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조직, 기득권세력, 적폐관료들 간 카르텔을 깨지 못하는한 개혁은 요원"

[강진구 시론] "토건업자-토건관료-대형로펌-검찰-법원으로 이어지는 부패의 먹이사슬 구조"

서울의소리 | 입력 : 2020/11/19 [16:57]

"탐사보도직을 박탈당해 비록 경향신문에 기사를 올리지 못하나 적폐관료들과 긴싸움의 여정에 돌하나 쌓는 기분으로 조달마피아에 당한 의문의 1패를 페이스북을 통해서라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긴다" -강진구 기자-

 

강진구 기자 SNS

 

지난해 5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청와대 김수현 정책실장이 당정청 회의(사진)당시 마이크가 꺼진 사실을 모르고 “관료들이 말을 안듣는다”“조금만 틈만 주면 엉뚱한 짓을 한다”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가 언론들로부터 뭇매를 맞은적이 있다.

 

당시 언론들은 청와대와 여당이 관료들을 어떤식으로 보고 있는지 속마음이 들켰다고 꼬집었다. 두 사람 대화에서 언급된 국토부 공무원노조는 ‘우리를 하등동물 취급하는 것이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관료들이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관료들이 말을 안듣는다’ ‘관료들은 조금만 틈만 주면 엉뚱한 짓을 한다’는 지적은 다소 과장됐을지언정 아주 틀린말은 아니다. 박근혜정부때 결정된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이 백지화되기까지 숱한 안전상 문제 지적에도 불구하고 국토부 공무원들의 강한 저항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검찰조직뿐 아니라 기득권세력과 적폐관료들간 공고한 카르텔을 깨지 못하는한 개혁은 요원하다. 

 

나는 문재인 정부 출범후 2조3000억규모의 신안산선 민자사업, 2800억규모의 한국은행통합별관 건축사업, 1조원대 서울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등을 취재하면서 시민들의 호주머니와 혈세를 털어 민간건설업자들의 배를 불리는 토건마피아들의 ‘민낯’을 실감할 수 있었다. 토건마피아들의 짬짬이 비리는 사안의 특성상 그 증거를 찾아내기도 어렵거니와 설사 힘들게 증거를 찾아내 고발해도 검찰에서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는다. 

 

2018년 6월 경찰청이 3000억대 울산신항 방파제 입찰비리 수사과정에서 포스코컨설의 수년간 로비내역이 담긴 하드디스크까지 입수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1년 넘도록 관련자중 단 한명도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다. 담당검사가 수사를 마무리하고 윗선에 보고까지 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결제가 계속해서 미뤄졌다.

 

취임 일성으로 공정한 시장질서 수호와 반칙과 특권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일어난 일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임한후 어떻게 됐는지 확인은 못했지만 여전히 포스코건설 직원들이 입찰비리로 기소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대개 토건업자들과 관료들이 결탁된 대형 비리는 김&장등 대형포럼이 사건을 수임하고 국토부, 조달청등 발주처는 낙찰자 편에 서거나 수수방관하기 마련이다. 이때문에 사건이 검찰뿐 아니라 법원에 넘어가도 잘못된 입찰결과가 바로잡아지기는 난망하다. 이를 통해 토건업자-토건관료-대형로펌-검찰-법원으로 이어지는 부패의 먹이사슬 구조는 공고하게 유지된다. 

 

최근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신임 조달청 차장 후보로 한국은행 통합별관 비리에 연루됐던 고위공무원 ㄱ씨가 내정됐다고 한다. 청와대는 조달청 내부에서 추천된 최종2명의 후보를 놓고 누가 더 적임자냐보다 누가 덜 때가 묻었는지를 놓고 고민을 했다고 한다. 조달청이 얼마나 썩은 조직인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ㄱ씨가 감사원으로부터 징계를 요구받은 전력이 있긴 하지만 법원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나 경력상 하자는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는 심사위원들간 평가점수가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똑같고 심지어 입찰금액을 입찰예정가보다 높게 써낸 계룡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문제가 된바 있다.

 

1심법원이 계룡건설의 손을 들어주긴 했지만 당시 재판진행상황을 보면 계룡건설은 김&장 소속 변호사 5~6명을 투입해 전력 투구한 반면 조달청은 달랑 공익법무관 1명에 의존해 소송을 진행했다. 조달청이 일부러 지려고 소송을 하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재판과정에서 국가계약법을 입안한 전문가까지 “입찰예정가는 헌법과 같은 것으로 국가계약에서 예정가를 초과한 계약은 무효”라고 의견서를 제출 했지만 소용없었다. 담당 판사는 무슨 자신감에서인지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입찰예정가를 초과했다고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김&장의 승리로 귀결이 되면서 ㄱ씨에 대한 징계도 풀리고 심지어 이제 ㄱ씨는 조달청 공무원들이 가장 선망하는 조달청 차장 임명을 앞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김&장이 법원을 통해 ㄱ씨의 비리 전력을 깨끗히 세탁해준 셈이다.

 

물론 아직 시민단체인 경실련이 고발해 대전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는 카드가 남아있긴 하다. 하지만 ‘월성원전’ 수사에 올인하고 있는 대전지검이 한국은행 통합별관 수사에 인력을 투입할 여력이 있을리 만무하다.

 

지금 상황대로라면 한국은행 통합별관을 짓는과정에서 입찰예정가를 초과한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들 부담으로 이어지고 그 부담을 전가한 공무원이 조달청 차장으로영전하는 촌극을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다시한번 강조하거니와 검찰조직뿐 아니라 기득권세력과 적폐관료들간 공고한 카르텔을 깨지 못하는한 개혁은 요원하다. 대한민국은 관료공화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다. 탐사보도직을 박탈당해 비록 경향신문에 기사를 올리지 못하나 적폐관료들과 긴싸움의 여정에 돌하나 쌓는 기분으로 조달마피아에 당한 의문의 1패를 페이스북을 통해서라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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