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변명이 정말 가관이다. 오세훈은 서울시가 보낸 경계 경보 문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혼선을 빚어 송구합니다. 그러나 오발령은 아니었습니다. 경위를 파악해보니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급박한 상황에서 행정안전부의 경보 발령을 전파받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민방위경보통제소 담당자가 상황의 긴박성을 고려해 경계경보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그렇다면 “서울시가 오발령했다.”라고 말한 행정안전부가 거짓말을 했다는 말인가? 그리고 31일에는 수도방위사령부로부터 경보 발령을 받았다고 하더니, 왜 1일에는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았다고 말을 바꾸는가? 그 사이 행안부와 말을 맞추었는가?
정부와 지자체 간 엇박자, 만약 실전이었으면?
최초 경계 경보 발령을 수도방위사령부로부터 받았든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았든 정부와 지자체 간에 엇박자를 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싸우고 있으니 한심하다 못해 분노가 인다. 이태원 참사 때도 경찰과 행정안전부가 서로 티격태격 싸운 바 있다.
그리고 행정안전부의 경계 발동과 서울시의 재난문자 보낸 시간이 11분이나 차이가 나는데, 이게 만약 실전이었다면 그 11분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겠는가? 북한에서 쏜 모든 미사일은 몇 분 안에 서울에 도착한다는 걸 모르는가? 또 재난 문자를 보내려면 무슨 일이 벌어졌으니 어디로 피하라고 구체적으로 밝혀야지, 그저 두루뭉술 공포감만 조장하면 되겠는가? 혹시 이게 의도적으로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한 쇼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사실관계도 틀려
오세훈은 "북한이 통상 동해로 발사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남쪽으로 발사한 상황에서 1천만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서울시로서는 즉각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보를 발령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으로, 서울시민을 기만한 것이다. 이번 우주 발사체는 남쪽으로 쏜 게 아니라, 허공으로 솟아올랐다가 서쪽으로 날았고 그 추진체가 서해에 떨어진 것이다. 또한 북한은 이미 국제 사회에 우주체 발사를 고지했다. 그래서 우리 해군이 서해에서 추진체를 쉽게 발견해 수거한 것이다. 참고로 천안함 사건 때는 수중 어뢰를 한 달 만에 찾았는데, 그것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었다.
우주 발사체가 향한 방향도 틀리게 말하고, 더구나 서울과는 수백 Km 떨어진 곳에 추진체가 떨어졌는데, 마치 당장 서울이 불바다가 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떤 것은 무지의 소산인지, 의도적인지 알 수 없다.
40년 만에 날린 경계 경보 발령
오세훈은 "북한이 서해상으로 로켓을 발사했을 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긴급 문자는 현장 실무자의 과잉 대응이었을 수는 있지만, 오발령은 아니었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그동안 수없이 자주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그때는 왜 경계 발령을 내리지 않았는가? 더구나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것은 살상용 무기가 아니라 우주 발사체였다. 한편, 서울시가 경계 발령을 내린 것은 40년 만으로, 지난 1983년 북한 이웅평이 미그기를 몰고 귀순할 때다. 그때 말고 서울시가 경계 발령을 내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린 적은 없었다.
안전에는 타협이 없다는 오세훈, 말만 청산유수
오세훈은 "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이태원 참사 때는 그토록 느슨하게 대비했는지 묻고 싶다. 또한 이번에 오세훈은 그 시각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윤석열은 북한의 우주체 발사를 대수롭게 여기고 NSC에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왜 서울시와 행정안전부만 호들갑을 떨었는가?
이 모든 것은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식한 나머지 내린 오발령으로 봐야 한다. 이상민 행정 안전부 장관은 이태원 참사 건으로 탄핵되어 지금 재판 중이다. 그래서 생긴 속담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란 말이다.
민주 정부 때 벌어졌으면 정권 퇴진 운동 벌였을 수구들
오세훈은 경보 발령 책임자를 문책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런 긴급한 위기 상황에서 다소 과잉 대응을 했다고 문책 얘기가 먼저 나온다면 앞으로 실무 공무원들을 상당히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민주 정부 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아마 정권 내놓으라고 윽박질렀을 것이다.
민주당 돈 봉투 사건과 가상 화폐 사건은 연일 도배를 하던 조중동이 왜 이번 사건에 왜 이렇게 조용할까?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러운 것일까? 자신들도 허둥지둥 대피했을 텐데 분하지도 않은 걸까? 31일 아침, 서울시민들은 진짜 전쟁이 벌어진 줄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세훈에게 새로 생긴 별명
오세훈이 이태원 참사에 이에 이번 사건에도 변명으로 일관하자 네티즌들이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앞으로 오세훈을 ‘오발령’이라 부르자.” “아니 ‘오발탄’이라고 하면 어때?” “아니, ‘오마이갓’은 어때?” “5세 아니냐, 5세!” “오세이돈 아니고?”
이로써 오세훈은 우면산 사태, 서울시 홍수 사태, 이태원 참사, 오발령 사건으로 신뢰감을 잃어 차기를 도모하기 힘들어졌다. 대선은커녕 차기 서울시장 선거에도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도곡동 땅은 잘 계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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