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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브리핑] 충격파 흔적도 없었다…천안함의 진실은?

[서재정 교수] 한미연합 군사 훈련은 북한에 유린되었는가?

서재정 美존스홉킨스대 교수 | 기사입력 2010/05/28 [04:37]

[한반도 브리핑] 충격파 흔적도 없었다…천안함의 진실은?

[서재정 교수] 한미연합 군사 훈련은 북한에 유린되었는가?

서재정 美존스홉킨스대 교수 | 입력 : 2010/05/28 [04:37]
▲  도올, 나보다 많이 믿네 ,  [손문상의 그림세상] 못 믿을 자유도 없다?     © 그림 /손문상, 편집 / 자유신보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서재정 교수는 27일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 칼럼 <충격파 흔적도 없었다 … 천안함의 진실은?>을 기고했다. 서교수는 이 칼럼을 통해 정부의 천안함 사건 관련 발표에 따른 과학적 의문점을 상세히 지적했다. 자주역사신보는 프레시안과 서교수의 동의를 구하고 칼럼을 전재한다. 또 이 칼럼이 제기하는 의문점에 대한 적절한 반론 혹은 답변이 있을 경우 그것 역시 게재할 방침이다. 

  필자 서재정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 재학중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학에서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정치학 석·박사를 받은 후, 현재 워싱턴 D.C.에 있는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 편집자 주

  천안함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민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천안함이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되어 침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합조단은 또 "수심 6~9m,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대략 좌현 3m의 위치에서 총 폭발량 200~300kg 규모의 폭발"이 있었고, 여기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로 인해 천안함이 절단되었다고 결론을 지었다.

  필자는 합조단의 발표가 있기 전 몇 가지 질문을 제기하고 합조단의 발표가 이러한 질문들에 당연히 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필자 질의문 : 한미연합 군사 훈련은 북한에 유린되었는가?)

  그러나 합조단 발표는 오히려 새로운 의문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들이 있었다. 합조단의 결론이 맞다면 버블효과로는 천안함이 절단될 수 없었던 반면, 충격파는 천안함을 갈기갈기 찢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합조단의 발표대로 중앙에서 좌현 3m, 수심 6~9m 위치에서 폭발이 있었다면, 거의 좌현 밑 3~6m 지점에서 200~300kg 규모의 폭발이 있었다는 말이다. K-9(자주포)용 고포탄의 무게가 거의 50kg라고 한다면 이러한 포탄 4~6개 규모의 폭발물이 3~6m의 거리에서 폭발했다는 것이고, 이러한 폭발은 파편 및 충격파와 버블효과로 천안함에 타격을 주었을 것이다.

  어뢰가 직접 충돌해 함정을 파괴하지 않았더라도 어뢰에서 발생되는 파편은 천안함 도처에 박혀 있어야 정상이다. 그리고 그 파편의 분포와 박힌 상태는 일정한 패턴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파편은 선체에서도 거의 발견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인근 해저를 뒤져서 어뢰 추진동력부를 건져 낸 쌍끌이 어선도 파편은 건지지 못했다. 이는 어뢰의 근접폭발과 일치하지 않는다.

  버블효과는 천안함을 절단시킨 유력한 용의자로 부각 되었으나, 합조단 발표한 어뢰가 생산할 수 있는 버블효과는 천안함을 절단시킬 만한 위력이 되지 못한다. 버블효과를 보여준다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며 이것이 대단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 버블효과만으로 선박을 절단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 천안함 선수를 인양할 당시의 상태다. 인터넷신문 공동취재단이 촬영했다. ©자주역사신보 편집 

  버블효과는 어뢰가 폭발하는 순간 발생하는 고열 가스가 고속으로 팽창하며 일종의 풍선을 형성하면서 생기는 효과를 말한다. 이 버블은 내부의 가스 압력과 외부의 수압이 평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팽창을 중단해야 하지만, 일종의 팽창 관성 때문에 이 지점을 넘어 과도 팽창한다. 이후 최대 팽창점에 도달한 버블은 수압 때문에 수축에 들어가고, 다시 팽창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

  총 폭발량 250kg정도가 수심 6~9m에서 폭발할 때 물속에서 생성되는 풍선의 최대 반지름이 3m정도이므로 천안함에 충격을 줄 수는 있었겠지만 그 충격의 크기는 30~80bar정도에 그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의 압력이 15bar인 것에 비교하면 군함이 그 2~5배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절반으로 절단되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충격파는 천안함을 거의 전파하다시피 했을 것이다. 충격파는 음속보다도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천안함에 강력한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큰 북을 옆에서만 처도 그 음파로 인한 진동이 몸으로 느껴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200~300kg 규모의 폭발이 3~6m 거리에서 있었다면 그 충격은 엄청난 것이다. 호주 국방부 국방과학기술기구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제시한 공식(지난 글 참조)에 따라 그 충격의 크기를 계산하면 34.4~55.5MPa(메가 파스칼), 이를 psi로 환산하면 4989~8050psi가 나온다. 이 정도 충격이 주는 파괴력을 이해하기 쉽게 5psi의 파괴력과 비교를 해보자. 다음 사진은 5psi가 목조 가옥에 미치는 파괴력을 보여준다.

  
▲ 1953년 미 네바다주에서 있었던 핵폭발 실험 장면. 5psi의 충격이 가해졌다.
                                                     ⓒ 사진, 글 / 프레시안, 편집 / 자주역사신보

이러한 충격의 1000배가 가해졌다면 무쇠로 만든 선박이라도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아래의 사진이 보여주는 것처럼 어뢰의 충격파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았을 선미의 절단면은 너무나도 깨끗하다. 천안함 선저의 상태는 어뢰의 충격파 효과와 일치하지 않는다.

  
▲  천안함 좌현 절단면                                    ⓒ 사진 / 국방부, 글 / 프레시안, 편집 / 자주역사신보  


  만약 조사단이 발표한 것과 같은 어뢰의 폭발이 있었다면 선안함은 만신창이가 됐을 뿐만 아니라 선원과 계기 등도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충격파의 효과를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비유를 들어서 얘기하자. 정차 상태의 자동차를 다른 자동차가 들이 받는 것과 같은 충격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만약에 정차 상태에서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았는데 뒤에서 다른 자동차의 추돌을 받았다면 차가 찌그러질 뿐만 아니라 운전자는 그 충격 때문에 앞으로 튕겨나갈 것이고 심한 경우에는 차 앞유리를 뚫고 나갈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천안함이 최소한 5000psi 정도의 충격을 밑에서부터 받았다면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던 선원들은 총알같이 위로 튕겨 나갔을 것이다. 선원 대부분은 천장이나 다른 구조물과 부딪혀 골절이나 찰과상들을 입었을 것이고, 견시병같이 갑판이나 외부에 노출된 병사들은 허공으로 튕겨나갔을 것이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던 선원은 벨트 부위에 멍이 들거나 골절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합조단의 발표는 "충격으로 쓰러진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튀었다"고만 적시하고 있다. 다시 비유를 들자면 정차된 차위에 사람이 서 있다가 다른 차가 뒤에서 달려와 충돌했는데 그 사람은 차 위에 쓰러지고 길바닥에 있던 물이 튀었다는 것과 같다.

  함정이 갑자기 절단되면서 선체가 갑자기 가라앉거나 기우는 경우 선원들은 몸이 갑자기 공중에 붕 뜨는 기분이 되었다가 떨어질 것이다. 놀이기구를 타본 사람들은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반면 함정이 좌초되었다면 자동차가 이물체에 걸렸을 때와 같이 요동이 되며 선원들은 흔들림을 경험했을 것이다. 함정이 충격파를 맞았다면 선원들은 위로 튕겨 올라가며 골절상이나 찰과상을 입었을 것이다. 진실은 선원의 증언과 상태가 말해줄 것이다.

  충격파는 선원들뿐만 아니라 배 안에 있는 모든 물건들에도 공평하게 충격을 준다. 따라서 3~6m 거리에서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면 선체 부품들의 이음매, 부착물, 무기체계 들도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합동조사단이 공개한 디젤기관실에서는 이러한 충격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모든 이음매들이 깨끗하게 남아 있는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스피커까지도 붙어 있다. 자동차 사고가 났는데 운전대 옆에 붙여 놓은 내비게이션이 원상 그대로 붙어 있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  천안함 선체 내부의 디젤기관 실            ⓒ 사진 / 국방부, 글 / 프레시안, 편집 / 자주역사신보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다음의 사진 두 장이다. 선체 내부 40mm 탄약고와 76mm 탄약고 사진에서 탄약들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이 사진들은 내부 폭발설을 불식시키는 결정적 증거로 보인다. 즉 탄약이 폭발하지 않고 원상태대로 잘 보존되고 있었다는 물적 증거이므로 탄약이 내부에서 폭발한 것 아니냐는 내부폭발설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그러나 이 증거는 충격파와 일치하지 않는다. 5000psi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면 탄약들은 마구 흐트러지고 외부 손상이 있는 것이 정상적이다. 또 충격이 밑에서부터 가해졌다면 탄약이 위로 튕겨지며 윗부분이 다시 떨어지며 아랫부분에 손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두세 개의 탄약을 제외하고는 모두 멀쩡하고, 찌그러진 것도 중간 부분이다. 또 탄약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다시 비유를 들자면 마트에서 산 생수병들을 트렁크에 넣고 있다가 뒤차에 박혔는데, 트렁크를 열어보니 식수병들이 원상태대로 정렬되어 서 있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  천안함 선체 내부의 40mm 탄약고 ⓒ 사진 / 국방부, 글 / 프레시안, 편집 / 자주역사신보 
▲  천안함 선체 내부의 76mm 탄약고    ⓒ사진 / 국방부 제공, 글 / 프레시안,  편집 / 자주역사신보

  합동조사단의 이번 발표는 매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고 분석을 위해 노력한 점들이 돋보인다. 주관적 판단이나 정치적 고려가 개입할 여지를 두지 않으려 한 분석은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합조단이 결론을 내린 대로 어뢰가 폭발했다면 당연히 있어야 할 파편이 없다는 점, 버블효과로는 천안함이 잘라질 수 없다는 점(합조단은 버블효과에 따른 충격을 계산중이라고 피해 나갔다), 충격파로 생겼어야 할 흔적들이 전혀 없다는 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뢰가 근접폭발했다면 당연히 있어야 할 세 가지 효과들과 천안함의 상태는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불일치는 어뢰가 근접폭발했다는 결론의 신뢰도를 심각히 훼손한다. 합동조사단의 합리적 설명이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합동조사단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서재정 美존스홉킨스대 교수

출처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100527005949&section=05

원본 기사 보기:hinews.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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