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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당 갈등은 내홍이 아니라 내전!

유영안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08/19 [11:24]

국당 갈등은 내홍이 아니라 내전!

유영안 논설위원 | 입력 : 2021/08/19 [11:24]

 

국당의 갈등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이준석과 윤석열과의 갈등으로 시작된 이른바 ‘이-윤’ 갈등이 당 지도부는 물론 대선 후보들에게까지 번져 누구 말마따나 ‘콩가루 집안’이 되어가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있을 수 있는 내홍 같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권력 분점을 위한 내전으로, 이것이 계속될 경우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국당 갈등의 중심엔 언제나 윤석열이 있다. 이준석이 ‘8월 경선 버스 출발’로 압박해 윤석열을 입당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입당의 의도가 서로 달라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이준석이 윤석열의 입당을 촉구한 것은 윤석열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일단 국당에 입당시켜 놓으면 자신이 조종할 수 있다는 자심감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심 유승민을 대통령감으로 믿고 있는 이준석으로선 윤석열이 장애물이었던 것이다.

 

한편 윤석열은 잦은 실언과 무지로 지지율이 폭락하고 가족 비리 의혹으로 점점 코너에 몰리자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국당에 입당한 것인데, 이것 자체가 패착이었던 셈이다. 김종인도 그 점을 지적했다.

 

윤석열은 애초에 11월까지 국당에 입당하지 않고 외연 확장을 한 다음에 국당 후보와 최종 단일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갖 실언과 무지가 드러나고 장모가 법정 구속되자 매우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다 이준석은 “윤석열이 입당하든 말든 8월 경선 버스는 출발한다”라고 은근히 윤석열을 압박했다. 그러자 윤석열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국당에 전격 입당했는데, 하필 이준석이 지방에 내려가 있는 사이라 갈등이 시작되었다.

 

이준석은 윤석열이 자신이 없는 사이에 입당한 것에 매우 불만을 가지고 있었으며, 마음속으로 “어디 두고 보자”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30대에 당 대표가 된 이준석은 말싸움에서 누구에게 지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누가 자신을 공격하면 반드시 두 배로 돌려주는 성향이 있다.

 

윤석열은 윤석열대로 평생 검사만 해 누구에게 굴복해본 적이 없다. 심지어 청와대까지 압수수색을 한 윤석열이고 보면 이준석 따위는 ‘애송이’로 보였을 것이다. “감히 네가 날?” 하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겉으로는 자존심 싸움으로 보이는 ‘이-윤’ 갈등은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결국 권력다툼이다. 대선은 후보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그 후보를 돕는 참모들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후보가 참모들의 얘기를 듣지 않으면 선거는 물건너 가기 때문이다.

 

윤석열 측에서 이준석의 ‘탄핵’을 꺼냈을 때, 그게 우연히 나온 말일까? 윤석열 캠프는 이미 이준석이 윤석열 편이 아니며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탄핵’이란 자극적인 말을 꺼내 이준석을 묶어 두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준석이 했다는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라는 말도 공개된 것이다. 그 동영상을 곽상도가 발견해 제공했다는데 웃기지 않은가?

 

하지만 누구에게 지고는 못 사는 이준석이 탄핵이란 말에 굴복하겠는가? 그 과정에서 이준석이 우군으로 믿은 원희룡에게 전화해 문제의 “저거는 곧 정리된다.”는 발언을 한 것 같다. 하지만 문맥으로만 보면 그 ‘정리’는 갈등 상황의 정리이지, 윤석열의 정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의 말마따나 당 대표가 어떻게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를 정리할 수 있다는 말인가?

 

결국 ‘정리 발언’은 존재감이 미미해진 원희룡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터트린 일명 ‘도토리 반란’이다. 원희룡은 그 전에도 윤석열 캠프가 자신에게 봉사활동에 가지 말자고 제의했다고 폭로한바 있다.  

 

그렇다면 사적 대화를 폭로한 원희룡은 국당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아니다, 하태경의 말마따나 후보를 사퇴해야 할 배신행위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사적 대화까지 공개하는 것은 국당 지지자들에게도 부정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원희룡은 너무 가볍다. 그래서 ‘도토리 반란’이란 말이 회자되는 것이다.

 

필자가 현재 국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내홍이 아니라, 내전이라고 명명한 것은 이게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내부엔 차기 자자체장 공천, 나아가 총선 공천 문제까지 연루되어 있다.

 

현재 국당엔 윤석열을 지지하는 파, 홍준표를 지지하는 파, 유승민을 지지하는 파, 최재형을 지지하는 파로 갈라져 있는데, 원희룡은 그 4강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제주도 지사직을 던지고 대선에 출마한 원희룡으로선 자신이 국당 내 4강에도 들지 못한 것이 매우 서운했을 것이다. 방법은 하나,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것인데, 그게 오히려 원희룡의 가치를 더 추락시킬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당 누구도 원희룡과 대화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결국 원희룡은 꿩 잡으려다 자신의 발톱만 다친 셈이 되었다.

 

정치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으론 올바른 분석을 할 수 없다. 항상 그 이면엔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전 가지고 그 난리를 펴던 최재형이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을 버리고 국당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것을 보라.

 

필자는 최재형이 원전 감사를 할 때 이미 짐작했다. 저 양반 무슨 꿈을 꾸고 있구나, 하고 말이다. 원전은 경제성보다 안전성이 더 중요한데도 경제성 문제만 언급한 감사원 보고서는 이미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그 원전 감사 보고서가 윤석열의 검찰에 넘겨져 압수수색까지 하게 한 것은 이미 두 사람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공조했다는 뜻이며, 그것은 현실로 나타났다. 그것이 표면과 이면이 다른 정치의 모습니다.

 

작금의 ‘이-윤’ 갈등도 감정싸움을 가장한 권력 다툼이다. 권력 다툼은 후보끼리 하는 게 아니라, 캠프에 있는 주요 참모들이 한다. 누가 나의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을 것인가, 이게 그 참모들이 충성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기준이다.

 

황교익 가지고 보은인사니 뭐니 하는 수구들은 나중에 선거 때 참모를 했던 사람들을 장관, 공기관장으로 대거 임명할 것이다. 공천은 그들의 밥그릇으로, 줄서기의 목적이 거기에 있다.

 

가짜 수산업자 사건이 왜 터졌다고 보는가? 거기에도 권력 싸움이 내재되어 있다면 억지 상상일까? 아니다, 정치가들은 후보를 쳐서 공격하는 게 아니라, 그 측근을 쳐서 후보를 죽이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국정 농단 사건도 그 범주에 있다. 자신들의 주군이 두 명이나 감옥에 갔는데도 권력 싸움만 하고 있는 국당은 내년에도 야당만 할 것이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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