내일이면 늦으리’를 외치며 시장에 계속 뛰어드는 건 당연지사다.

 

그리고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에 세뇌된 시장참여자들의 부동산 구매가 시장을 더욱 달아오르게 만들면, 과열된 시장을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가 열심히 보도한다. 이런 보도는 시장참여자들의 투심(投心)을 재차 자극하며 부동산 구매를 재촉한다. 이렇게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가 합작해 세운 영겁회귀와도 같은 부동산 투기의 물레방아는 오늘도 돌고 있다.

 

금리라는 건 투자의 기준선 같은 역할을 한다. 지금처럼 금리가 사상 최저치 수준에 도달했고, 당분간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일 때 시장참여자들은 예적금을 제외한 투자 대상을 열심히 찾기 마련이다. 세상에 투자할 상품들은 많지만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이 일반적으로 접근하는 투자대상은 채권, 주식, 부동산 정도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부동산 불패신화가 강고한데다 부동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채권이나 주식 보다 높다는 믿음이 짙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문재인 정부가 무려 22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들을 내놓았지만, 시중의 부동자금이 끊임없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현상이 목격되는 것이다. 즉 아주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부동산이 예,적금, 주식, 채권 보다 낫다고 생각하다 보니 다락 같이 오른 부동산 가격과 상관없이 꾸역꾸역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에 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미시적이고 기술적인 대책들을 통해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근본적인 대책을 통해 게임의 규칙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규칙을 바꿀 수 있는 길은 간명하다. 부동산 가격에 단기적으로 가장 직접적이고도 큰 영향을 미치는 재고주택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가하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메가톤급 충격이란 다주택자들과 차익을 충분히 거둘 수 있는 고가 1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들이 눈사태처럼 매물로 쏟아지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보유세를 획기적으로 높이고(예컨대 현재 0.16%수준인 보유세 실효세율을 5년내 OECD평균인 0.4%수준까지, 10년 내 1%수준까지 높이겠다고 발표), 임대사업자에 대한 보유세와 양도세 특혜를 전면적, 소급적으로 폐지하며,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지금보다 훨씬 강화해 사실상 양도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며(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강화 조치는 6개월 가량의 유예기간을 둬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게 만들어야 한다), 1주택자 양도세 감면조치를 폐지하면 된다. 물론 보유세와 양도세에 관한 각종 특례와 공제 혜택은 거의 대부분 폐지해 증세의 효과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사전정지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무섭게 올리고, 특례와 공제 혜택 등의 구멍을 메우며, 투기와 세금탈루의 온상이 된 임대사업자 제도를 개혁하고, 1주택자에게도 양도세를 부과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합리적인 다주택 소유자라면 양도세 중과 시행전에 무조건 보유주택을 급매로 던지고 시장을 탈출하려 할 것이다.

 

심지어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고가의 1주택자들 중 상당수도 폭증하는 보유세 부담과 양도세 감면혜택 폐지를 피해 매물을 던지고 전세로 살거나 세금 부담이 덜한 주택을 매수할 것이다. 폭증하는 세금 부담에 더해 주택가격의 급락까지 겹쳐 부동산을 들고 가는 것이 이익은커녕 손해가 되는데 어떤 사람이 주택을 들고 가려 할 것이며, 신규로 주택을 매수하려 할 것인가?

 

올 4월 총선 압승 직후부터 상승해 60%를 훨씬 상회하던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율이 불과 한달여만에 50% 아래로 추락했다. 역시 부동산 가격 상승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이렇듯 부동산은 대한민국에서 어떤 이슈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중대한 무게를 지닌 사안이다. 대한민국 시민 거의 모두에게 경제는 곧 부동산이다. 단언컨대 부동산을 못 잡으면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은 바위 아래 계란 신세가 될 것이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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