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웃기는 대통령과 웃기는 軍..어디까지 더 삽질을 할지"군과 대통령실 경호처..'용산은 절대 뚫리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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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
참 웃기는 사람들이네
아침 신문의 한 기사를 보면서 뜨거운 것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온다. 지난번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의 비행금지구역을 통과했다”는 민주당의 김병주 의원의 주장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반발했던 군이 뒤늦게 이를 시인했다는 소식이다.
합참의 전비태세 검열실이 무인기의 항적과 데이터를 정밀분석해서 나온 결과다. 당시 군과 대통령실 경호처는 용산 일대는 첨단 레이더와 방호 장비가 갖춰져 있어 “무인기가 침범하면 탐지될 수밖에 없다”며 “용산은 절대 뚫리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게 뭘 말하는가. 지난달 26일 무인기가 다녀간 후 열흘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머리 위가 뚫린 줄도 모르고 있었다는 뜻이다. 군과 경호처는 무인기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자산들의 위신을 방어하느라고 거짓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는 이야기다.
저런 자들이 북한에 뭘 단호하게 대응한다, 응징보복한다, 압도적인 전쟁을 준비한다고 떠벌리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다 집어치우고 네 몸이나 잘 건사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더 심각한 일도 있다. 윤 대통령이 “우리 무인기를 북한에 침투시키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보도다. 북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려면 이는 엄연히 정전협정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유엔사령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동맹국을 대놓고 무시하고 우리도 정전협정을 위반했으니 미국이 경악함은 물론이고 유엔 안보리에 북한의 국제법과 유엔헌장 위반을 제소할 수도 없게 되어 버렸다.
우리의 무인기 대응 작전은 군사 지도자가 판단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직접 작전을 지시하고 국제법과 정전협정을 의도적으로 위반했다고 공식화하는 걸 보면 저자들이 제정신인지도 의심스럽다.
즉 이 사건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쌍방과실로 귀착되는 황당한 결과로 이어진 거다.
북한의 영공 유린을 규탄하는 정부 입장이나 성명이 발표된 적도 없고 우리도 똑같은 군사적 대응을 하느라고 외교부와 통일부는 유엔과 북한을 상대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하지 않은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정전협정 유지와 관리에 극도로 민감한 유엔사령부를 무시한 결과는 무엇인가. 최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긴급히 본국에 호출되어 갔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 배경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아마도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놓고 자신들을 무시하는 데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대한민국이 “압도적이고 우월적인 전쟁”을 외치는 충동적인 지도자와 함께 유엔의 권위를 무시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데 적잖이 당황스러운 거다.대한민국을 위험 국가로 보는 것 아닌지, 의문스럽다.
하기는 마치 미국의 핵무기가 제 것인 양 미국과 핵전쟁을 공동으로 기획하고,핵전쟁 모의연습까지 하겠다는 한국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에 거의 기절할 판이니 윤 대통령의 좌충우돌 행보가 이해 못할 바도 아니지만 말이다.
웃기는 대통령과 웃기는 군이다. 어디까지 더 삽질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