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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범죄자 출소 후 거주지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 발의

윤재식 기자 | 기사입력 2022/11/08 [12:39]

아동성범죄자 출소 후 거주지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 발의

윤재식 기자 | 입력 : 2022/11/08 [12:39]

[국회=윤재식 기자] “거세해라” “참교육 해줄게” “야 이 xxx

 

지난 2020121212년 전 한 초등학교 여학생을 무참히 성폭행하고 끔찍한 상해를 입힌 남성이 출소하던 날 그가 앞으로 살아가겠다고 한 거주지는 난리가 났었다.

 

▲ 지난 2020년 12월12일 형기를 마치고 우리 사회로 돌아온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윤재식 기자

 

딸을 가진 챔피언 출신의 현역 격투선수를 포함해 출소 전부터 온라인상으로 그를 응징하겠다고 벼르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출소하던 교도소부터 거주지까지 따라오면서 크고 작은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앞으로 계속해 그와 함께 살아가야 할 인근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그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당했던 피해자는 이미 성인이 됐을 만큼 시간이 지났지만 그가 출소 후 다시 같은 지역으로 돌아온다고 하자 가족들과 함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버렸다.

 

경찰은 그자에게 앞으로 7년간 전자발찌를 차고 전담 보호관찰관이 24시간 11 밀착감시를 받게 될 것이며 그의 거주지 출입구가 보이는 곳에 방범 초소를 설치해 24시간 운영, 주거지 인근에 방범용 CCTV 15대를 추가 설치, 신규 채용한 무도 실무관을 포함한 12명이 24시간 인근 주민들 불안해소를 위해 순찰을 돌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후 좋은 선생님이 가르친다고 소문나 인기 있던 인근 어린이집의 원생들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자식이 있는 가정은 대부분 떠나버려 평소 뒷산에서 산책하며 뛰놀던 아이들의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있다고 주민들은 아쉬워했다.

 

미성년자 성범죄자 한 명이 지역사회를 분위기를 송두리째 바꿔버린 것이다. 그 범죄자는 바로  200812월 안산의 한 교회 앞에서 당시 초등학생이던 여자 어린이를 납치해 끔찍한 성폭행을 저질러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할 중상을 입혀 악명을 떨친 조두순이다.

 

한국 형사 법무 정책연구원이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성범죄자의 50%, 청소년 성범죄자의 16.3%가 거주지 혹은 거주지 인근에서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런 미성년 성범죄자는 심리적으로 친숙한 장소를 범행 장소로 선택한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밀도가 높아 범죄자들이 출소 후 거주 지역과 유치원, 어린이집 및 초중고교 등 미성년자 교육기관 반경이 겹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조두순 같은 성범죄자들이 다시 익숙한 장소로 돌아가게 된다면 또 다시 미성년자 성범죄를 일으킬 확률은 높아지게 된다.

 

국회에서도 조두순 출소 당시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발의한 ‘13세 미만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죄의 종신형 선고에 관한 특별법등 이른바 조두순 방지법72건이나 발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논의도 되지 못하고 자동폐기됐다.

 

지난 20211월에도 조두순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재범 방지 및 사회 복귀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지만 아직도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0년도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신상정보 등록 처분을 받은 범죄자의 판결문을 기초로 작성되어 2022년 발표된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성범죄 피해를 입은 아동 청소년은 3397명에 달한다. 이는 하루 평균 9명의 아동 청소년이 성범죄 관련 피해를 당한다는 말이다.

 

피해자 중 28.2%13세 미만이었으며 성폭력 가해자는 가족을 포함한 아는 사람이 66.4%로 가장 높았고, 전혀 모르는 사람도 30.1%나 됐다.

 

이런 가운데 제2의 조두순이라고 불렸던 또 다른 미성년성범죄자 김근식, 박병화 등의 출소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들이 거주하려는 지역에서 큰 반발이 일어나는 등 조두순의 악몽은 계속되고 있다.

 

다행히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김근식의 경우 출소 하루 앞두고 또 다른 사건으로 인해 다시 구속됐지만 여성 10명을 연쇄 성폭행한 박병화의 경우 거주지인 화성시 봉담읍 같은 경우 그의 거주지 반경 1km 내에 아동시설과 초중고 및 대학까지 교육기관이 밀집해 있어 지역민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에 흉악범이 만기 출소 이후 또다시 일정기간 법무부 산하 수용시설에 일정 기간 재격리 해야 한다는 보호수용 제도와 인구밀집지역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는 거주지제한 제도등이 논의되고 있다.

 

보호수용 제도같은 경우 2011년부터 논의됐지만 헌법의 이중처벌 금지 위반에 저촉되고 형기를 채우고도 또다시 형을 받는 이중처벌이라는 의견이 있어 사실상 실현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거주지제한 제도가 더 현실적이며 이에 대한 법적근거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미국 같은 경우 38개 이상 주에서 성범죄자들에 거주제한을 두고 있으며 아동 성범죄자의 경우 중죄로 분류시켜 최소 25년 징역으로 사회와 격리 시키고 석방 후에도 교육·보육시설과 공원 등이 위치한 곳에서 304.8m (1000피트) 이내는 주거 제한을 두는 제시카법(Jessica Lunsford Act)을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는 성범죄자에 대한 거주지 제한 정책이 시행된 이듬해인 2007년부터 인구 밀집 지역을 피해 거주할 수밖에 없는 성범죄자들이 모여 만든 팰리스 모빌 홈파크라는 성범죄자 집단 거주지가 만들어지는 등 실효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김민철 의원이 지난 4일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김민철 의원실 제공

 

지난 4일 국회에서도 이런 미국의 제시카법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제시카법인 보호관찰 등에 고나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더불어민주당 김민철 국회의원으로부터 발의됐다.

 

해당 법안은 아동성범죄자가 출소 후 갱생보호시설에 거주를 희망할 때 주변에 학교 등 어린이 보호시설이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거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이런 현행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출소한 갱생보호 대상자가 아동성범죄자인 경우 갱생보호시설이 원칙적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거리 이내에 위치하지 않도록 하여 다른 시설에 거주토록 하는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해 재범을 방지하고 지역주민과 아동의 안전을 보장하려 한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현행법에서는 출소한 갱생보호 대상자와 관계 기관은 보호관찰소의 장, 갱생보호사업 허가를 받은 자 또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 갱생보호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신청을 받은 자는 지체 없이 보호가 필요한지 결정하고 보호하기로 한 경우 그 방법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등 성범죄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역사회나 피해자에 대한 안전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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