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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법이 무시된 소수의견은 인정되지 않는다

서상문 칼럼 | 기사입력 2017/03/14 [14:54]

상식과 법이 무시된 소수의견은 인정되지 않는다

서상문 칼럼 | 입력 : 2017/03/14 [14:54]

반대의견, 다른 의견, 소수의견에 대한 포용은 민주주의를 표증하는 증좌다. 다양성과 똘레랑스의 유무를 나타내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들은 한 사회의 상식, 법률적 근거를 지닌 경우에만 인정된다.


어떤 경우든 다 포용되는 건 아니다. 보는 위치에 따라 세모, 네모로도 보이고 둥글게도 보이는 다면체에 대해 세모, 네모라느니, 둥글다느니 주장해도 그 주장들이 각기 근거가 있는 이상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지만 사슴을 말이라고 주장하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는가?


근거와 상식이 전제되지 않는 경우 반대, 다름, 소수의견은 공히 사회의 안정과 통합을 크게 훼손시키는 걸림돌이다. 이번 헌재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인용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당사자인 박근혜도 사실상 불복선언을 했다.


헌재선고 직후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6%가 탄핵결정을 “잘했다”고 답했고, 승복이 92%, 불복은 12%에 불과한 것을 보면 탄핵불복은 소수의견이다. 과연 이들의 주장은 무엇을 근거로 하고 용인될 수 있는 소수의견인가?


대통령 변호인단의 김평우 변호사는 국회탄핵가결이 의사결정에 하자가 있어 헌재가 이를 심리해선 안 되고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의 동생 근령은 “(언니가) 나라를 이완용처럼 팔아먹은 것도 아니고 적과 내통해 적화시킨 것도 아닌데 왜 탄핵이 되나”, “세종대왕도 32년이나 절대군주를 했는데 탄핵 생각도 못했다. 부당한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당의 김문수 의원은 한 푼도 돈을 받지 않았고, “재판 한 번 안 받은 대통령을 어떻게 파면시킬 수 있느냐”며 반발했고, 김진태 의원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있다고 헌법에 나와 있는데 그게 탄핵사유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지지자들 중엔 “노무현은 수백억을 해먹었는데 왜 박근혜만 탄핵하느냐”, “털어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있느냐”면서 탄핵이 잘못됐다고 목청을 높인다. 태극기집회자들은 탄핵무효, 헌재와 경찰을 박살내자고 외치고 있다. 


박근혜는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든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최후변론서를 헌재에 냈다.


2004년 5월 한나라당 대표 시절엔 자신이 주도한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기각되자 “우리 모두 헌재의 결정에 승복함으로써 헌법준수 정신이 더욱 함양되고 대한민국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보좌진이 써준 것인지 그래놓고선 이제 와서 무책임하게 지지자들에게 불복행동을 호소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모두 상식과 법적 합리성을 결하고, 누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파악이 되지 않는가하면 상식을 무시한 무지의 소치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2004년 노무현 탄핵판결문에 “국회는 폭 넓은 자율권을 가지므로 그 판단에 헌법재판소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명기돼 있어 김평우의 주장은 애시당초 억지였다.


또 나라만 팔지 않으면 무슨 죄를 짓든 상관없는가?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왕정에 견준다는 것 자체는 무식의 극치다. 자신이 직접 받지 않아도 공범에게 돈을 주도록 국가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한 공범개념도 무시한다.

 

서상문 고려대 연구교수

박근혜가 재판을 받지 않은 것은 스스로 반론기회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탄핵사유는 청와대 압수수색 거부에 있는 게 아니라 “국민신임 배반죄”로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에 있다. 남도 죄 짓는데 내가 어때서라는 심리도 있다.


이러한 판단과 언행들은 우리사회가 한 단계 격상되는 것을 막는 최대 암초다. 민주주의교육과 인성교육에서 일탈자나 낙오자가 생겨나게 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상식과 이성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 이들을 어떻게 포용해야 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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