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8년만에 전기요금 인상 과연 탈원전 정책 결과일까?

'野 "전기요금 인상은 현 정권 탈원전 정책의 잘못된 결과" 주장', '원자력 보다 화력에너지와 가스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은 한국, 국제 에너지원가 상승세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 '한국전력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고육지책'

윤재식 기자 | 입력 : 2021/09/24 [12:17]

지난 2013년 11월 이후 오르지 않던 전기요금 인상소식에 정계 안팎이 시끄럽다특히 보수진영에서는 대선을 목전에 두고 현 정권과 여당을 정치적으로 비판하기에 좋은 용도로 전기요금 인상을 이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경선후보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전년대비 2%대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까지 겹치며 서민경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은 탈원전 청구서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전기요금 인상이 현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의 잘못된 결과로 매도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 캠프 측에서도 이날 탈원전 정책이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데도 정부가 고집스레 밀어붙여 잘 나가던 한국전력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에 허덕이고 국민에겐 전기료 인상 고지서가 날아들었다는 논평을 냈다.

 

대다수의 보수진영 등 탈원전을 반대하는 측에서도 이들과 같은 식의 주장을 펴며 전기요금 인상을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가운데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일반 가정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은 물론 재계 역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작년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300개 업체 중 94%의 업체가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 수준에서 에너지 비용이 부담된다고 밝혔으며 62%는 전기요금 상승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 경북 경주시 양남면 동해안로에 위치한 '월성원자력본부'     ©은테라 기자

 

과연 전기료 인상이 탈원전 때문일까?

 

이번 전기 요금 인상은 정권 초기부터 전기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현 정권이 대선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올해 38492억 원으로 예상되는 영업 손실이 예상되는 한국전력의 수익 악화 등을 타파할 있는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사실 전기요금 인상은 한국전력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사안이다당초 한국전력은 국제유가 상승세 등으로 인해 올해 2~3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며 해당분기 내 전기요금 인상이 유력시됐지만 정부가 물가 안정 등의 이유를 들어 유보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은 무산됐었다이런 이유로 한국전력 상반기 적자는 1932억 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노력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12월 그동안 전기요금 체계가 에너지원 원가 변동분을 반영하지 못하며 운영되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에너지원의 무역통관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 연료비 변동분을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원가연계형전기요금체계’ 도입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코로나 판데믹 장기화에 따른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 올해 1분기 LNG가격의 급등에도 2분기 조정단가를 1분기와 동일하게 -3원을 유지하고 3분기에도 국제연료가격의 상승세로 인한 영향으로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요인이 발생했음에도 2분기 때와 같은 이유로 인상요인을 반영하지 않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 연료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 결국 이번 4분기에 연료비 변동분을 조정단가에 반영하며 전기요금 인상을 하게 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 에너지 가동비율이 높은 유럽 주요국 전기료 인상 사태

 

전기료 인상 사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최근 유럽 역시도 러시아로부터의 가스공급 축소 및 대표적 신재생에너지인 풍력발전의 전기생산량 감소 등의 국제적 전력공급 변수와 자연 환경적 요인으로 한국보다 더 심각한 전기료 인상 사태를 겪고 있다.

 

유럽 주요국 중 특히 전체 에너지원 중 24%를 풍력발전에 의존하는 영국의 경우 160%나 전기료가 인상됐으며 독일은 36%, 프랑스는 48%의 인상률을 보였다.

 

1 MWh 당 한국이 5~10만원 독일과 프랑스가 22만원영국이 88만원인 것을 비교하면 이번 유럽의 전기료 인상으로 해당국 국민들에게 가중되는 부담을 유추해볼 수 있다.

 

영국과 독일은 자국 내 에너지원 중 원자력 에너지 비율이 각각 15%와 11%로 유럽 내에서는 원전 가동이 높은 나라들이며 프랑스 같은 경우 66% 에너지원을 원자력에 얻고 있는 원전의 나라이다하지만 이번 유럽 전기료 인상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결국 확실한 발전량이 보장된 100% 단일한 에너지원의 공급이 아닌 이상 원자력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국제에너지 정세나 다른 요인 등으로 에너지 사용료의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 월성 원전으로부터 약 500미터 남짓 떨어진 해변에서 찍은 원자력본부 모습.   ©은테라 기자

 

국제 에너지원가의 상승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1kg당 LNG는 420.13, BC유는 412.67원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인 유연탄은 106.79원이었던 것에 비해 지난달에는 각각 620.31(LNG), 530.98(BC), 112.93(유연탄)으로 큰 폭 상승했다.

 

한국은 전체 에너지원 중 27% 비중의 원력자력에너지보다 37%의 화력에너지가 가장 큰 에너지원이고 천연가스의 경우도 원자력에너지와 비슷한 26%비중을 차지해 이번 8년만의 전기요금 인상의 결정적 요소는 결국 계속되는 화력에너지원과 LNG(액화천연가스등의 국제 에너지원가의 상승세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 결정은 현 정권이 정권 말기 대선을 앞두고도 어쩔 수 없이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전기요금 인상은 이유야 어쨌든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과 재계 특히 중소제조업체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야권에서는 대선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을 정쟁의 도구로 사용을 시작했으며 당분간 관련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탈원전, 한국전력, 윤석열, 원희룡, 전기요금, 인상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