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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위패 놓인 '진짜 시민분향소'.."어머니는 이렇게 투사가 되었다"

희생자 이지한씨 어머니 “49일이 되는 16일까지 대통령은 진정된 사과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용서받을 기회는 없을 것”

정현숙 | 기사입력 2022/12/15 [15:55]

영정·위패 놓인 '진짜 시민분향소'.."어머니는 이렇게 투사가 되었다"

희생자 이지한씨 어머니 “49일이 되는 16일까지 대통령은 진정된 사과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용서받을 기회는 없을 것”

정현숙 | 입력 : 2022/12/15 [15:55]

     윤석열지지자 김상진 2차성 가해..“뭘 더 해달란 것이냐” 막말에 "윤석열 잘한다" 현수막

 

한파와 폭설이 몰아친 15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시스/ 한겨레

 

15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앞 이태원광장에 차려진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에는 한파와 폭설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사 47일 만인 전날 저녁에서야 영정과 위패가 있는 제대로 된 분향소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 시민분향소는 앞서 관에서 만든 분향소와는 달리 ‘사고 사망자’가 아닌 ‘참사 희생자’로 명명됐다. 98명의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했고 2차가해를 우려한 일부 유족은 희생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14일 저년 5시경 영하 10도까지 뚝 떨어진 혹한을 뚫고 시민분향소에 참석한 희생자들의 부모들은 자식들의 사진을 보고 이름을 외치면서 그동안 '관제애도'에 억눌렸던 뜨거운 불덩이를 토해 내며 오열했다.

 

희생자 이지한씨의 아버지이자 협의회 대표인 이종철씨는 "이제야 아이들이 여러분을 만나게 됐다. 아이들 이름과 영정이 국민들에게 공개되는 건 패륜이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정부에서 유가족과 슬픔을 국민과 나누게 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울먹이면서 자리를 함께한 자원봉사자와 시민단체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는 정부를 향해 금요일인 16일까지 대통령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조씨는 가까스로 울음을 삼키면서 “눈물 하나 흘리지 않는 당신들은 사람이 맞냐”라며 “어찌하여 유가족들에게 칼을 들이대는 것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조씨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희생자들의) 49일이 되는 16일까지 대통령은 진정된 사과를 해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용서받을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오늘로 당신들에 대한 존대는 끝입니다. 윤석열, 한덕수, 이상민 왜 아직도 그 자리에 있습니까? 금요일까지 와서 머리 숙이고 사과하십시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윤석열) 당신 하나 물러나게 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금요일까지 오지 않으면 당신은 그 자리를 못 지킬 겁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참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구요? 다 자식을 가진 부모들이기 때문입니다"라며 대통령과 참사 책임자들을 압박했다.

 

14일 녹사평역 3번 출구 앞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에서 희생자 이지한씨 부모와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그는 "금요일을 넘기면 절대로 티끌만치도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행동할 것입니다"라며 "지한이 엄마가 1번이 되어 당신의 자리를 위협할 것입니다. 오늘의 분노를 참지 않을 것입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 생명과 같은 자식입니다."라고 절규했다.

 

조씨는 또 "당신들이 우리를 적으로 대하면 우리도 적으로 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라며 "TV에 나와서 떠들지 마십시오. 유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십시오. 이것이 당신들에게 하는 마지막 충고입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할지 두고 보십시오. 그런 식으로 나가면 나도 그런 식으로 나가겠습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배우 이지한의 엄마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외치면서 목이 멨다.

 

아울러 "기다리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날이 지나면 당신의 자리는 위태롭습니다. 윤석열을 용서하지 마십시오.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하는 내내 눈물을 흘리면서도, 생떼같이 젊디젊은 아들을 잃은 어머니로서의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성용 신부는 조씨의 인터뷰 방송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너무나 선량한 보통사람. 어머니는 이렇게 투사가 되었다"라며 "함께 가야한다. 함께 해야한다. 내 주위의 가장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라고 적었다.

 

유가족 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49일째인 오는 16일 오후 6시 시민추모제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를 녹사평역 3번 출구 들머리에서 연다. 

 

한편 '신자유연대' 김상진씨 등은 애끓는 유족의 오열 앞에서도 막말로 2차가해를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윤석열 잘한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유족들을 향해 “정치선동 물러가라” “뭘 더 해달란 것이냐” "사과했으면 됐지, 물러나라"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윤석열 지지자 김상진과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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