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자산 다 까먹은 박근혜

정부조직법·장관인사, 고집 부리다 이미지 구기고 '국민은 실망'

서울의소리 | 입력 : 2013/03/26 [03:24]
박근혜 정부 출범 한 달이 험난하다. 인수위 시절부터 '나홀로 인사·불통' 논란으로 홍역을 겪었다. 정부출범 뒤에는 정부조직법과 부실인사검증 문제로 허송세월했다. GH와 여당은 '오기정치'란 말까지 감수하며 밀어부쳤다. 집권 초부터 밀렸다간 국정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정부조직법은 시간만 허비하고 얻은 게 없다. 상정 52일 만에 타결됐지만 야당안을 대폭 수용한 결과였다. 내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조해진 의원은 "이럴 바엔 차라리 먼저 양보했어야 했다"고까지 혹평했다. 장관인사도 마찬가지다. 문제장관들을 끝까지 보호하려했지만 김병관에 이어 25일엔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까지 자진사퇴했다. 선제적으로 조치했다면 사퇴후보도 줄이고 정국주도권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약속대통령은 박근혜정부의 자산
 
대통령 당선 이후 3개월 만에 박 대통령은 많은 것을 잃었다. 가장 뼈아픈 것은 '약속대통령' 이미지 훼손이다. '신뢰와 원칙, 약속'은 박 대통령의 대선 당선 밑거름이었다. 정치사로 보면 과오가 많았던 정당의 후보지만, '박근혜'가 되면 뭔가 다를 것이다. 이것이 대선에서 중도층을 흡수한 동력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당선 이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 당시 약속한 '경제민주화-국민통합-대탕평'은 사라졌다. 경제민주화는 5대 국정과제에서 빠졌고 창조경제로 대치됐다. 대탕평인사는 '전문가 중시'란 말 한마디로 행방불명됐다. 탕평이 설 자리를 잃으니 당연히 국민통합은 요원해졌다. 임기보장 공약도 경찰청장 교체로 무색해졌다.
 
더 큰 문제는 과정이다. GH와 청와대는 약속 변경 사정을 제대로 설명하거나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말이 그 말"이라며 강변하기에 바빴다. 정부출범 한 달 만에 통합은커녕 GH를 찍은 중도층까지 흔들릴 조짐이다. 이 때문에 GH 지지도는 역대 대통령 취임초 최악의 점수(44%)를 받았다.
 
정한울 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박 대통령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은 약속과 신뢰"라면서 "박근혜정부가 국정운영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약속 대통령'을 어떻게 회복할 지가 열쇠"라고 분석했다.

불통 이미지를 벗어나라
 
GH의 불통과 강성 이미지도 부담이다. 새누리당 영남권 재선의원은 "여성대통령의 강점은 섬세함과 소통인데 박 대통령은 당선 이후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것 역시 자초한 측면이 크다.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여야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4일 '초강경 담화'를 자청했다. 여야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갔고 협상표류 책임론이 거론될 때마다 박 대통령은 비난을 받아야 했다.

여권에서는 '청와대 참모기능 고장론'을 제기한다. 수도권 재선의원은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의 의중을 집행할뿐 아니라, 시중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수시로 쓴소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소통의 근본은 두루두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며 "참모들은 적어도 일주일에 2~3번은 비공식 대통령 만찬을 만들어 여권에 비판적인 사람들 얘기까지 듣도록 보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병관 자진사퇴, 전환점 될까
 
당청관계도 마찬가지다. 정부조직법 표류 과정에서 '오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여당 지도부는 청와대 눈치만 보고, 청와대는 대통령 의중 관철에만 급급했다. 그러다보니 여론 추이엔 한발씩 늦을 수밖에 없다.

김병관 사퇴를 기점으로 '박 대통령의 기류'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후보자 사퇴는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여론에 항복'한 사례다. 여권에서 '김병관 사퇴'를 기점으로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달라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정치적으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GH가 안보와 경제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근거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청와대와 여당 모두 정부출범 한 달을 계기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통합과 소통의 관점에서 새 출발 해야 할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박 대통령마저 실패한다면 우리 국민이 '잃어야 할 10년'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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