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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 박희영 구청장, CCTV 보니.."밤샘근무" 거짓

'참사 이전 두 차례' 순찰도 거짓.."퀴논길도 안가고 현장 점검도 안해"

정현숙 | 기사입력 2022/11/10 [15:35]

"할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 박희영 구청장, CCTV 보니.."밤샘근무" 거짓

'참사 이전 두 차례' 순찰도 거짓.."퀴논길도 안가고 현장 점검도 안해"

정현숙 | 입력 : 2022/11/10 [15:35]

 소방·의료 당국 “영안실 섭외” 수차례 요구에도 용산구 ‘무대응’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라고 호언했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거짓 행적이 드러났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현재 박 구청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돼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10일 '서울경제'는 박 구청장 자택 인근에 위치한 다수의 CCTV를 확보해 박 구청장의 행적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박 구청장은 지역 축제가 열리는 의령군에서 복귀한 뒤 이태원 메인거리 인근인 '퀴논길'에서 내렸고, 현장을 둘러본 뒤 별다른 문제가 보이지 않아 귀가했다고 밝혔다. 또 귀가 이후 한번 더 퀴논거리 일대를 살폈다면서 2차례 순찰을 강조했다. 박 구청장이 밝힌 시각은 29일 오후 8시 20분과 9시 30분이다.

하지만 박 구청장이 순찰했다는 ‘8시 20분 순찰’은 단순 귀갓길로 드러났다. 박 구청장의 자택은 퀴논 길에서 1분 내외에 위치해 있다. 참사가 발생한 29일 오전 경남 의령군을 방문한 박 구청장은 당일 오후 8시 20분경 이태원 ‘앤틱 가구 거리’에 도착했고, 곧장 집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된다. 박 구청장이 집 바로 앞 CCTV에 모습을 드러낸 시간 역시 오후 8시 22분이다.

 

오후 8시 20분쯤 집으로 돌아온 박 구청장은 두 번째 순찰도 실행하지 않았다. CCTV 확인 결과 박 구청장은 이후 자신의 자택 밖 어느 곳으로도 나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구청장 측은 오후 9시 30분 순찰을 했다는 초기 주장에 대해 “기억에 혼선이 있었다”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또한 박 구청장은 당시 의령군의 초청을 받아 방문했다고 말해왔으나 정작 축제장에는 가지 않아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용산구청 일부 직원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지난달 30일 새벽 3시 직원의 50%에게 동원 명령을 하달하고 오전 7시 30분까지도 다목적 체육관의 소독을 지시하는 등 사고 수습을 위해 잠도 자지 않고 근무했다는 설명이다. 용산구청의 한 직원은 “아침에는 전 직원이 출근해 사고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때”라며 “용산구청장이 퇴근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침까지 지휘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경제가 입수한 CCTV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30일 오전 5시 38분 귀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소방 무전기록에 따르면 박 구청장이 퇴근했을 시간은 초대형 재난에 발령되는 최고 수위 소방대응 3단계가 유지되고 있던 상태로 현장에서는 소방대원들이 구조 활동에 여념이 없을때다. 

 

그런데도 귀가한 박 구청장은 사고 대응을 위해 잇달아 열리던 상황판단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소방은 참사가 발생한 29일 저녁부터 30일 오전 6시 35분까지 상황판단회의를 6차례 열었다. 2차 상황회의에는 소방 지휘부 및 서울시 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는 30일 아침까지 계속됐지만 구청장은 단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CCTV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귀가한 지 약 3시간이나 지난 30일 오전 8시 49분 보좌관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함께 집을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참사 희생자들 주검 방치한 용산구

 

한편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사망자를 이송할 영안실 현황을 파악해달라”는 소방·의료 당국의 수차례 요구에도, 영안실 섭외 등 사망자 관리 의무가 있는 용산구가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구의 무대응 탓에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인 순천향대병원에는 70여구의 주검이 몰리고, 갈 곳 없는 주검들은 다음날 아침까지 병원을 찾아 헤매야 했다고 10일 한겨레가 보도했다.

언론에는 나오지 않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모습. SNS


전날 김원이·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29~30일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상황실 상황일지’와 ‘용산보건소 상황일지’를 종합하면, 응급의료상황실과 소방당국은 수차례 용산보건소에 장례식장 현황 파악을 요청했지만, 사고 발생 5시간이 넘도록 안치실을 확보하지 못했다.

 

재난 상황에서 현장 사망자 규모 파악과 영안실 섭외 등 사망자 관리는 관할 지자체(용산구청)와 보건소장 책임이다. 용산보건소 상황일지를 보면, 용산소방서는 30일 오전 12시40분 처음으로 “다수의 사망 추정자 이송가능 병원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사이 사망자를 옮길 영안실을 찾지 못한 구급대는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병원에 몰렸다. 30일 소방 당국의 무전 기록을 보면, 오전 1시께 “지금 순천향대병원인데 구급차가 포화상태다. 들어올 자리가 없다” “순천향대병원에 구급차가 30대가 넘는다”는 구급대원들 무전이 빗발친다. 이날 오전2시10분까지 순천향대병원에 임시 안치된 사망자는 사고 현장에서 심정지 된 76명, 응급실에서 치료 중 사망한 3명 등 79명에 달했다.

 

용산보건소는 끝내 안치실을 마련하지 못했다. 용산보건소는 대형병원 관계자와 의료·소방 당국이 모인 ‘모바일 상황실’에 두 차례 “(병원별) 영안실 현황을 알려달라”는 메시지를 올렸을 뿐이다.

 

순천향대병원 영안실 복도와 원효로 다목적 체육관 등에 방치됐던 주검들은 오전 4시48분께야 119 구급차로 분산 이송되기 시작했다. 소방 무전기록을 보면, 주검 이송은 30일 오전 8시40분께 완료된다. 영안실 섭외와 사망자 현황 파악이 늦어지면서, 당시 실종자 가족들은 30일 낮까지 가족들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해 애를 태워야했다.

 

용산보건소는 이에 대해 “모바일 상황실에 영안실 파악을 위하여 자료를 요청했지만 회신받을 겨를도 없이, ‘임시영안소를 운영하라’는 서울시 요청이 있었다. 긴급하게 다목적체육관(용산구 원효로)을 임시영안소로 지정해 (일부) 사망자를 이송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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