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찍자'고 울던 청년백수, 새누리당의 '좋은 일자리 약속'에 농락당했다.소개해 준 일자리는 정규직인지도 불투명하고 급여도 적은 이벤트회사!지난 2007년 12월 2일, <한국방송>(KBS) ‘제17대 대통령 후보 방송 연설’에 기호 2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명박 후보의 연설원으로 이영민(30)씨가 등장했다.
지난 22일 창간한 <한겨레>의 사람매거진 <나·들> 창간호 기사에 따르면 지난 2007년 2월 지방 전문대를 졸업한 이씨는 백수와 비정규직을 전전했다. 원서를 낸 회사만 100군데에 달했고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에 하소연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조작’과 ‘연기’라고 매도한 이씨의 연설 내용은 모두 사실이었다. 이영민 씨는 그 당시 이명박 찬조연설에서 “지난번 대선 때 젊은 사람들 몰표로 대통령 되신 그분께 그분이랑 나라살림 다 말아먹고 저같은 청년백수 100만명이나 만든 여권 후보께 감히 여쭙고 싶다”며 “일자리 하나에 목숨 거는 청년 백수들 심정 알기나 하시냐. 하도 한심하고 복장 터져서 콱 혀깨물고 죽고 싶은 비정규직의 심정 알기나 하시냐”고 부르짖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던 제 친구는 지 손모가지를 콱 짤라버리고 싶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는 17분짜리 연설을 “비정규직의 설움, 청년백수의 불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청년 백수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한 표를 주고 싶다”며 “부지런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사는 나라를 약속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마무리했다. 2007년 가을 구직활동 끝에 월급 150만원의 정규직 일자리를 구해 출근을 얼마 앞둔 어느날 한나라당 지역으로부터 인터넷에 올린 글을 봤다며 찬조연설을 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경비회사보다 더 좋은 직장을 보장하고 더 좋은 데로 구해주면 안되냐”고 망설이는 이씨를 설득했다. 그 와중에 가세는 점점 기울었다. 독채 전세를 살던 이씨 가족은 전세금을 빼 단칸방 월세로 이사했다. 이씨는 찬조연설로 알려진 이름 탓에 취직이 어려운가 싶어 개명도 고려하며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는 구해지지 않았다. 이씨는 한두달에 한번쯤 어머니를 찾아 온다. 어머니는 “내가 무식해서 잘 모르지만은, 우리 아는 그냥 희생양이지예. 그래도 지가 어떡할 겁니까. 후회하지예. 백번 천번 후회하지예. 지 인생이 이리 돼뿌릿는데.”라며, “이씨가 일용직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좋은 일자리를 준다'는 미끼에 낚이어 이명박과 새누리당의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버린 청년백수 이영민씨는 '이명박 찍자'는 찬조연설 한번으로 평생 치유될수 없는 상처를 입고 백번 천번 후회속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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