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청, 英교수 후쿠시마 오염수 물타기 '역풍'英교수의 정체는?..후쿠시마 오염수 1리터 음용 오락가락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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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 물 1리터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웨이드 앨리슨 명예교수가 얼마전 한 말로 세간의 화제로 떠오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 나아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해당 교수가 방사선 분야에선 명성이 있다며 그를 초청해 오염수 안정성과 관련한 의견을 듣겠다고 자청했지만, 오락가락 답변과 과거 정체성이 드러나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19일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위원장 성일종 의원)는 국회 본관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인체에 안전하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웨이드 명예교수를 초청해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간담회를 열었다.
성일종 위원장은 “웨이드 교수는 핵 방사선 연구에만 매진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석학 중 한명”이라며 “정치 활동을 하러 온 게 아니라, 과학자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소개했다.
앞서 웨이드 교수는 지난 17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한국원자력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원자력 에너지 수용, 교육의 문제’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지금 내 앞에 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 물(오염수) 1L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CBS 기자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지금 당장 일본 내에서 농업용수든 식수원으로든 내수용으로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웨이드 교수는 "다른 물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굳이 일본에 둘 필요가 없다. 오히려 더 빨리 방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계속 저장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질문 의도와는 다른 대답으로 회피했다.
앞서 학술발표회에서 오염수 1L를 마실수 있다는 발언과 관련해 ‘지금도 그 의사가 변함없는지?' 질문에 웨이드 교수는 “더 마실 의향도 있고, 심지어 10배 정도의 물을 더 마실 수 있다”라며 “내가 아직 후쿠시마 물을 마시지 못한 이유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에 출연해서도 마실 의향이 있지만, 정치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겨레 기자가 웨이드 교수에게 ‘후쿠시마산 수산물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하자 성일종 위원장이 “그건 교수가 대답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막고 나섰다. 이에 해당 기자는 기자가 ‘방류하는 게 안전하다면 수산물도 안전하다 볼 수 있는 것인지 과학적 의견을 묻고자 하는 것’이라고 재차 물었다.
웨이드 교수는 “일단 방류를 시작한다면 방류 자체도 오랜 기간 걸쳐 이루어지고, 사실 방류도 그런 식으로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농도는 훨씬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후쿠시마 수산물은 한국의 수산물, 세계 여느 지역의 수산물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건강과 안전 외면하고 방사성 오염수 위험성 은폐하는 국민의힘에 말한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진심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오염수 너나 마셔라”라고 힐난했다.
지난 17일 경남 통영에서 30년동안 굴 양식을 하고 있다 어민 이기명씨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오염수를 마셔도 된다는 웨이드 교수의 주장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일본 사람들이 마시면 된다”라고 되치기 했다.
이씨는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생업을 놓고 흥정을 한다는 취지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방임하는 행태로 나올 경우 정권 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만 안 있을 거다. 만일에 정부가 이런 상태로 가면 도리 없다. 어민들 다 죽으라고 하는 것”이라며 “어민들 남쪽에서부터 북쪽으로 올라갈 거니까 정권 퇴진 운동에 돌입해야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요훈 MBC 기자는 국힘과 웨이드 교수 간담회를 두고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우리가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도 아닌데 왜 국민의힘이 저런 분을 모셔다가 국내에서 오염수 방류를 옹호하는 바람잡이 토론회인지 설명회인지를 하는 건가?"라며 "초청비용, 토론회 비용은 정당지원금으로 썼을 것이니 결국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세금일 텐데... 국민의힘은 일본 자민당의 한국 사무소인가?"라고 꼬집었다.
김상수 작가는 페이스북에서 "일본 정부를 대신해 "방사능 오염수란는 괴담"일 뿐이라고 퍼트리는 국힘당이 초청한 전 옥스퍼드대 교수 '웨이드 앨리슨' (Wade Allison)은 누군가?"라며 그의 친일본 성향의 정체성을 지적했다.
김 작가는 "일본 정부와 자민당 핵발전 정책에 노골적으로 아부하는 물리학 교수로 유명하다. 영국에서 또 국제 물리학계에서는 그를 대학 교수로 학자로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5년 3월 24일, 방사선의 생물학적 영향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5명의 전문가라고 포장되어, '일본이나 한국이나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라는 직함은 그럴듯한 포장이 된다'"라며 "도쿄 일본 중의원 제1의원 회관에서 엉터리 주장을 발제한 것이 잘 알려져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일본인들 대다수도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원자력문화재단이 지난 4일 전국의 15~79살 남녀를 대상으로 지난해 9~10월 방문 조사(응답자 1200명)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1.9%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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