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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조용한 내조’ 파기..해명·사과 없는 권력의 오만

"대구 서문시장 찾아 정치인을 방불케 하는 행보..주가조작 의혹 철저한 수사로 논란 고리 끊어야"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23/02/04 [16:32]

김건희 ‘조용한 내조’ 파기..해명·사과 없는 권력의 오만

"대구 서문시장 찾아 정치인을 방불케 하는 행보..주가조작 의혹 철저한 수사로 논란 고리 끊어야"

서울의소리 | 입력 : 2023/02/04 [16:32]

"2월10일 주가조작 공범들 1심 선고..‘김건희 의혹’ 분기점 될까"

 

[논썰] “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유튜브 '한겨레tv' 갈무리


'한겨레' 손원제 논설위원 <“영부인 놀이” 비판 나오는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기사 전재

김건희 여사의 떠들썩한 공개 행보가 재연되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패션과 내조 행보 등을 소재로 ‘이미지 메이킹’ 의도가 뚜렷한 언론 플레이를 펼친 바 있습니다. 애초 ‘조용한 내조’를 표방했지만, 정반대로 팬클럽까지 동원해 요란한 행보를 선보였습니다.

 

그러다가 나토 순방에 아무런 공적 자격이 없는 비서관 부인을 대동한 것이 드러나 ‘비선 동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론의 역풍을 자초했죠.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지지율까지 맞물리자 한동안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가 싶더니, 올해 들어 돌연 이전보다 더 표나게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설을 앞둔 지난 1월11일 대구를 단독 방문한 것은 이제 여론 눈치 보지 않고 공개 행보를 재개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김 여사는 이날 서문시장을 찾아 떡, 카스테라를 사고, 어묵과 떡볶이, 납작만두 등을 맛보는 등 마치 정치인을 방불케 하는 행보를 펼쳤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선 ‘1일 1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지난 27일과 30일엔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을 서울 한남동 관저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 21명 전원이 참석했습니다.

 

31일엔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 역시 대통령 없이 단독으로 참석했습니다. 1일엔 대통령실 실무직원 30여명을 불러 관저에서 도시락 오찬을 했고, 2일엔 장관 등 국무위원 배우자들을 서울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조용한 내조’ 약속 두번째 파기

 

김 여사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 인사회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고, 이후 용산 대통령실에선 지난해 캄보디아 순방 때 집으로 찾아가 사진을 함께 찍었던 14살 옥 로타군 가족과 만났습니다. 하루 세개 일정을 소화한 겁니다.

 

대통령 배우자가 공개 행보에 나서는 건 사실 그 자체로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순방 동행과 외빈 접견, 취약계층 지원과 소통, 문화계 격려와 진흥 등등 한 나라 정상의 배우자라면 기본적으로 요구받는 공적 활동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김 여사의 경우 지난 대선 기간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윤석열 후보의 ‘최대 리스크’로 부각된 바 있습니다. 그 때문에 공식 선거운동에도 전혀 나서지 못했습니다.

 

또 윤 후보는 대통령이 돼도 영부인 호칭을 쓰지 않고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여사의 공적 활동을 최대한 축소하겠다는 약속을 한 겁니다. 실제 지난해 취임 전후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선 김 여사의 향후 행보에 대해 ‘조용히 내조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국민과 한 약속을 뒤집으면서 국민의 양해를 구하는 어떤 해명이나 사과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선 땐 급한 마음에 대통령 배우자의 기본적 공적 역할조차 무시하는 약속을 떠벌려 놓고는 일단 권력을 잡자 언제 그랬느냐는 태도를 보여서야 무책임을 넘어 비겁하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김 여사는 이런 식의 약속 파기 시도가 벌써 두번째입니다.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대통령보다 김건희 더 부각’ 시선 불식해야

 

먼저 충분히 국민의 이해를 구한 위에서 필요하면 김 여사의 행보를 보좌하고 관리할 공적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금은 제2부속실이 폐지돼 대통령을 보좌하는 부속실에서 배우자 보좌까지 함께 맡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홍보 기능도 대통령과 배우자 홍보가 혼재해 있습니다. 자칫 대통령보다 배우자가 더 전면에 부각되거나 배우자의 메시지와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가 뒤섞여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일부 사진의 경우 김 여사를 윤 대통령보다 더 돋보이게 하는 구도로 촬영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가뜩이나 김 여사가 실질적 권력 서열 1위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이 존재합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물음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배우자 보좌 기능은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주가조작 의혹 속 공개 행보에 ‘오만’ 시선도

 

김 여사가 지금 시점에 공개 행보를 본격화한 정치적 배경에도 눈길이 쏠립니다. 일단 한때 2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대 중후반으로 회복하면서 이제 움직여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의혹이 커지는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자신의 위상과 권위를 과시하고 화제를 창출함으로써 국민의 시선을 의혹으로부터 돌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겁니다. 김 여사 수사에 손을 놓고 있는 검찰의 행태에 대한 자신감과 안도감이 묻어나는 행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러나 이런 자신감은 국민의 눈에는 권력의 오만과 특권의식의 발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국정지지율 30%대라고 해봐야, 임기 1년도 안된 대통령으로선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에 불과합니다.

 

주가조작 공범 의혹은 시간이 지날 수록 가라앉기는커녕 더욱 맹렬히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김 여사가 핵심 공범들과의 연락 구조 속에서 실제 주가조작으로 의심받는 거래에 직접 참여한 정황이 관련 공범들 재판 과정에서 잇따라 드러난 바 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공판 검사들이 밝힌 내용들입니다. 이미 공범 14명은 기소돼 1년 넘게 재판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2월16일 결심 공판에선 검찰이 주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징역 8년에 벌금 150억원(추징금 81억3천만원)의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1차, 2차 주가조작 작전의 ‘주포’를 맡았던 인물들도 중형을 구형받았습니다. 이런데도 김 여사에 대해서는 단 한번의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의 ‘법 앞에 평등’ 원칙을 짓밟는 행위입니다. 이를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추가 주가조작 거래’ 의혹도 제기돼

 

최근에도 김 여사가 또다른 기업 주가조작 거래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지난 26일 <뉴스타파> 보도로 불거진 바 있습니다. 이 역시 도이치 주가조작 재판 과정에서 검사가 밝힌 내용입니다.

 

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차 작전 세력이 ‘우리기술’ 종목도 관리했다며, 구체적 거래 내역을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엔 김 여사와 김 여사 모친 최아무개씨 이름과 거래량도 기록돼 있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습니다. 김 여사는 우리기술 주식을 20만여주 매도한 것으로 기재됐다고 합니다. 이 보도 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7일 김 여사 수사를 촉구하는 논평을 냅니다.

 

그런데, 그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각종 문제제기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대통령실이 이번엔 김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합니다. 대통령실은 1월30일 이런 언론공지를 냈습니다.

 

“대통령실 대리 고발은 부당” 목소리

 

대통령실 고발 하루만에 경찰은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합니다. 개인 명예훼손 사건 수사가 이처럼 신속하게 이뤄지는 건 이례적입니다. 더구나 김 여사 개인이 관련된 사안을 최고 권력기관이자 국정 중추기관인 대통령실이 대신 나서서 고발하는 게 타당하냐는 문제제기도 나옵니다. 이 사안은 윤 대통령 당선 뒤 벌어진 것도 아니고, 결혼도 하기 이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실제 참여연대는 1월31일 대통령실 고발 과정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그러자, 대통령실도 같은 날 다시 언론공지를 내 반박에 나섰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단독 방문’, ‘경호원 개인 수영강습’ 등에 대한 언론의 비판에 대하여도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는 정정보도 청구 등 법적 조치를 직접 취한 바 있다. 그 당시 참여연대는 어떠한 문제제기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

그러나 김정숙 여사 사안을 김건희 여사 사안과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김정숙 여사 사안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영부인’ 자격으로 한 일들과 관련된 반면, 김건희 여사 사안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결혼도 하기 전에 ‘사인’으로서 했던 일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뚜렷합니다. 이 점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은 ‘자가당착’일 뿐입니다.

2월10일 주가조작 1심 선고, ‘김건희 의혹’ 분기점 될까

 

이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도 광범위한 개입 정황이 제기된 데 이어, 새로운 주가조작 거래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는 시작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는 ‘조용한 내조’ 약속까지 깨고 시끌시끌한 공개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개인의 문제에 대해 국민 세금을 써가며 고발을 대행하는 집사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고발을 기다렸다는 듯 하루만에 수사에 착수합니다. 어느 하나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일들입니다. 이제 이 비정상의 연쇄 고리를 끊을 때가 됐습니다. 모든 의혹과 논란의 시발점인 주가조작 공범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그 첫발짝이 될 것입니다.

2월10일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들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집니다. 이 판결이 김 여사 의혹·논란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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