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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월, 그러나 춘래불사춘!

유영안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05/16 [02:35]

다시 오월, 그러나 춘래불사춘!

유영안 논설위원 | 입력 : 2022/05/16 [02:35]

 

다시 5월이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칭송되었다. 5월엔 온갖 꽃이 만발하고 신록은 푸를 대로 푸르러, 가히 계절의 여왕이라 할 만하다. 여름의 길목이기도 한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때마침 코로나19 거리두기도 757일 만에 해제되어 온 가족이 야외에 나가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5월만 오면 마음이 아파오는 사람들이 있다. 광주, 그리고 노무현 때문이다. 그 말만 떠오르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함성에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곤 한다.

 

1980518,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으려던 전두환 일당은 정적인 김대중을 제거하고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시위를 제압하기 위해 광주를 택해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517일부터 광주 금남로에 나와 있던 학생들은 차츰 폭력적으로 변하는 계엄군에 온몸으로 저항했고, 급기야 발포가 시작되자 스스로 무기를 들었다. 이른바 시민군이다.

 

하지만 당시 수구 언론들은 이러한 시민들을 폭도로 매도하고, 심지어 광주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가짜뉴스까지 흘렸다. 하지만 시민들은 주먹밥을 해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참다못한 시민들까지 대거 항쟁에 참여하게 되었다.

 

521, 의도적으로 광주를 빠져 나간 계엄군은 시민들이 무기를 들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래야 발포 명령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쟁 열흘 동안 광주에서는 은행 하나 털리지 않았고, 동네 가게 하나 털리지 않았다. 모두 하나가 되어 저 잔인한 계엄군에 저항했다.

 

드디어 527, 도청을 점령한 계엄군은 헬기를 띄워 광주시민 여러분 드디어 평화가 왔습니다라고 확성기로 외쳤다. 무자비한 작전으로 시민군을 죽인 계엄군이 평화 운운했지만 거기에 공감하는 시민들은 없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필자 역시 당시 금남로 현장에 있었고, 계엄군에 저항해 싸웠지만 살아남았다. 도청을 마지막까지 사수하며 죽어간 동료들을 생각하면 그 비겁함은 평생 남을 상처다. 그러나 살아남은 사람도 있어야 훗날 진실을 세상에 알릴 것 아닌가.

 

학살의 원흉인 전두환도 죽었고 노태우도 죽었다. 당시 사형 선고를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서거하였다. 그분이 정치 보복을 하지 않고 금을 모아서 나라를 살린 것은 슬픈 업적이다. 그러나 청산하지 않은 역사는 반복된다.

 

그리고 29년 후, 노무현 대통령은 이명박 일당의 농간으로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하셨다. 기업인을 못 견딜 정도로 몹시 괴롭히거나 다그쳐서 뇌물 사건을 만들어내고, 실체가 없는 논두렁 시계까지 조작해 노무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치욕을 안겨준 이명박은 지금 감옥에 있다.

 

다시 20225, 지금 이 땅은 우리가 꿈꾼 민주화,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이 되었는가? 온갖 비리로 점철된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고, 피의자 신분임에도 검사와 동거하여 각종 비리를 덮은 자가 영부인이 되었으며, 소위 엑스파일이라 불리는 170가지가 넘는 범죄 사실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금 권력의 정점에 앉아 있다.

 

대선이 끝났지만 국민 절반은 TV 보기를 주저하고,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멍한 상태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공정과 상식을 외치던 그들의 민낯이 모두 드러났지만 국민 절반은 전두환과 이명박의 후예를 선택했다. 윤석열이 전두환을 칭송한 게 우연으로 보이는가?

 

그것이 불행이든 행복이든 그것도 국민 절반의 선택이었으므로 수용하며 살아야겠지만, 진실이 외면당하고 수구 언론에 의해 조작된 여론에 휩쓸려 어리석은 선택을 한 절반의 국민들은 벌써부터 윤석열 정권이 하는 짓에 등을 돌리고 있다.

 

멀쩡한 청와대를 두고 국가 안보의 컨트롤타워인 국방부를 해체해 집무실을 만들고, 해외 귀빈을 모실 외교부 관저마저 김건희에게 내주었다. 거기에 무속이 개입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표창장 하나로 조국 가족을 도륙한 그들이 정작 자신들의 자녀에게는 온갖 부모찬스를 썼다는 게 드러났지만, 오히려 큰소리치며 한 자리씩 하려하고 있다. 그러나 조국과 그의 가족을 난도질했던 잣대를 그들에게 똑같이 들이댄다면 그들 자녀의 학력은 모두 중학교 졸업으로 낮아질 것이다. 비서관 중에는 조선 여자 절반은 성노리개라고 한 사람도 있고, 간첩조작에 가담한 검사 출신도 있다.

 

불법 의료 행위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는 재판부(서울고등법원 제5형사부)가 보석을 허가함에 따라 보석 보증금 3억 원을 내고 석방되었으나, 거주지 제한을 위반 했음에도 재구속되지 않았고, 2심에선 심지어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때 재판관은 윤석열과 사법연수 동기라는 사실이 더욱 기가 막히다.

 

도이츠모터스 주가 조작으로 대표 및 꾼들이 다섯 명이나 구속되었지만, 정작 전주로 알려진 김건희는 검찰 소환에도 불응하고, 단 한 번의 소환조사도 없이 서면 질의로만 수사를 끝내 무혐의가 내려질 거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반면에 조민 양은 의혹만 있었던 표창장 하나로 부산의전원은 물론 고려대까지 입학이 취소되어 고등학교 졸업으로 돼버렸다. 정경심 교수는 표창장이 위조되었다는 증거가 전혀 없음에도 4년을 선고받았고, 보석 조차도 허가하지 않았다. 검찰이 사모 펀드로 대선 자금을 마련하려 했다고 주장했던 조국 전 장관의 경우 기소도 하지 못했다.

 

반면에 김건희는 국민대 박사 학위 표절, 20가지가 넘는 학력 및 경력 위조, 도이츠모터스 주가 조작 등의 범죄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너무나 멀쩡하다. 이래놓고 공정과 상식을 외쳐 비리에 점철된 자가 대통령에 당선된 나라, 그게 바로 대한민국이다. 국민 절반이 선택한 것이니까 수용하라고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TV보기를 꺼려하고 있다.

 

그렇다. 세상 민심도 변한다. 아파트 값이 두 배로 치솟을 때는 속으로 즐기다가 세금이 조금 오르자 등을 돌리는 민심, 그것이 대한민국 가진 자들의 민낯이다. 대장동 게이트도 그 뿌리가 윤석열이 수사하지 않은 부산저축은행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50억 클럽은 왜 아직도 수사하지 않고 있으며, 친척이 100억을 받았다는 박영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광주 그리고 노무현, 그 두 개의 단어를 생각하며 나도 언젠가 버려질 거라는 생각에 문득 쓴 시를 소개하고 글을 마친다.

 

가파른 길을 오르다 우연히 보았어.

할머니가 끄는 리어카에 실린 시집 한 권

누렇게 빛이 바랜 표지에

참 아름다운 제목이 박혀

마침 내리고 있는 가랑비를 맞고 있었어.

 

무슨 이유로 시집이 폐지에 섞여 있는지

알 수 없는 사연 저 편에

우두커니 선 사내 하나

어쩌면 그 사내가 나일 수 있음을

 

폐지보다 가벼운 생을 밀고 가는

할머니의 삶보다 그까짓 시 몇 편이야

감기보다 못한 엄살일 수 있으니

 

그리하여 생은 또 어찌 이리도

시집 제목과 다른 표정을 하고 있는지.

 

낡은 표지에 어린 빗물을 닦아

원가보다 비싼 슬픔을 지불하고

덤으로 리어카를 밀어주니

할머니 눈망울에 피어나는 아, 오월 하늘.

 

 

- 필자의 졸작 내 시집도 언젠가 리어카에 실려 있겠지

 

봄은 봄이지만 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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