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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기자에 망신당한 조선일보.."나랏돈 받으며 추미애 아들 인턴?"

전북현대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하는 걸 문제 삼아 황당..사무실 근무해 업무 수행 문제없다"

정현숙 | 기사입력 2020/09/10 [17:43]

'스포츠' 기자에 망신당한 조선일보.."나랏돈 받으며 추미애 아들 인턴?"

전북현대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하는 걸 문제 삼아 황당..사무실 근무해 업무 수행 문제없다"

정현숙 | 입력 : 2020/09/10 [17:43]

전북현대 "스펙이 원하는 기준을 넘어서 합격할 만한 조건을 갖춰 합격시켰을 뿐"

현직 스포츠전문 기자 조선일보 질타.."목발 짚고도 일만 잘해"

"정부 지원 인턴 사업, 능력 있다면 누구나 수혜"

10일 조선일보 단독 기사 일부

 

"대한민국 최대부수를 자랑한다던 방가 조선이 조그만한 인터넷 스포츠뉴스에 팩트체크로 처발리는게 한국 언론의 현실 방가 조선놈들은 목이 비뚤어진 썩은 생선도 월급 주면서 아깝지 않나?"-트위트리안/민주주의여 만세-

 

조선일보가 맹폭격을 당했다. 한 트윗 사용자의 짧은 메시지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 K리그1 전북현대는 1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 모 씨의 취업 특혜 의혹 조선일보 보도를 두고 가짜뉴스라는 취지로 '사실무근'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또 한 인터넷 스포츠 매체 기자는 발로 뛴 생생한 기사로 '조선일보'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단독] 60대 1 뚫고.. 추미애 아들, 나랏돈 받으며 프로축구단 인턴 중]이라는 다분히 악의적 의도가 보이는 제목으로 추 장관의 아들 서 씨가 전북 현대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 씨가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적 업무 수행이 어려울 수 있다며 채용 과정에 마치 특혜나 외압이 있는 것처럼 의문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이와 함께 야당의 허위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야당(국힘)은 '인턴 채용 과정을 정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며 "서 씨가 카투사 복무 때도 추 장관 측이 수시로 민원 전화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만큼, 채용 과정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이 국가 예산으로 취업 스펙 쌓는 모습이 청년들 눈에 어떻게 비치겠느냐며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청탁 또한 프로스포츠계 취직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가 아니었느냐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했다"라고 이미 허위로 드러난 사실을 왜곡했다.

 

서 씨를 인턴으로 채용한 전북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본질은 채용 과정인 것 같다. 특혜는 없었다"라며 "정상적으로 모집 공고를 내고 채용했다. 지원 서류를 이메일로 접수해서 근거도 남아 있다. 서류에 가족 관계는 일절 포함되지 않았고, 서 씨가 출근하고 나서야 (추 장관의 아들인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전북현대 측은 “지금도 서 씨는 잘 근무하고 있다. 스펙이 우리가 원하는 기준을 넘어섰으면 넘어섰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영어도 잘하고 스포츠 매니지먼트도 전공했는데 안 뽑을 이유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고위 관계자는 서 씨가 합격할 만한 조건을 갖춰 합격시켰을 뿐이라며 "스포츠매니지먼트를 공부했고,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마케팅 회사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영어 능력이 출중하다. 이런 사람이 프로 구단에서 일하는 것이 문제가 되나?"라고 도리어 물었다.

 

서 씨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프로스포츠 인턴십 프로그램'에 합격해 지난 2월부터 전북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8년 4월 시작돼 '프로스포츠 분야에 종사하기 원하는 인재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규직 전환은 확정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전북 구단은 2018년부터 매년 인턴을 선발해서 활용했지만, 아직까지 정규직으로 전환된 적은 없다. 근무 역량과 태도를 보고 정규직 전환도 가능하지만, 어디까지나 구단에 선발할 계획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라고 했다.

 

또한 (서 씨가) 무릎이 아픈 것은 업무 수행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하는 걸 문제 삼으니 황당하다.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어 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프로구단 사례를 보면 외상을 입었거나 투병 중인 직원이 큰 문제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잦다.

 

한 인터넷 스포츠 매체의 기자도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즉각 반박기사를 냈다. '스포츠니어스' 김현회 기자는 [추미애 장관 아들, 전북현대 인턴이 문제 없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추 장관 아들 서 씨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팬으로, 현지에 스포츠 마케팅 유학을 떠나기도 했던 서 씨에게는 ‘맞춤형 스펙’인 셈이라며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서 씨는 현재 전북현대에서 유소년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기자는 그런데 조선일보는 서 씨가 큰 특혜를 받는 것처럼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김 기자는 자신이 직접 발로 뛴 취재 결과를 공개했다. 김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무릎이 아픈 이들도, 스포츠를 전공한 평범한 젊은 이들도 K리그 구단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김 기자는 "마치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아픈 이가 나랏돈을 받으며 특혜를 입고 있다고 비춰져서는 곤란하다"라며 K리그에서 서 씨와 비슷한 사례가 많았다는 걸 취재를 통해 전달했다. 또한 ‘조선일보’의 보도 중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점도 공개했다. 다음은 김 기자가 들어본 K리그 관계자들의 실사례다.

 

A 씨는 지난 해 한 수도권 구단에 입사했다. A 씨는 입사 직전 축구를 하다가 십자인대가 파열됐지만 구단에서는 이 사실을 접한 뒤에도 “업무 수행에는 큰 무리가 없으니 예정대로 출근하라”고 했다. A 씨는 목발을 짚고 출퇴근했다. 입사 이후에도 한 번 더 수술대에 올랐지만 근무를 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목발을 짚고 석 달가량 생활하는 동안 문제가 될 만한 일은 딱히 없었다. A 씨는 “아무래도 목발을 이용하다보니 이동이 다소 불편하긴 했지만 우리의 업무는 몸을 쓰는 게 아니라 사무직이다”라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십자인대가 파열된 상황에서 재직 중 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이도 이렇게 큰 무리 없이 정상적으로 근무했다. 따러서 군 복무 전 무릎을 다쳤지만 이후 수술대에 올라 2016년 카투사에 입대한 뒤 만기전역한 서 씨가 프로축구단에서 일하는 건 문제 삼을 만한 일은 아니다. A 씨는 수술 후 1년이 지난 현재 정상적으로 홍보마케팅팀 업무를 수행 중이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내용이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다. 조선일보는 “서 씨가 현재 전북현대에서 유소년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전북현대 관계자는 “서 씨는 유소년 마케팅 업무 담당이 아니다”라면서 “구단의 전반적인 업무를 다 하고 있다. 홈 경기가 열리면 홈 경기 운영에 참여하고 마케팅 부서에서 필요하면 그쪽에 가서 일을 한다"라고 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서 씨의 인턴 근무에 대해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인턴십 프로그램’이나 ‘나랏돈’이라는 표현을 썼다. 마치 서 씨가 정부의 특혜를 받고 있다는 뉘앙스였다. 하지만 현재 문체부의 프로스포츠 인턴십을 통해 프로스포츠 구단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무려 83명에 달한다. 한 지방 구단에서 일하고 있는 C 씨도 같은 사례다. C 씨는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 축구단에서도 인턴으로 일했다. 

 

C 씨는 “오늘 뉴스(조선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내가 K리그에서 서 씨와 같은 인턴 자격으로 일하고 있는데 사실 이게 별 게 없다. 구단 지원 공고를 보고 지원한 뒤 구단과 면접을 보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채용 공고 하단에 ‘어디어디에서 지원받은 공고입니다’라는 글귀 정도만 있었지 다른 인턴십과 크게 다를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구단하고만 소통하지 정부하고는 소통할 일이 없다"라며 "우리 구단에는 이 인턴 자격으로 우리 부서에만 무려 8명 이상이 근무 중이다. 다른 부서까지 더 확대하면 아마도 10명이 넘을 수도 있다. 다른 구단들도 이런 인턴이 1~2명은 다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나도 뭔가 특혜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는데 우리 부모님은 장관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일을 하고 계신다”라고 덧붙였다.

 

김 기자는 마지막에 " ‘나랏돈’이라는 자극적인 보도로 평범한 일을 마치 특혜인 것처럼 표현해서는 안 된다"라며 "어떤 구단에서는 10여명 가까운 젊은 이들을 ‘나랏돈’으로 채용했다. 전국 프로스포츠 구단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일하는 83명을 특혜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영어에 능하고 스포츠 분야를 전공한 이가 정부 지원으로 프로스포츠 구단에서 일하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고 조선일보의 보도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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