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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법조카르텔'..대검, 尹장모 '도장없는 약정서' 엉터리 감정

노컷뉴스 [정대택 사건과 法기술자들③]
대검, 사문서변조 사건때 최은순 약정서 감정
도장 찍힌 원본과 檢제출 사본 비교해야 했는데
엉뚱하게 최은순 원본과 정대택 사본 비교·감정
도장변조 여부 못 밝히고 하나마나한 감정한 꼴
사문서 변조로 최은순 조사하던 검사, 태도 돌변
"도장 지워져"→"도장 보여" 되레 정대택을 피의자로
결국 최은순 무혐의...정대택만 무고혐의로 전격 기소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23/06/30 [16:15]

드러나는 '법조카르텔'..대검, 尹장모 '도장없는 약정서' 엉터리 감정

노컷뉴스 [정대택 사건과 法기술자들③]
대검, 사문서변조 사건때 최은순 약정서 감정
도장 찍힌 원본과 檢제출 사본 비교해야 했는데
엉뚱하게 최은순 원본과 정대택 사본 비교·감정
도장변조 여부 못 밝히고 하나마나한 감정한 꼴
사문서 변조로 최은순 조사하던 검사, 태도 돌변
"도장 지워져"→"도장 보여" 되레 정대택을 피의자로
결국 최은순 무혐의...정대택만 무고혐의로 전격 기소

서울의소리 | 입력 : 2023/06/30 [16:15]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의 '도장 없는' 약정서 관련 수사를 벌이면서 엉터리 감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가 도장을 고의로 지웠는지를 확인하려면 도장 있는 원본과 도장 없는 사본을 비교·감정했어야 하는데, 도장이 있는 문서끼리 비교·감정한 것이다.

 

더군다나 담당 검사는 수사 초기에는 문제의 약정서에 도장이 지워졌다고 했다가, 갑자기 도장이 보인다며 동업자인 정대택씨를 무고 혐의로 전격 기소했다. [약정서 도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기획보도② 참조]

 

최은순씨가 동업자 정대택씨를 강요죄로 고소하면서 제출한 약정서 사본(왼쪽)과 원본(오른쪽)을 비교한 감정. 노컷뉴스

 

최은순 사본이 문제인데 정대택 사본으로 감정

 

2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해보면, 지난 2004년 12월 15일 서울 동부지검 이모 검사는 정씨가 최씨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두고 대검에 문서감정을 의뢰했다. 최씨가 약정서 도장을 변조해 자신을 강요죄 등으로 허위 고소했다는 정씨의 말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이 검사는 ①최씨가 자필 기재한 주민번호와 정씨 도장 ②약정서의 간인 도장 3개, 최씨와 입회인 법무사 백씨의 도장을 지워 변조했다는 정씨의 주장을 의뢰서에 피의사실로 기술했다.

 

이 가운데 정씨가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②번 내용의 지워진 도장이다.

 

대검이 도장이 지워진 최씨의 약정서와 관련해 감정을 하면서 최씨의 사본이 아닌 정씨의 사본으로 비교했다. 정씨가 주장한 핵심 내용인 최씨와 법무사인 백윤복씨 등의 도장이 사라진 데 대해선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당연히 최씨가 보관 중인 원본과 도장자국이 보이지 않는 최씨의 사본을 비교해야 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씨의 원본과 정씨의 사본을 비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필수 문서인 최씨의 사본이 정씨의 사본으로 뒤바뀐 것이다. 실제로 정씨의 약정서는 원본과 사본 모두 도장이 선명하다.

 

검찰이 이런 감정을 한 것은 실수일까, 의도된 것일까. 검찰의 뒤바뀐 수사 방향을 보면 실수로 넘기기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워졌다" 해놓고 하루 지나선 "보이지 않냐"

 

최은순씨의 사문서변조 사건을 맡은 이모 검사가 최씨에게 도장이 지워진 경위를 묻는 내용의 조서.

 

 

우선, 약정서의 도장에 대한 검사의 태도가 돌변했다. 이 검사는 애초 사건 초기인 같은 해 12월 27일 도장이 지워졌다면서 최씨를 추궁했다.

 

최은순씨에 대한 이모 검사의 신문조서

검사 : 피의자가 처음부터 보관하고 있는 원본과 위 약정서 사본을 보면 고소인 정대택의 진술처럼 피의자 자신이 찍은 도장, 주민등록번호, 고소인이 찍은 도장, 간인 도장 3개, 입회인인 법무사 백윤복의 도장 등이 지워졌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요.

최 : 저는 고소장을 낸 것 외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검사 : 피의자가 모르면 누가 아는가요.

최 : 저는 변조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입니다.

검사 : 피의자는 그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하기 전에 확인하여 보았나요.

최 : 제가 고소장을 읽어보았던 것은 사실인데 약정서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고소장에 붙어있는지조차도 잘 모르겠습니다.

 

최씨는  앞서 동업자인 정씨가 서울 오금동 스포츠센터 채권 매입 사업에 대한 이익을 빼앗으려고 약정서를 강요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반면 정씨는 약정서에 도장이 없다는 점을 문제삼으며 맞고소했다.

 

정씨가 첫 조사를 받고 다음날인 12월 28일 상황이 급변했다. 검찰이 갑자기 정씨가 최씨를 무고했다며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 것이다.

 

이 검사가 하루만에 갑자기 도장이 보인다면서 정대택씨를 추궁하는 내용의 검찰 조서.

 

정씨는 하루 아침에 고소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이때 검사는 거꾸로 '도장이 보이지 않느냐'고 정씨를 다그쳤다.

 

정대택씨에 대한 이모 검사의 신문조서

검사 : 위 약정서에는 최은순, 백윤복의 도장을 찍은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는데도 불구하고 피의자는 왜 자꾸 거짓말을 하는가요?

정: 저는 안 보입니다.

검사 : 왜 안 보이는가요.

정 : 저는 보이지 않습니다.

검사 : 자세히 봐도 보이지 않는가요.

정 : 예, 안 보입니다.

 

검찰은 이틀 뒤에 정씨를 무고 혐의로 결국 기소했다. '최씨가 도장을 지운 사실이 없음에도 최씨를 허위로 고소했다'는 이유에서다.

 

최은순씨의 사문서 위조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하던 이모 검사는 돌연 정씨가 무고를 했다며 그를 기소했다.

 

 

이듬해 5월 한모 검사는 "(최씨의) 고소장에 첨부된 약정서 사본을 확인하여도 (중략) 희미하게나마 최은순 및 백윤복의 이름 옆에 동인들의 인영 및 간인이 날인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냈다.

 

대검에서 제대로 감정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검사들이 잇따라 도장이 보인다고 확정한 것이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법원이 의뢰한 공식감정을 토대로 최씨 약정서 사본 도장이 인위적으로 지워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밝혔다. 하지만 정씨의 강요죄 사건 판사에 이어 검사도 이를 석연치 않은 이유로 180도 다른 판단을 내렸다.

 

최씨는 무죄, 정씨는 유죄…대검 "자료가 폐기돼서"

 

정씨는 무고 사건의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씨의 사문서위조를 수사한 검찰은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에 대해 대검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해당 사건은 기록의 보존년도가 지나 폐기돼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어진 전화통화에서 "(담당이던) 이 검사도 퇴직했고 뭔가 살펴보려고 해도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지역 로펌에서 일하고 있는 이 전 검사는 '도장이 찍힌 걸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오래된 일이라 정확한 기억이 없고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대검의 감정에 대해서도 똑같은 대답만 돌아왔다.

 

최은순 약정서 도장, 다시 나타났다…판사도 '호통'

 

최은순씨는 지난 2010년 정대택씨가 제기한 문서진부확인 소송에서 '도장이 보이는 약정서'를 제출해 판사로부터 호통을 들었다.

 

애초 2003년 12월 정씨를 강요죄로 고소하면서 첨부한 약정서에는 도장이 없었는데, 해당 약정서를 복사했다면서 제출한 문서에는 도장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정씨가 민사소송인 문서진부확인소송을 제기한 건 2009년 9월이다. 최씨의 고소로 징역을 살고 나온 지 1년 7개월만이다.

 

정씨는 2004년 사문서 변조 혐의로 최씨를 고소했지만 검찰이 오히려 무고로 자신을 기소하자, 민사소송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에서 진부확인 소송을 냈다.

 

이 재판에서도 당연히 약정서의 도장은 핵심 쟁점이 됐다. 정씨는 재판이 시작된 3월부터 최씨가 자신을 강요죄로 고소할 때 첨부했던, 도장없는 약정서의 사본을 제출하도록 판사에게 계속 요구했다.

 

이에 최씨는 여러 소송으로 약정서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면서 항변했지만, 판사는 정씨의 요구를 받아 들였다. 이에 최씨는 검찰에 보관 중인 약정서를 복사했다면서 약정서를 제출했는데, 이 약정서엔 도장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복사한다고 이렇게 나오겠어요?" 

 

정대택씨가 제기한 문서진부확인 소송과정에서 최은순씨가 약정서를 제출했다. 원본(왼쪽)에 있던 도장자국이 검찰에 제출한 사본(가운데)에서는 안보이고, 다시 법원에 낸 약정(오른쪽)에서는 보인다.

 


애초 최씨가 정씨를 검찰에 고소할 때 낸 약정서에는 도장이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엔 다시 도장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판사도 다시 검찰에 보관 중인 약정서를 가져오라고 요구하면서  최씨에게 호통을 치기도 했다.

 

문서진부확인 소송에서 판사와 최씨 간 대화

판사 : 지금 우리 원고(정씨) 말에 의하면, 지금 도장이 찍혀 있는 원본을 가져오라는 얘기는 아닌 거 같아요. 제가 볼 때는 그 뜻은 아니란 말이에요.

최 : 다른 걸 가져오라는 얘기예요?

판사 : 그러니까. 그대로 복사하면 이대로 나오겠어요? 안 나오지. 그래요? 안 그래요?

최 : 하여튼 그때는 2003년도에 팩스로 넣을 걸 가지고 그렇게(복사) 해서 약간 흐려진 거 같아요.

판사 : 그러니까. 그걸 가져오시는데 아니 뭔가 이게 지금 피고(최씨)는 도장이 찍힌 게 보인다. 그러고 원고는 안 보인다 그러고 하는 게 문제 있잖아요. 그걸 안 가져오면 이게 결국에는 피고가 마음대로 지운 거다, 이렇게 생각한다 이 말이에요.

 

두 약정서가 다르다고 판사가 판단한 것은 검찰에 가서 직접 서증조사를 했기 때문이다.

 

최씨가 검찰에서 제출받아 법원에 낸 약정서에는 원본대조필이라는 확인 도장 없이, 누군가 직접 적은 '확인란'이라는 글씨만 있다. 최씨가 또다른 변조된 문서를 법원에 제출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이다.

 

최씨는 본인이 제출한 서류가 검찰에서 보관중인 약정서를 복사해온 것이라고 강변하고 끝내 추가로 제출하지 않았다.

 

1심 윤남근 판사는 다른 민형사 소송이 종결된 상황에서 문서진위를 확인해도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2011년 3월 각하 결정을 내렸다. 문서의 진위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마무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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