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윤재식 기자]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이번 윤 대통령 방미 최대 성과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사실상 미국 핵공유’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 CNN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각) 워싱턴 선언 관련 보도 내용에는 핵공유라는 표현과 취지를 담은 내용은 없으며 오히려 핵잠수함의 한국 배치를 주요 내용을 꼽았다   © CNN

에드가드 케이건 (Edgard Kagan)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 (Specia assistant to the president and senior director for East Asia and Oeania of the National Security Council [NSC])은 27일 (현지시각) “(한국 정부에서 주장하는) 사실상 핵 공유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번 발언은 한국 특파원들에게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한 특파원이 “한국 정부는 워싱턴 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라고 설명하는데 이에 동의하느냐”라는 질문을 하자 케이건 국장은 “매우 직설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이 선언을 핵공유라고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케이건 국장의 매우 직설적 답변으로 전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워싱턴 선언 브리핑을 통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이라는 평가는 과대해석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 차장은 “미국이 하나의 동맹국에 핵 억제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플랜을 선언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하며 “우리 국민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측 입장이 밝혀졌음에도 국민의힘은 28일 오전까지 ‘핵문서는 사실상 최초의 핵공유 선언문’이라며 김 차장 발언을 사실인 냥 강조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을 펼쳤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사실상 최초의 핵 공유 선언문”이라며 “정상회담 이후 공동선언 외 확장억제 관련해 별도 문건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도 “미국이 타국과 핵 공유 관계를 맺은 것은 1966년 나토가 처음이고 대한민국이 두 번째”라며 “1968년 핵확산금지조약(NPT) 출범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대한민국이 첫 번째 국가”라고 사실이 될 수 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이런 주장을 그대로 실은 논평을 통해 “미국이 다른 나라와 핵 공유체제를 구축한 것은 나토에 이어 두 번째에 불과하기도 하거니와 재래식 무기체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모든 확장억제수단을 공유하는 동맹으로 발전한 것 역시 양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자화자찬 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핵공유’라며 확대 해석한 이번 워싱턴 선언에 관련해 미국 매체 CNN은 26일 (현지시각) 기사에는 오히려 '이번에 미국은 80년대 이래 최초로 핵잠수함을 한국에 배치한다 (new US commitment to deploy a nuclear-armed submarine in South Korea for the first time since the early 1980s)'는 내용을 이번 선언의 주요 내용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핵공유 (nuclear sharing)라는 단어와 관련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