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 '부일장학회 재산 박정희가 강탈했다' 확인판결

박근혜는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다시 분명하게 밝혀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2/10/28 [20:15]
故 김지태씨의 부일장학회 재산을 충일군인 유신 독재자 박정희가 강탈했다고 28일 고등법원이 재차 확인했다. 부산고법 민사5부(윤인태 부장판사)는 이날 김 씨 유족이 정부와 <부산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원심과 동일한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군사혁명정부의 다소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서 중앙정보부가 이 사건 토지를 증여하지 않으면 김씨나 가족 등의 신체와 재산에 어떤 해악을 가할 것처럼 위협하는 위법행위를 했다"고 국가에 의한 강압 부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의 증여 의사표시는 대한민국 측의 강박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씨가 강박으로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에서 헌납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증여 의사표시를 무효로 할 수는 없다"며 "증여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는 있는 시효(10년)도 소멸됐다"며 원심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김 씨 유족은 지난 2월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낸 민사소송에서도 동일한 판결을 얻었고, 유족측은 이에 판결에 항소한 바 있다. 유족은 이번 고법 판결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태씨 유족, 정수장학회 공개토론 요구 국회 기자회견 (자료사진)
 
한편 박정희가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의 소유 <부산일보> 등 언론 3사의 주식에 외에도 10만여평의 땅도 강탈했다는 판결이 나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한겨례 보도에 따르면 부산고법 민사5부(재판장 한재봉)는 지난달 4일 부일장학회를 설립한 고 김지태씨 유족이 “국가에 강제로 빼앗긴 땅 10만여평을 돌려달라”며 대한민국과 부산일보사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 명의 회복을 위한 소유권 이전등기 등’ 청구소송에서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헌납이 이뤄졌다”고 판결했다.
 
앞서 올해 2월 서울중앙지법은 김지태씨 유족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주식반환 청구소송에서 “김씨가 국가의 강압에 의해 5·16장학회에 주식을 증여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부산고법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1962년 10만여평의 땅과 부산일보 등 언론 3사의 주식을 대한민국에 증여할 때 날인한 포기각서와 기부승낙서 등 관계서류의 내용이 타인에 의해 미리 작성된 사정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정부가 강제적인 분위기에서 김씨로부터 땅을 기부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재판부도 원심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땅 기부가 이뤄졌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김씨가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과 땅을 돌려받기 위한 시효(강제헌납일로부터 10년)가 지났다는 것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진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정수장학회에 얽힌 역사적 사실이 법원에 의해서도 분명하게 인정되고 있는 만큼 박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다시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공격했다.
 
안 후보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강박’의 주체로 등장하는 이런 잘못된 과거에 대한 분명한 역사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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