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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점점 더 가난해지는가?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3/05/05 [03:56]

우리는 왜 점점 더 가난해지는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3/05/05 [03:56]
1. 글을 시작하며
 
너무나 가슴을 흔드는 중이님의 글을 보았다. 그 글을 읽고 너무나 큰 분노,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슬픔 이런 감정에 휩싸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현실이고 이것이 우리가 꿈꾸던 세상인가?
 

자영업자 어떻게 해야 하나?  중이 (esm***)  
"나꼽살"에서 그리고 여러 지면을 통해서 선생님의 좋은 말씀들 듣고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거시적이고 국가적인 정책이나 비판이 옳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실제로 많이 어려워진 내 실질 경제상황에는 답답함이 많아 국가의 정책을 비판하는, 그래서 그것들을 원망만 하는 상황입니다.
 
제 남편은 2006년까지 조그만 잡지를 만드는 출판사를 운영하다가 빚을 잔뜩(약 1억) 안고 미수금(약 2억)은 전혀 받지 못한 상황에서 폐업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채무는 모두 갚아야 하는 상황이고, 채권은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더군요.
 
어렵게 조그만 가게라도 차릴라치면 채무로 인한 제약이 많았고, 실제로 임대료(임차료) 부담때문에 성공할 확율이 거의 없더군요...몇 차례(DVD가게, 학원 등) 시도해보았지만 왠만한 능력이 아니면 실패하는것 같습니다(임대료, 인건비, 부대비용 등이 너무 많이 들어 몇년간 돈벌어 남주기 바빴지요).
 
현재 나이 52세가 되었습니다. 채무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아니 이자 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 생활은 점차 기울어가는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갚을 길이 없어지니 이자만 열심히 갚다가 이젠 그마저도 어려워 모두 방치된 상황입니다.
 
너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상황이라 도움말이 없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빈민으로 빈민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에 적어봅니다.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 월급제도 거의 없습니다. 성과급제나 시급제등 너무나 불완전한 고용이어서 차라리 비정규직이라도 월급만 제대로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자리가 거의 없더군요. 글쎄요 편한 일자리만 찾아서 일까요?
 
고민하다가 택배를 하는 일자리를 몇개월 해보았습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하여 밤 9시는 되야 퇴근하더군요, 수입은 약 150만원정도, 그러다가 사고(택배분실, 차량사고 등)라도 나면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하더군요..
 
그렇게 그렇게 여러 직업을 전전 해보았지만 정말 능력이 없어서인지 150만원 200만원 벌기가 어렵더군요..
 
지금은 해결책이 전혀 없는 상황까지 왔고 점점 나이가 들면서 취직도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네요...학생이 세명이나 되어서(학원같은곳을 다니지 않아도 잘해주어서 고맙지요) 생활비나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Gegman이 웃으면서 말하는것처럼 가볍게 물어봅니다....
 
이 나라에서 계속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2. 이 나라에서 계속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 처절한 질문에 나는 한동안 멍해져야만 했다.
 
이분의 글에는 한국경제의 아수라장이 한 인간의 삶 속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우리를 노예로 만들어버리는 악랄한 금융제도, 생산적 서비스업 활동을 해치는 높은 부동산 비용(임대료) 문제, 통계수치로 장난질 치고 있지만 실상은 너무나 심각한 고용 문제, 다른 모든 비용들이 오르고 있지만 전혀 오르지 않고 있는 노동 비용(임금) 문제, 이런 결과로 인한 소득의 악화와 절대적 빈곤 문제... 
 
그리고 소득의 악화로 인한 빈곤이 인간의 내면을 흔들어 놓는 것까지...불안과 회의, 절망...21세기 대한민국은 너무도 서글프고 너무도 치가 떨린다.
 
다른 글에서 쓴 바 있지만 다시 한번 쓴다. 우리는 이제 솔직하게 우리의 현실을 인정해야 할 때가 왔다. 우리는 너무나 지나친 소비에 길들여져 부유한 듯 착각을 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못산다.
 
 
 
우리의 실질적인 소득은 평균 연 1,482만원이다. 월 123만5천원...여기에 소득보다 1.35배 많은 빚을 짊어지고 있다. 중이님의 고통이 어찌 보면 평균적인 삶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OECD 국가들과는 아예 비교도 하지 말라. 사회보장제도로 인한 개인소득 이외의 급부가 우리와는 비교도 안되니까.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가난하다. 인구의 약40%는 이미 절대적 빈곤에 빠져 있으며 소득의 악화와 불경기로 인해 점점 더 빈곤이 먹구름처럼 확산되고 있다. 물론, 평균적인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고 평균 이상의 경제적 삶을 누리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인플레이션의 이익을 누릴만큼 최상위 부유층이 아니라면 직장을 잃거나 사업이 기울면 당신도 언제든지 평균에 합류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
 
3. 우리는 왜 점점 더 가난해지는가?
 
우리가 좀더 나은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재벌과 최상위부유층에게서 세금을 억수로 걷어서 복지에 쓰면 될까? 서민들에게 걷는 세금을 획기적으로 낮춰 주면 될까? 최저임금을 훨씬 더 높여주면 될까? 이도저도 안되면 한국은행의 인쇄기로 지폐를 찍어내서 헬리콥터로 마구 뿌려버리면 될까?
 
조세제도와 복지제도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실질소득을 해치는 인플레이션을 조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복지제도로 주어지는 혜택이 늘어난다고 해보았자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까? 대다수 시민들에게 가장 큰 소득은 노동의 급부, 임금소득이다.
 
우리가 월급을 지폐가 아니라 금화로 받는다고 생각해 보자. 나는 매달 금화 100개를 받아 생활을 한다. 금화 100개를 지급받아 생활비, 세금, 공과금 등을 지출하고 나머지를 저축한다.  
 
그런데 어느날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화공급을 두배로 늘려버렸다. 갑자기 내가 받는 금화 100개의 값어치가 반토막이 나버렸다. 반찬거리를 사는데 금화 10개를 지불하던 것이 20개를 지불해야 하고 다른 생활비용도 줄줄이 올라버렸다. 그뿐인가? 장래를 위해 은행에 저축한 나의 금화도 가치가 반으로 줄어버렸다.
 
그런데 금화가 두배로 늘어난 것으로부터 이익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미 많은 부를 보유하고 있어 증가한 금화를 가장 먼저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자들, 재벌과 최상위 부유층, 금융권이다. 금화가 늘자 그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생산에 필요한 재화를 사고 주식과 부동산을 샀다. 그들이 되팔 때는 늘어난 금화로 인해 이미 가격이 올라 있다. 금융권은 늘어난 금화로 더 많은 대출을 해주고 더 많은 이자를 받게 되었다(물론 이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빚을 지게 되었다). 그들은 늘어난 금화로 인해 더 부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재화의 생산이 증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진짜 부'가 증가한 것이 아니며 결국은 금화의 총량에서 그들의 몫이 더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 그들을 제외한 대다수는 더 가난하게 되었다. 이것이 이른바 '인플레이션의 이익'이다.
 
결국 열심히 일하고 있던 나는 졸지에 실질소득이 반으로 줄어버렸다. 반대로 금화가 1/2로 감소한다면 나의 실질소득은 두배가 될 것이다. 
 
 
 
이 챠트는 2000년 이후의 화폐발행량이다. 2007년까지는 수출의 호황으로 달러가 대거 유입되었지만 화폐발행량은 별로 늘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부터 크게 늘어 2012년에는 거의 두배가 되었다. 이 늘어난 화폐는 유통이되면서 은행의 신용창조기능으로 인해 늘어난 액수보다 훨씬 더 많은 화폐증가 효과를 발휘한다. 늘어난 화폐는 정부의 지출과 은행의 대출로 풀려 나가면서 필수생필품가격을 크게 인상시켜 우리를 무척 고통스럽게 했다.
 
더구나 한국은행은 경기를 부양한다며 5.25%까지 올렸던 기준금리를 불과 6개월만에 2.0%까지 내렸다. 금리의 하락은 빚을 진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될 뿐 예금자에게는 극히 불리하다. 화폐발행량이 늘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상황에서 예금이자가 줄면 실질소득을 이중, 삼중으로 해치게 된다.
 
지금 같은 리세션 상황에서는 생산에 필요한 요소들 노동, 토지, 재화의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정상이다. 생산이 슬럼프에 빠짐에 따라 임금도 올라가기가 어렵다. 그런데 돈을 찍어내고 금리를 내리는 돌팔이 처방으로 인해 임금만 내려가고 토지의 가격은 그대로이며 재화의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이런 경제환경에서는 노동의 급부로 살아가는 임금생활자들과 최종적인 소비재를 판매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늘어난 화폐를 마지막으로 지급받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다.
 
일반인들의 소득에서 가장 큰 소득인 노동의 대가(임금 또는 자영업자의 근로소득)가 '실질가치'를 유지 또는 증가하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다른 어떤 복지 또는 공공급부에 대한 제도나 정책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4. 글을 마치며
 
정부와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타겟팅정책으로 우리들의 실질소득을 끊임없이 해치면서도 계속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들이 말하는 경제란 도대체 무엇일까? 인플레이션정책을 써서 대다수의 소득을 빼앗아 인플레이션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최상위부유층에게 몰아주는 것이 경제인가?
 
 
화폐를 함부로 찍어내고, 그 돈을 자기들 맘대로 써대고, 프리마켓에서 모든 경제주체들에 의해 결정되야 할 금리를 멋대로 조작하고...이 자체가 프리마켓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조작질'이며 결국은 경제를 회복불능으로 몰아 간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야말로 바로 여기에 대한 뼈저린 교훈이다. 
 
중이님의 고통스러운 삶은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거대한 악의 굴레, 매트릭스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안에서 개인의 노력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내가 이 글에서 쓴 것은 그 중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저는 앞으로 계속 프리마켓에 대한 진정한 믿음 위에서 '사이비 자유시장주의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쓸 것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프리마켓을 망치고 있는지 그 흐름을 보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프리마켓의 출발은 '개개인의 자유로운 가치와 선택'입니다. 이는 외압에 의한 통제와 조작이 아니라 개인들이 필요에 의해 만나 교환을 하는 시장에서 조정됩니다. 이 또한 스스로 원해서 이루어지는 자유로운 선택입니다. 그래서 프리마켓은 인간적입니다. 개인을 초월한 그 어떤 가치도 용납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오늘날에는 프리마켓이 아닌 것이 프리마켓인 척 하고 프리마켓을 믿지 않으면서도 믿는 척 하는 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들은 프리마켓의 기능을 해치는 독과점을 막는 등의 규제와 기준금리 제도처럼 프리마켓 자체를 통제해서 프리마켓을 해치는 규제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경제가 인간의 심리와 행위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화폐가 사람들의 교환에 필요해서 만들어졌고 그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수요를 '사람들의 필요가치'가 아닌 무엇, 돈으로 만들어지는 무엇으로 착각합니다.
 

 
        
                                                                         논객 : 프로메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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