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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판의 판돈처럼 허접한 장관직, 3인의 장관들

이득신 작가 | 기사입력 2023/07/11 [16:50]

노름판의 판돈처럼 허접한 장관직, 3인의 장관들

이득신 작가 | 입력 : 2023/07/11 [16:50]

▲ 출처=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장관은 분장된 국무를 장악하고 국무회의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중요한 정책을 심의한다. 역대 정권에서도 대통령이 장관 선택에 고심하고, 고르고 또 골라 가장 적임자로 판단되는 인물을 낙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발탁되므로 장관을 배출한 집안은 두고 두고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처럼 장관은 가벼운 자리가 아니고 직을 걸고 맹세를 하겠다고 할 만큼 도박을 거는 자리도 아니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발언이 필요하다면 그에 상응하고 또한 자리의 품격에 걸맞는 행위가 필요한 것이 장관의 역할이다. 현 정부 들어 장관직을 걸겠다는 발언이 마치 유행어처럼 확산되고 있다. 장관직을 걸겠다는 도박꾼 장관 3인방 원희룡, 박민식 그리고 한동훈의 행보를 살펴보자.

 

“만약에 제가 김건희 여사 땅이 거기 있었다는 것을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인지하는 게 있었다고 한다면 저는 장관직을 걸 뿐만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겠습니다”

 

원희룡 장관이 자신의 장관직과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긴급 기자회견에서 비장하게도 말했지만, 최소한의 진실이 있기를 바랐는데, 마침내 들통날 거짓말일 뿐이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이미 해당 사안에 대한 민주당 한준호 의원의 질의가 있었고, 원희룡 장관도 직접 ‘확인해 보겠다’며 우물쭈물 답변했다는 사실이 하루 아침에 드러난 것이다.

 

원희룡에게는 없는 기억이라고 할지라도 국회회의록에는 모두 남아있으며 현재는 짤영상마저 돌면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국정감사결과보고서에도 대통령 일가가 보유한 양평 토지에 관한 감사 내용이 고스란히 적시되어 있기도 하다. 거짓말도 성의가 있어야 속아주는 시늉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안에 대해 그 누구와도 통화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는 구체적인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15년간 논의한 뒤, 예타까지 통과된 고속도로의 노선 변경이 흔히 있는 일이라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다.

 

대통령을 향한 과잉충성에 원희룡의 20여 년 정치인생을 올인한 셈이다. 밑장 빼다 들통나서 걸린 값을 치루는 게 최소한의 책임을 보이는 일이라면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길 바란다.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은 검사출신으로 보훈처장관에 오른 최초의 인물이다. 보훈부로 승격되면서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백 장군은 최대의 국난을 극복한 최고의 영웅”이라며 “가당치도 않은 친일파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것은 직을 걸고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는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친일파라고 줄여 부른다. 따라서 국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친일파의 기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정부에서 만들어져 이명박 정부까지 이어져온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라는 대통령 직속조직이 있다. 여기에서 지정한 친일행위의 몇 가지 기준이 있다. 그중 ‘애국자 및 독립운동가들을 대상으로 살해한자 또는 미수에 그친 자와 독립운동을 방해하는 주도 세력의 수장으로서 이를 명령하였던 자’도 포함 된다. 이 기준에 의거 백선엽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된바 있다. 

 

백선엽은 일제 강점기 때 항일인사 토벌에 나선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2년 반 동안 복무했다. 이 때문에 2009년 당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백 전 장군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한 것이다. 백선엽은 또한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발행한 친일인명사전에 친일파로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백번 양보해서 그가 6.25 한국전쟁에서 공산주의에 맞서 싸운 공적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간도특설대에서 독립군 토벌에 참여한 친일행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독립군과 독립지사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어야 하는 인물이 바로 백선엽인 셈이다. 그런데 그 잔학무도한 행위를 했던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을 옹호하며 그가 친일파가 아니라는 주장에 장관직을 걸어버린 것이다. 박민식 장관 또한 자신의 직을 걸었으니 발언에 걸맞는 책임을 보여야 한다.

 

한동훈도 역시 마찬가지로 직을 걸면서 맹세한다는 장관중 하나이다. 그의 직을 건 맹세 때문에 여당의 장관들이 줄줄이 장관직을 걸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는 2022년 10월 24일,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21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향해 "지난 7월 19-20일,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30여 명이 자정이 넘은 시각 청담동의 고급 술집에서 만났다"고 제기한 의혹에 대해 ‘장관직 포함 앞으로 제가 일할 모든 공직을 걸겠다’며 발언한 바 있다. 장관직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도박판의 판돈처럼 가볍게 바꾸어 버린 것이다.  한동훈의 이와 같은 발언은 청담동술자리의 진실여부에 묻혀버린 꼴이 되었지만 과거 한동훈의 여러 가지 사악한 행보를 놓고 장관직의 경중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입이 문제라는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다.

 

한동훈은 추미애 전 장관을 ‘일개 장관’으로 지칭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채널A 검언유착으로 한참 시끄러운 시국에서 그는 “일개 장관이 헌법상 국민의 알 권리를 포샵질을 하고 앉아 있다.”라는 녹취록발언으로 당시 직속상관이었던 추미애장관을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2022년 8월에 진행되었던 법사위 회의에서 설전을 벌이던 최강욱의원을 향해 ‘일국의 장관’이라는 호칭으로 스스로를 높여 부른 것이다. 이는 장관직의 무게감과 명예그리고 책임감과는 별도로 한동훈 스스로 자신의 장관직만 위대하고 타인의 장관직은 얕잡아보는 간악한 시선을 드런낸 행위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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