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찍자'고 울던 청년백수, 새누리당의 '좋은 일자리 약속'에 농락당했다.

소개해 준 일자리는 정규직인지도 불투명하고 급여도 적은 이벤트회사!

서울의소리 | 입력 : 2012/10/30 [00:14]

지난 2007년 12월 2일, <한국방송>(KBS) ‘제17대 대통령 후보 방송 연설’에 기호 2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명박 후보의 연설원으로 이영민(30)씨가 등장했다.
 
“올 2월에 대학을 졸업했다”며 “보통 청년이 되고 싶은 백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씨는 진한 사투리 억양으로 울먹거리며 “이명박 후보, 전 당신의 약속을 믿습니다. 제발 좀 살려주이소.” 청년백수와 비정규직의 설움을 토로했었다.

▲ 이명박과 새누리당을 믿었다 딱한 처지에 놓인 이영민씨  © 한겨레 나들

지난 22일 창간한 <한겨레>의 사람매거진 <나·들> 창간호 기사에 따르면 지난 2007년 2월 지방 전문대를 졸업한 이씨는 백수와 비정규직을 전전했다. 원서를 낸 회사만 100군데에 달했고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에 하소연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조작’과 ‘연기’라고 매도한 이씨의 연설 내용은 모두 사실이었다.
 
이영민 씨는 그 당시 이명박 찬조연설에서 “지난번 대선 때 젊은 사람들 몰표로 대통령 되신 그분께 그분이랑 나라살림 다 말아먹고 저같은 청년백수 100만명이나 만든 여권 후보께 감히 여쭙고 싶다”며 “일자리 하나에 목숨 거는 청년 백수들 심정 알기나 하시냐. 하도 한심하고 복장 터져서 콱 혀깨물고 죽고 싶은 비정규직의 심정 알기나 하시냐”고 부르짖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던 제 친구는 지 손모가지를 콱 짤라버리고 싶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는 17분짜리 연설을 “비정규직의 설움, 청년백수의 불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청년 백수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한 표를 주고 싶다”며 “부지런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사는 나라를 약속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마무리했다.
 
이씨가 이명박 찬조연설에 나가게 된 경위는 이렇다.

2007년 가을 구직활동 끝에 월급 150만원의 정규직 일자리를 구해 출근을 얼마 앞둔 어느날 한나라당 지역으로부터 인터넷에 올린 글을 봤다며 찬조연설을 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경비회사보다 더 좋은 직장을 보장하고 더 좋은 데로 구해주면 안되냐”고 망설이는 이씨를 설득했다.

그러나 찬조연설 이후 한나라당이 좋은 데라고 소개해 준 일자리는 정규직인지도 불투명하고 급여도 많지 않은 서울의 이벤트회사였다. 이후에도 한나라당의 일자리 소개는 이어졌다.
 
이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파리목숨 같은 비정규직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며 지지했으나, 소개받은 일자리 중에는 비정규직 일자리도 있었다. 아니면 터무니없이 임금이 낮은 일자리였다.

그 와중에 가세는 점점 기울었다. 독채 전세를 살던 이씨 가족은 전세금을 빼 단칸방 월세로 이사했다. 이씨는 찬조연설로 알려진 이름 탓에 취직이 어려운가 싶어 개명도 고려하며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는 구해지지 않았다.
 
결국 이씨는 “내 이래 갖고 그냥 못 있겠다. 한 3년 고생해가 다른 장사라도 하면…”이라는 끝을 맺지 못한 말을 남긴 채 집을 나갔다.
 
어머니는 “아무래도 내가 아를 잡은 거지. 아무래도 내가 더 볶았지. 내가 ‘우째 인간아, 사람을 그렇게 믿었노’라고 뭐라 카면 ‘엄마, 나도 떳떳하고 싶어서 그랬는데…’카면서 눈물만 뚝뚝 흘립니다.”

이씨는 한두달에 한번쯤 어머니를 찾아 온다. 어머니는 “내가 무식해서 잘 모르지만은, 우리 아는 그냥 희생양이지예. 그래도 지가 어떡할 겁니까. 후회하지예. 백번 천번 후회하지예. 지 인생이 이리 돼뿌릿는데.”라며, “이씨가 일용직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좋은 일자리를 준다'는 미끼에 낚이어 이명박과 새누리당의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버린 청년백수 이영민씨는 '이명박 찍자'는 찬조연설 한번으로 평생 치유될수 없는 상처를 입고 백번 천번 후회속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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