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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혼돈, 저항하라”..정의구현사제단, 노동절 광주서 시국미사 벌여

사제단 "경제 어려운데 미일만 신경쓴다".. 한미정상회담 결과 강하게 비판
사제단 "유례없는 성장 이룬 한국, 유례없는 내리막길 들어서..다시 한 번 이성적 집단 출현 할 때"

윤재식 기자 | 기사입력 2023/05/02 [11:07]

“나라가 혼돈, 저항하라”..정의구현사제단, 노동절 광주서 시국미사 벌여

사제단 "경제 어려운데 미일만 신경쓴다".. 한미정상회담 결과 강하게 비판
사제단 "유례없는 성장 이룬 한국, 유례없는 내리막길 들어서..다시 한 번 이성적 집단 출현 할 때"

윤재식 기자 | 입력 : 2023/05/02 [11:07]

[사회=윤재식 기자] 전국 순회 시국 미사를 벌이고 있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하 사제단)이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과 함께 이번 '친일매국, 검찰독재, 윤석열 퇴진 주권회복'을 위한 시국미사는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개최했다.

 

▲ 1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정의구현사제단 시국 미사 모습  © 제보자


때마침 노동절인 5월의 첫째 날을 맞아 열린 이번 시국미사에는 천주교 사제 120여명과 신자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2천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나라가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하며 이날 준비한 성명서 발표를 시작했다.

 

▲ 시국미사 현장  © 정영철 시민


또 성명서를 통해 나라의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대통령은 한··일안보동맹만을 위해 미국과 일본에만 신경을 쓰며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적으로 돌려 나라를 허물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미국에서 있었던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강하게 지적했다.

 

사제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으니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겠다며 미국으로 날아갔다면서 백안관과 의회는 미소와 박수로 보답했다. 하지만 돌아와 보니 빈 수레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심술 때문에 다 망하게 된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문제는 입도 벙긋 못했고, 받아온 투자 규모는 고작 59억 달러, 8조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 시국미사 현장 사진  © 정영철 시민


실질적 핵 공유라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정부의 말과 달리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핵 공유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며 핵무기를 개발하자고 했던 호기도 이번 워싱턴 선언문 서명으로 부릴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유례없는 성장을 이룬 기적의 코리아가 바야흐로 유례없는 내리막길에 들어서고 있다. 다시 한 번 역사상 가장 이성적인 집단이 출현해야 할 때가 왔다면서 유다와 함께 대사제들이 보낸 무리가 칼과 몽둥이를 들고 떼지어왔다는 성경구절을 인용해 현 정권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를 보냈다.

 

 

<  성 명 서  >

 

나라가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언론이 쉬쉬하고 있지만 모든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는 중이다. 나라 살림 거덜 나고 있는데 대통령이라는 자는 그저 “굳/건/한/한/미/일/안/보/동/맹”, 열 글자를 되뇌며 사방팔방 헤매고 다닌다. 그에게 천하의 중심은, 천하의 전부는 일본과 미국뿐이다. 일본을 위해서라면, 미국이 원하는 것이라면 살을 베고 뼈를 깎고 제 발등을 찍어서라도 아낌없이 남김없이 바칠 태세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발전이 두 나라 손에 달려 있다고 확신하므로 앞뒤 가리지 않는다. 어째서 느닷없이 대만을 두둔해서 중국의 뒤통수를 치고, 보란 듯이 수십만 발 포탄을 보내서 러시아의 따귀를 때리는지, 그렇게 해서 벌어지는 일이 무엇인지 그는 설명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리하여 멀쩡하던 나라는 조용히 허물어지고 있다.

 

1. 배 주고 배 속 빌어먹는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으니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겠다며 미국으로 날아갔다. 때마침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구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대가가 얼마든 상관하지 않았다. 이미 1천억 달러, 자그마치 133조 투자를 계약해 둔 터였으니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을 축하하려 연경으로 향하던 그 시절 짐바리와는 차원이 달랐다. 백악관과 의회는 미소와 박수로 보답했다. 하지만 돌아와 보니 빈 수레였다. 미국의 심술 때문에 다 망하게 된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문제는 입도 벙긋 못했고, 받아온 투자 규모는 고작 59억 달러, 8조에 그쳤다. 배 주고 배 속 빌어먹는 한국 정부의 미련함이 안타까웠는지 미국 기자가 물었다. “중국 반도체 제조 확장에 반대하는 미국의 원칙 때문에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 피해를 입고 있다. 주요 동맹국에게 해를 입히는 것은 아닌가?”

 

이 나라 대통령은 “아무러면 어떠냐, ‘실질적 핵 공유’라는 성과를 거두었는데…” 하며 의기양양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김칫국물부터 마시자 백악관 고위당국자가 나서서 선을 그었다. “핵 공유가 아니다!” 그러자 툭하면 없는 말 지어내고 거짓을 늘어놓는 대통령실이 “한미 간 인식 차이는 없다.”고 말을 얼버무렸다. 어느 쪽이 가짜뉴스인가.

‘핵우산’은 몰라도 ‘핵공유’라는,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할 수 있는 물건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믿는 그 자체가 허무맹랑하다. 차라리 남편이나 아내를 함께 갖자고 하는 편이 나을런지 모르겠다. 오죽하면 “우리 등불이 꺼져가니 기름을 좀 나누어 다오.” 하는 처녀들은 미련하다 했겠는가. “너희가 쓸 것은 너희가 장만하라.”(마태 25,8-9)고 했던 처녀들이 슬기로웠다 했겠는가. 일각에서는 “그래서 우리가 핵무기를 개발하자고 하지 않았던가.” 할 것이다. 미안하지만 그만한 호기도 부릴 수 없게 됐다. 그런 위험천만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워싱턴 선언문>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핵심 유망분야를 포기하면서까지 ‘큰 주먹’을 빌리려고 했던 대통령의 손에 들린 것은 “더욱 강화된 상호방위관계”라는 한 줄이었다.

 

2. 선의보다 신의가 훨씬 낫다

거의 꼴을 갖춘 한미일 군사동맹 덕분에 미국은 한국을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방패, 전초병으로 부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반도에서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북한과의 외교”(한미동맹 70주년 한미정상 공동성명)라는 훈계를 빼놓지 않았다. 지상최대의 무기시장을 위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언제나 필요하지만 판을 뒤엎을 파국은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면 어쩌란 말인가? 영영 두 동강이로 지내면서 형과 동생이 미워하고 대결하고, 저 혼자서는 감당하지 못하니 남에게 손 내밀고, 그때마다 큰 빚져가며 증오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단 말인가. 형제를 가르고 저만 살겠다고 시작한 우리는 결국 밑도 끝도 없는 안보를 위한다며 경제를 파탄내고 말 것이다.

 

대통령의 말처럼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이룬다고 하더라도 평화가 오지 않는다. 상대는 잠시 주춤했다가 더 큰 힘으로 돌아온다. 폭력이 폭력을 키우는 악순환이다. 놀랍게도 그는 이런 말까지 했다.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평화는 가짜 평화다.” 이 말을 그에게 돌려준다. 지난날이야 그랬다고 하더라도 더이상 미국의 선심에 매달려선 안 된다. 평화를 위한 참된 행동은 누군가의 선의에 기대는 수동이 아니라 형제와 신의를 나누는 능동이다. 그러잖아도 남북이 믿음과 의리를 키워가고 있었는데 이를 훼방한 것은 미국이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모르는가?

2023년 4월 26일자 <워싱턴 선언문>보다 2018년 4월 27일자 <판문점 선언>이 훨씬 아름답고 강력한 ‘확장억제’다. 남과 북은 이미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기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하였다.” 아울러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로, 그리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만방에 약속하였다. 화해와 공생이라는 쉬운 길을 버리고 한사코 증오와 대결의 전장으로 내뛰고 있으니 애통하고 절통하다.

 

3. 폭력 대 생명력

자기들끼리 호의호식하는 걸 좋아하는 자들은 ‘그들의 나라’를 고집하고, 모두 함께 고루 살자는 민중은 ‘우리 모두의 나라’를 동경한다. 하나는 폭력으로 유지되는 나라, 다른 하나는 생명력을 발휘하는 나라다. 폭력은 억누르는 힘이고, 생명력은 살리고 모시고 키우는 힘이다. 역사상 두 힘은 언제나 거대한 충돌을 일으켰다. 승리는 대개 폭력의 차지였으나 구원은 언제나 생명력의 몫이었다. 올해 43주년을 맞이하는 <5ㆍ18>은 국가기구의 폭력과 시민들의 생명력이 대립하고 충돌한 사건이었다. 군인들은 광주를 죽였지만 시민들은 군대를 구원하였다.

‘그들의 나라’일 때 우리는 쇠했고, ‘우리 모두의 나라’일 때 우리는 흥했다. 저 홀로 세상 주인이 되려는 자들이 권력을 잡으면 나라는 병들고 전쟁이 온다. 너도나도 주인 되고 서로를 세워주려는 사람들이 권력을 잡아야 평화가 온다. 힘센 이가 힘없는 이를 누르고 짓밟는 그런 나라가 아니라, 경쟁에서 승리하는 사람만 살아남는 나라가 아니라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나라, 자기 안위만 찾는 지도자의 나라가 아니라 지혜롭고 착한 사람이 다스리는 떳떳한 나라가 일어선다. 그러므로 이대로 주저앉지도 물러서지도 말자.

 

4. 연대를 촉구하는 영원한 부름

유례없는 성장을 이룬 기적의 코리아가 바야흐로 유례없는 내리막길에 들어서고 있다. 미친 듯 비탈길을 내리달려 물속에 빠져 죽었다던 ‘돼지떼 이천 마리의 질주’(마르 5,13)가 떠오른다. 다시 한번 역사상 가장 이성적인 집단이 출현해야 할 때가 왔다. 광주항쟁 마지막 날,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시내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함께 나와서 싸워주십시오.” 하던 울부짖음, 그리고 “불을 켜주세요, 여러분. 제발 불이라도 켜주세요.” 하던 간절한 호소가 메아리치고 있다.

“유다와 함께 대사제들이 보낸 무리가

칼과 몽둥이를 들고 떼지어 왔다”(마르 14,43).

가난한 민중의 눈물겨운 수난과 용감한 저항 그 역사적 현장, 

빛고을 광주에서

 

2023년 성모성월 첫날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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