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국 주재 대사관 직원의 '박근혜 해외 순방' 의전 소회

서울의소리 | 입력 : 2021/06/16 [15:54]

 

2013년 11월. 박근혜가 영국 국빈방문을 할 때, 주영국대사관 직원이었다. 당시 나의 업무는 히드로 공항에서 내려진 수화물 (대통령 개인 짐 포함)이 힐튼호텔로 잘 도착했는지, 그 짐들이 빠짐없이 잘(?) 대통령 숙소에 전달되었는지를 체크하는 일이었다.

 

뭘 그런것까지 해야하나 라는 의문이 들 수 있겠다. 하지만, 국가의 수장이 움직이다보니 짐이 많고, 중간에 호텔 직원이 실수를 하면 해외에서 조달하는게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커버를 하기 어려우니, 한국에서 가져오는 짐들이 잘 도착해야만 일정 소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 

 

정말 불필요한 짐들도 많았다. 아침엔 항상 죽을 먹었고, 힘을 내려면 전복죽을 먹어야 한다고 하여 살아있는 전복을 가져오는가 하면 이를 데워먹여야 한다고 전자레인지까지 가져왔다.

 

호텔 직원이 왜 런던 힐튼, 그것도 스위트 룸에 전자레인지가 필요하냐고 물었는데, ... 정말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이외에도 많다. 입국 전, 청와대는 랑카스터 호텔 화장실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는 요구를 대사관을 통해 요청한 바 있고, 화장을 하기 위해 미용실용 의자가 있어야 하는데 호텔에 있는 건 등받이가 너무 높아 교체를 원하다고 하여 시가 250파운드(한화로 당시 40만원) 가량 되는 의자를 구매해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빨래 건조대를 넣어달라, 침대 매트리스를 교체해 달라 요청하기도 했다 (호텔 측에서 거절) 광고 촬영할 때 쓰는 조명도 필요하다 하여 구매했고, 잠을 잘 땐 공기의 질, 온도와 습도가 정확히 맞아야 숙면을 취한다며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도 구매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건 대통령이 호텔에 머무는 딱 20시간을 위해 사용되었고 이후 폐기처분 됐다. (당시 혈세가 얼마나 허투루 쓰였는지 다 얘기 하자면 하루를 꼬박 채워도 모자랑 정도) 그런데, ... 

 

기자들이 이걸 몰랐느냐? 아니, 다 알고 있었다. 이미 소문에 소문이 퍼져 대통령이 오기 전부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청와대가 얼마나 터무니 없는 요구를 했었는지, 어떻게 일이 진행됐는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아무도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되려 패션외교니 어쩌니 하며 칭찬 일색.

 

물론, 추후에 관련 내용으로 칼럼이 실리긴했다. 탄핵 직전 끈 다 떨어졌을 때. (최순실 게이트로, 촛불집회로 나라가 난리가 났을 때도 두 손 공손히 모으고 박근혜 앞에서 절절 매던 기자들, 아직도 눈에 선하다.)...

 

김정숙 여사가 든 40만원 상당의 국산브랜드 핸드백이 에르메스로 둔갑했고 이 기사의 출처가 일베라는 소식을 보며, 문득 8년 전 다 알면서도 어떻게든 눈감아주려 애쓰던 기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 언론이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는지 어안이 벙벙하고 말문이 막혀 한동안 멍하니 하늘만 보고 있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기레기가 기레기했네” 등으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닌거 같았다. 아예 보도를 안 하면야 모를까. 비열하고 치사하다 등으로 욕하고 넘어갈 수준도 아닌, 이 정도면 거의 악마 수준인데, … 어쩌다가 이렇게 굴러가는 사회가 되었는지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

 

글쓴이: Jeahong Bryan Oh 전 영국 주재 대사관 직원

 

G7 기사를 보기 드문 현시점

다시 소환하지 않을 수 없는

박근혜 외교 찬양의 레전드 기사

그 기자는 현재 이재용 찬양 중~

대다수 기사가 삼성 관련 기사다.

권력과 돈을 쫓는 기자의 정석을 보여주는 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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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뇽익 21/06/17 [10:58]
피룡익이 피터지게 쌍코피 터지게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금융치료 해 드려야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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