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다른 잣대, 이재명 공소장 '릴레이 낭독'한 검사들..판사도 헛웃음이재명 "김만배 몰랐다는 尹은 조사도 없이 각하, 김문기 몰랐다는 난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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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오후 재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대선 당시 허위사실을 유포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법정에 출석했다. 앞으로도 격주에 한번 꼴로 재판정에 서게 되면서 검찰과의 지난한 싸움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날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 재판에서 무려 1시간 10분에 걸쳐 전체 공소장 내용을 검사들이 돌아가면서 낭독하며 이재명 대표가 언론 인터뷰 등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은 "참 이상한 기소다. 검찰의 공소사실은 허위사실 공표 구성 요건 어느 부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라며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몇 번 봤더라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혐의를 일축했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방송 인터뷰에서 “김문기씨를 성남 시장 재직 때 알지 못했다”라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해 공직선거법을 어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검찰은 "2015년 1월 피고인은 김문기 처장, 유동규 본부장 등과 함께 호주와 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왔고, 골프를 하는 등 공식 일정 외 일정을 함께 했다"라며 "2018년 말에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됐을 때도 김문기 처장 등이 대장동 사업 추진 경위에 대해 피고인에게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노컷뉴스'에 따르면 특히 검사들은 이재명 대표가 출연했던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SBS 방송 등의 해당 인터뷰 내용을 증거의 자료로 차례로 낭독하기도 했다.
약 70분에 걸친 장문의 검찰 공소장 낭독이 끝난 직후 재판석에 앉았던 판사가 "공소장을 다 읽으셨네요?"라며 헛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 측은 "허위사실 공표죄의 구성 요건에서 공표 대상은 '사실'"이라며 "인식이나 주관적 의사 등이 아닌 사실"이라고 규정했다. '성남시장 재직 당시 김문기 처장을 몰랐다'라고 말한 것은 사실을 말한 것이 아닌 주관적 인식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 측은 "예컨대 어떤 사람을 10년동안 100번 봤다면 아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는지, 한 달에 5번 봤다고 안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라며 "공식석상에서 몇 번 봤다와 사적 자리에서 본 적이 있다는 것은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측은 "김 처장과 사적 접촉은 한 번도 없고, 단독으로 접촉한 것도 없다"라며 "성남시 공무원은 약 2500명이고, 산하 기관을 합치면 4천명이다. 김 처장과 같은 직급을 가진 팀장만 600명이며,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성남시청과 떨어져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오후 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검찰은 김만배를 몰랐다는 윤석열 후보의 말에 대해선 조사도 없이 각하했고, 김문기를 몰랐다는 이재명의 말에 대해서는 수십 명의 소환조사를 통해 기소했다. 이 부당함에 대해선 법원이 잘 밝혀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대선 가도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의 부친 윤기중씨의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을 김만배씨의 누나가 19억원에 사들인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김씨에 대한 질문에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박영수 전 특검과 회식 자리에 같이 참석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박영수 중수부장 시절 대검 중앙수사부 회식에 1~2번 왔던 게 기억난다. 제가 부른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관계는 전혀 없다"라며 말을 바꿨다.
이에 시민단체가 윤 대통령의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며 고발했지만, 검찰은 지난해 9월 해당 발언은 의견 표명에 불과해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며 각하 처분했다. 유사한 사건을 검찰이 각기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어 이 대표 측은 수사에 의도가 깔려있는 정치탄압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이 당장은 다른 혐의로 기소하지 않더라도 2주에 한번은 재판에 출석을 해야 하면서 새로운 별건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