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전 정부 탓과 자화자찬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윤석열이 23일 중소기업인들을 초청해 치맥을 먹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께서 우리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인들이 77%라고 하는 말을 듣고 아, 이게 진정한 지지율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친정부 기업들만 조사한 듯
윤석열이 언급한 77%는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0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303개사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만약 그 303개사가 중소기업중앙회가 임의적으로 선정해 조사한 것이라면 여론을 왜곡할 수 있다. 왜냐하면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친정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의 구체적 수치를 말하려면 조사기관, 조사일시, 표본수, 응답률, 질문 항목, 표본오차 등을 상세히 밝혀야 한다. 정치의 겨우 그런 것을 밝히지 않으면 처벌 받게 되어 있다. 윤석열이 중소기업인들 앞에서 한 연설도 정치적 행위이므로 당연히 기본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윤석열 정권의 어떤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이 그토록 환영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집권 1년이 넘는 동안 오로지 노조탄압, 언론탄압, 야당탄압, 굴종적 대일외교만 한 윤석열 정권이 언제 중소기업 정책을 발표했는지 기억에도 없다.
현실은 경제 파탄
윤석열의 말과는 달리 현재 한국 기업들은 역대 최대 위기에 빠져 있다. 지난해 무역적자가 거의 500억 달러에 이르고, 올해는 더욱 심각해 4월까지 무역적자가 300억 달러에 가깝다. 이 수준으로 가면 연말엔 무역적자가 1000억 달러에 이를 거란 전망이다. 무역 적자가 이렇게 심각한데, 대기업의 하청이 대다수인 한국의 어떤 중소기업이 윤석열 정권의 중소기업 정책에 77%나 찬성한다는 말인가?
며칠 전 모 경제 신문이 보도한 것에 따르면 평소엔 콘테이너 박스를 배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일 부산항에 최근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삼성 반도체 공장이 있는 평택에도 한숨소리만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현대 자동차는 이미 러시아에서 철수했고, 중국에 있는 삼성, SK 반도체 공장도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
‘진정한 지지율’ 속에 숨은 발톱
윤석열이 말한 “이것이 진정한 지지율이다.”란 말 속에는 기존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국정지지율은 진정한 여론조사가 아니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실제로 윤석열은 얼마 전 여론조사를 문제 삼기도 하였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한, 두 군데도 아니고 수십 곳인데, 그렇다면 그 모든 여론조사 기관이 왜곡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일부러 국정지지율을 낮게 나오게 했다는 말인가?
말뿐인 민간주도와 혁신
윤석열은 축사에서 “민간주도 경제성장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노력을 약속한다. 보다 더 과감하게 창의와 혁신으로 무장해서 세계시장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석열은 걸핏하면 민간 주도 운운하는데, 정작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압력을 넣은 곳은 윤석열 정권이다. 삼성, SK, 현대, LG가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돈이 얼마인가?
하지만 윤석열은 미국에 가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선 말도 꺼내지 못했고, 미국은 중국이 미국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으면 삼성, SK도 중국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다. 이것이 윤석열이 말한 민간 주도이며 창의와 혁신인가?
대기업이의 수출이 줄어들면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는다는 것을 윤석열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상당수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하청을 맡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역환경 나쁘게 한 사람은 바로 윤석열 자신
윤석열은 "최근 공급망 분절과 블록화되는 통상·무역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기업과 원팀이 돼 기업의 해외 진출과 수출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보다 더 과감하게 창의와 혁신으로 무장해 세계시장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를 안보논리로 끌어들여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경제 보복을 당하게 한 사람은 윤석열 자신이다. 반도체의 경우 대중국 수출이 40%나 줄어들었고, 이후 전망도 어둡다.
거기에다 윤석열 정권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대주고, 80억 달러를 저리로 차관을 준다는 말이 우크라이나 언론에 의해 보도되자 러시아가 더욱 발끈하고 나서 언제 에너지 보복이 가해질지 모른다.
만약 러시아가 천연 가스 공급을 중지하면 한국은 대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난방비 폭탄으로 놀란 국민들이 다시 가스비가 오르면 내년 총선은 하나마나이다.
또 나온 그놈의 ‘공정’
윤석열은 축사에서 "세계시장이 내 시장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 과감히 뛰어들어 달라. 정부도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윤석열이 말한 공정은 도대체 뭘까?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는데,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공정일까? 거기에는 수많은 중소기업 종사자들도 포함되어 있을 텐데 말이다. 윤석열의 ‘공정’은 ‘공갈만 하는 정치’가 아닐까?
노인 일자리가 대부분인 윤정권
윤석열은 "일자리는 정부의 직접 재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타트업이 만드는 것이고 창의와 도전정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 주도 경제를 지향하고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지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계청이 공개한 윤석열 정권의 일자리 현황은 참혹하다. 그나마 노인 일자리가 대분이고 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대의 국정 지지율이 낮게 나온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반도체가 안 풀리면 한국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대만이 비메모리 분야 세계 1위를 달리자 중국이 대만을 탐내고 있고, 미국이 그것을 막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동원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즉 한국은 미국의 들러리만 서 중국의 보복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재벌들은 배알도 없는가?
한편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한화, GS, HD현대, 신세계그룹 총수 등이 함께 했다는데, 그들은 배알도 없는 모양이다.
윤석열 정권 들어 수출이 감소하고 엉터리 외교로 경제 보복까지 가중되고 있는데, 뭐가 좋다고 거길 가서 ‘병풍’ 노릇이나 하고 있는지 한심하다. 하긴 거길 가지 않으면 무슨 보복을 당할지 모르니 그 마음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들도 속으론 “아, 옛날이여!” 하고 현실을 한탄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억지로 치킨에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차라리 처량해 보였다. 하지만 대기업이 돌아서면 윤석열 정권도 끝난다. 누가 언제 제2의 태블릿 피시 사건을 터트릴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익이 안 된다 싶으면 가장 먼저 돌아서는 것이 조중동이다. 당장 광고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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