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영호는 한때 사회과학출판사의 대표로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1980년대 후반까지 사회과학 전문 출판사인 '도서출판 녹두'의 대표로서 소련 공산주의 철학서와 안토니오 그람시 번역서 등을 펴낸 좌파 지식인이었다. '불온' 서적을 출판했다는 이유로 1987년 항쟁 와중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0개월간 옥살이도 했다.
그는 많은 민주투사들이 집회와 시위의 선봉에 설수 있도록 독려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2000년대 ‘뉴라이트’로 전향했다. 전향자들에게는 그들만의 공통된 생존법이 있다. 민주화운동과 과거 함께했던 동지를 선봉에서 격렬하게 비난한다. 가장 과격하고 가장 목소리가 커야 인정받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 타도”, “북한체제 파괴”를 외치는 김영호가 통일부장관에 내정된 것이다. 심지어 전쟁으로 북진통일하자고 설칠까 봐 겁이 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한 윤석열은 극우 유튜버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내정자로 지명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가짜뉴스 근절, 괴담 적극 대응 등을 열심히 주창했다. 그런데 결국 자신들의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만 괴담으로 몰아가고 잇는 셈이다. 괴담과 가짜뉴스를 앞장서 퍼트리는 극우인사들이 연이어 정부요직에 발탁되는 기괴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편협한 극우 세계관과 다른 인식만 철저하게 없애겠다는 탄압에 불과하다는 것을 극우 유튜버 인사 내정으로 보여주는 것 셈이다. 유튜브에서 극우 세계관 인증하면 윤석열 정부가 공직의 길을 열어주니, 앞으로 극우들의 가감 없는 가짜뉴스 살포, 아무말 대잔치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은 뻔한 일이 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명확히 알아야 한다. 공직 맡기 전 언행을 꼬투리 잡는 것이라고 야당과 반대세력에 대한 또 다른 비난을 멈추기 바란다. 그 동안의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로 볼 때, 유튜브에서의 발언이 인사 검증의 주요 요소였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것을 정부여당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극우 유튜버의 윤석열 정부 인사 내정은 윤석열 정부가 외친 국민통합이 다른 생각을 짓눌러 없애겠다는 겁박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국민을 향한 겁박을 멈추고, 극우세력들의 등용을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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