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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 옥죄는 尹 정부'..언론자유 위기와 민주주의 퇴행의 조짐들

[민언련 언론포커스] 언론·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지표

송경재 민언련 정책위원 | 기사입력 2022/10/19 [17:51]

'표현 옥죄는 尹 정부'..언론자유 위기와 민주주의 퇴행의 조짐들

[민언련 언론포커스] 언론·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지표

송경재 민언련 정책위원 | 입력 : 2022/10/19 [17:51]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 카툰 ‘윤석열차’ 논란에 대해 정부가 ‘엄중 경고’를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뒤늦게 커뮤니티 등을 통해 풍자 카툰 '윤석열차'가 알려지자 풍자 카툰 선정에 대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책임을 묻는 문체부의 보도자료

 

집권 7개월 차를 맞는 윤석열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집권 초부터 연이은 구설수에 이어 청와대 이전, 수해 대응, 외교 논란에 현 정부를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도, 지지한 유권자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이런 실망감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강행으로 곤욕을 치른 이명박 정부 이래 최저 국정운영 지지율에서 나타난다.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가장 우려스런 대목은 윤석열 정부 아래서의 언론자유 위기 징후다. 무엇보다 자유의 가치를 중요시하며 대통령 취임사와 광복절 기념사, UN 총회 연설에서 ‘자유’를 강조한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중요한 자유권인 ‘언론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언론자유 훼손의 위험한 조짐들

 

첫째, 윤석열 정부 취임 초기부터 친언론 행보로 자찬한 ‘도어 스테핑(door-stepping 공개된 장소에서의 약식회견)’은 용두사미가 되었다. 초기 신선한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해 가고 있다.

 

무엇보다 자유롭게 기자들과 소통하며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도어 스테핑은 보여주기 행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통령이 대답하기 싫은 민감한 정치 질문은 지나치고, 자신이 해야 할 이야기만 장황하게 설명한다.

 

이른바 ‘선택적 회견’이란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아직 정치 화법에 둔감한 대통령의 실언까지 나오는 바람에 도어 스테핑은 취지를 잃고 질문과 토론은 사라지고 일방향적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공간이 되었다.

 

둘째, 더 위험한 언론자유 훼손의 징후는 정치적 쟁점에 대한 특정 언론 좌표찍기다. 해외 순방에서 발생한 대통령 자신의 발언 책임을 언론에 돌리고, 오히려 국익을 훼손한 가짜뉴스라고 연일 책임 추궁하고 있다.

 

욕설 발언으로 의심되는 ‘이○○’, ‘바이든 또는 날리면’이라는 발언을 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대통령 자신이다. 해명할 당사자도 대통령이고 책임도 대통령에게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고, 대통령실과 여당인 국민의힘은 첫 보도를 한 MBC에 가짜뉴스 책임을 묻고 항의 방문과 검찰 고발 등을 진행했다. 이미 국내외 100여 개가 넘는 언론사가 기사화했고 모든 국민이 아는 뉴스다.

 

국제적인 예의나 어법에 벗어난 문제가 많은 발언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둘러싼 권력 주변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면 되고, 오해가 있다면 국민에게 설명하면 되는데, 이를 특정 언론사를 지명하여 책임논쟁까지 벌이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토마토가 10월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 욕설 파문에 대한 MBC 책임론은 국민 63.6%가 언론탄압으로 보고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오죽했으면 친정부적인 인사들도 전후관계가 틀린 언론 대응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셋째, 그 뒤를 이은 “윤석열차” 사건은 더욱 심각하다. 제23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 예산으로 진행된 전시회인데 규정을 어겼다며,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엄중 경고와 조치를 하겠다고 두 차례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이 사건이 불거지자마자 정치권과 언론계, 예술계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치인에 대한 풍자는 제작진의 권리라는 취지로 말하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적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풍자만화도 마음대로 그리지 못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퇴행시킬 수 있는 심각한 징후다.

 

여기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나 경영진 교체 움직임 등은 예외로 하더라도, 윤석열 정부의 언론자유 훼손 조짐은 간단히 볼 사안이 아니다. 언론자유 훼손은 언론의 권력감시 기능 약화와 민주주의 자체의 위기로 연결되는 심각한 사안임에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정치적 공세만 거듭하고 있다.

 

책임 넘기기와 이분법적 사고의 한계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언론자유 문제를 대통령실이나 여당이 지나치게 진영논리나 이념논쟁, 권력투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심지어 대통령실과 여당의 잘못을 언론 탓으로 돌리기까지 한다.

 

일부 정치적 반대 세력으로부터 음해(?) 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주고 있다. 지나친 책임 떠넘기기와 함께 정치를 편가르기와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20세기 민주주의 국가의 모범이라고 했던 미국의 민주주의가 극단주의와 양극화, 가짜뉴스로 인해 퇴행(backsliding)하고 있는 것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민주주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한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보도하는 곳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언론·표현의 자유를 왜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삼는지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이제 7개월이 지난 정부의 언론·표현의 자유에 대한 훼손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심각한 경고등이다.

 

※ '민언련 언론포커스'는 언론계 이슈에 대한 현실진단과 언론 정책의 방향성을 모색해보는 글입니다. 언론 관련 이슈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토론할 목적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기명 칼럼으로,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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