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사태’가 서울대학교 학보 만평에까지 등장했다. 서울대 교내 언론 ‘대학신문’이 정순신 의 아들 학교폭력(학폭)과 관련한 ‘2차 가해’ 성격의 소송전을 한 컷의 만평으로 풍자했다.
서울대 ‘대학신문’은 1952년 창간됐으며, 편집장부터 기자까지 서울대 생들로 이뤄져있다. 매주 월요일 발행한다.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은 지난 6일 발행한 2064호 신문 15면에 ‘더 글로리 샤’라는 제목의 만평을 실었다. ‘더 글로리’는 학폭을 주제로 최근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이고, ‘샤’는 서울대 정문 조형물(‘국립서울대학교’를 뜻하는 ‘ㄱㅅㄷ’을 조합한 모양)에서 따온 서울대의 별칭이다.
해당 만평에는 서울대에 입학하는 아들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정순신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으로 보이는 남성이 박수치고 있다. 기울어진 저울을 들고 있는 법관의 모습도 담겼다. 뒤쪽에서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인물은 박수를 치며 “멋지다 순신아”라고 외친다.
“멋지다 순신아”라는 말은 ‘더 글로리’의 명장면에 등장하는 대사를 패러디한 것이다. 극 중 학폭 피해자인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이 학창시절 자신에게 학폭을 가한 가해자 박연진(임지연)의 ‘자랑스러운 동문상’ 수상 순간을 지켜보면서 “멋지다 연진아”라며 박수를 친다. 가해자의 두 얼굴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정순신 아들 학폭 사태에 대한 서울대 학생들의 부정적 인식이 엿보인다. 앞서 학내 대자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관련 비판이 쇄도한 바 있다.
‘생활과학대학 22학번’이라고 밝힌 한 서울대 학생은 지난달 28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앞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이고 “정순신의 아들은 고교 시절 피해자를 자살 시도에 이르게 할 만큼 심각한 학교폭력 가해자다. 윤석열, 정순신과 함께 부끄러운 대학 동문 목록에 함께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와 에브리타임 등 게시판에도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에브리타임에는 자신도 학폭 피해자였다고 밝힌 서울대 사범대학 학생이 학폭 피해자들을 향해 “당신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 “폭력에 무너지지 않고 그 다리를 건너온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당신을 언제나 응원한다” 등 내용의 자필 편지를 올려 이목을 모았다.
정순신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폭과 부모 주도의 2차 가해성 소송 사실이 드러나 하루 만에 낙마했다.
장원호 2018년 3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내린 아들의 전학 결정에 불복해, 전학 조치를 미루기 위해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3차례나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피해 학생이 장기간 2차 가해에 노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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