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법에는 이른바 ‘36계’가 있는데, 그중 전쟁에서 이길 때 적을 압도하는 계략을 이르러 ‘승전계(勝戰計)’라고 한다. 그중 몇 개를 소개하면서 이걸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이나 국힘당과 윤석열 정권의 대응에 대입해보자.
승전계(勝戰計)
차도살인(借刀殺人):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 직접 싸우지 말고 타인을 이용하라는 뜻이다. 진화타겁(趁火打劫): 불이 난 틈에 때려잡는다. 기회가 오면 재빨리 공격해라. 성동격서(聲東擊西): 소리는 동쪽에 내고 서쪽을 때린다.
서울- 얖평 고속도로가 김건희 일가의 땅이 12000평이나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된 것이 들통나자 정작 당사자인 김건희 일가는 아무 말이 없고, 대신 원희룡이 나타나 백지화 운운하며 민주당과 한판 붙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는 윤석열 정권이 원희룡을 이용해 차도살인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원회룡이 한 말이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나 오히려 역풍만 불었다.
그러자 수구들은 민주당 소속 전 군수와 김부겸, 이해찬 등도 양서면에 땅이 있다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기회가 오면 재빨리 공격하라는 진화타겁(趁火打劫)의 병법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군수는 조상이 400년 동안 그곳에서 살았고 고속도로와 거리가 멀어 공격의 효과가 없었다. 김부겸과 이해찬이 사놓은 땅은 겨우 200평으로 투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전원주택용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최근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사람이 한 명 있는데, 그가 바로 양평 군청 A국장이다. 그는 양평공흥지구 부동산 비리에 개입되어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는데, 군수가 국힘당 소속으로 바뀌자마자 오히려 국장으로 승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국토부로부터 고속도로 노선변경 제안을 받고 형식적으로 3개의 안을 올렸다. 국토부는 그중 강산면 즉 김건희가 일가의 땅이 있는 곳으로 노선 변경을 했고 이를 공지했다. 고속도로 노선 변경은 이미 인수위 시절에 했다는 게 드러났다. 그때 민간인 기업이 타당성 조사를 했는데, 경제성 평가는 없었다. 그저 절차를 지켰다는 시늉만 낸 것이다.
적전계(敵戰計)
전쟁에서 아군과 적군의 세력이 비슷할 때 묘한 계략으로 적군을 무너뜨리는 것을 적전계(敵戰計)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격안관화(隔岸觀火): 적에게 내분이 일어나면 서로 열심히 물고 뜯게 끼어들지 말고 지켜보라는 소리다. 이때 괜히 끼어들면 갑자기 단결할 수도 있다. 소리장도(笑裏藏刀): 웃음 속에 칼을 감춘다. 비장의 무기는 숨겨라. 이대도강(李代桃畺): 오얏나무가 복숭아나무 대신에 쓰러진다. 작은 손실을 역이용해 큰 승리를 노려라.
국힘당은 민주당의 친명 비명 간에 일어나고 있는 갈등을 이용해 분당 운운하며 격안관화(隔岸觀火) 병법을 구사했다. 국힘당은 속으로 웃으며 은근히 민주당 분열을 조장하였고, 김재원과 태영호를 징계하는 이대도강(李代桃畺) 병법을 썼다. 그러면서 사실상 공천에 개입한 대통령실을 쉴드 쳐주었다. 태영호는 굴복하는 척하고 차기 공천을 예약했다.
공전계(攻戰計)
전쟁에서 자신을 알고 적을 안 다음 적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계략을 공전계(攻戰計)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몇 개만 소개한다.
타초경사(打草驚蛇): 풀을 때려 뱀을 놀라게 한다. 가벼운 도발이나 간단한 미끼로 상대방의 본색을 드러내게 한다. 조호리산(調虎離山): 호랑이를 산에서 나오게 한다. 상대방이 유리한 지형에 있으면 지형 밖으로 꺼내라. 욕금고종(欲擒故縱): 얻기 위해서 일부러 풀어준다. 상대가 최후의 저항을 하지 못하도록 완전히 외통수로 모는 것을 금하는 계략이다. 금적금왕(擒賊擒王): 적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부터 잡는다.
수구들은 민주당 돈 봉투 사건을 터트려 의원들을 놀라게 하는 타초경사(打草驚蛇) 병법을 사용했다. 검찰은 이재명을 체포하기 위해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보냈다. 이는 조호리산(調虎離山) 병법에 속한다.
그러면서 검찰은 일부러 수사를 느리게 하는 욕금고종(欲擒故縱) 병법을 사용했다. 아울러 모든 의혹을 이재명에 두는 금적금왕(擒賊擒王) 병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재명 대표가 돈을 받았다는 증거는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고 헛다리만 긁고 있다. 그저 수사를 질질 끌어 내년 총선에 이용해 먹겠다는 꼼수다.
혼전계(混戰計)
전쟁에서 적이 혼란할 때 사용하는 계략을 혼전계(混戰計)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몇 개만 소개한다.
혼수모어(混水摸魚): 물을 휘저어 탁하게 만들고 고기를 잡는다. 혼란에 빠트린 뒤 공격한다. 원교근공(遠交近攻): 먼 나라와 사귀고 이웃 나라를 공격한다.
수구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면 일부러 사건을 복잡하게 엮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결국 그 사건을 잊어버리게 하는데, 이게 바로 혼수모어(混水摸魚) 병법이다. 또한 수구들은 미국과 일본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작 협치의 대상인 제1야당은 적으로 규정하여 맹공격을 퍼붓는 원교근공(遠交近攻) 병법을 사용했다.
병전계(幷戰計)
전쟁에서 적을 밀어낼 때 사용하는 계략을 병전계(幷戰計)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몇 개만 소개한다.
투량환주(偸梁換柱): 대들보를 빼돌려 기둥과 바꿔친다. 주력을 눈치채지 못하게 뒤바꿔 약점을 찔러라. 지상매괴(指桑罵槐): 뽕나무를 가리키며 회화나무를 욕한다. 적의 동맹을 뜨끔하게 만들어라. 상옥추제(上屋抽梯): 다락방 위에 사람을 유인하여 두고 사다리를 치운다. 유인하고 가두는 계략이다. 수상개화(樹上開花): 나무에 (엉터리) 꽃을 피게 한다. 일부러 세력을 크게 부풀려 적을 물러나게 한다.
수구들은 몇몇 장관을 경질하고 그곳에 사실상 실세인 차관을 대거 임명하는 투량환주(偸梁換柱) 병법을 썼다. 또한 정의당이 민주당을 욕하게 하는 지상매괴(指桑罵槐) 병법으로 야당이 분열하게 했다.
국힘당은 아울러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폐지하게 유도해 이재명 대표를 구속시키려는 상옥추제(上屋抽梯) 병법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회원수가 많은 자유총연맹을 이용하는 수상개화(樹上開花) 병법을 사용하고 있다. 윤석열은 자유총연맹을 방문하여 보조금을 더 주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시민단체는 보조금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압수수색해놓고 관변단체에는 보조금을 더 주겠다니 이게 바로 ‘윤로남불’이다.
패전계(敗戰)
전쟁에서 지고 있거나 절대 열세가 예상될 때 사용하는 계략을 패전계(敗戰計)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몇 개만 소개한다.
반간계(反間計): 먼저 적의 첩자를 회유 혹은 거짓정보를 흘려서 적을 속이고, 더 나아가서는 이간질을 통해 서로 반목하게 만드는 계략이다. 주위상계(走爲上計): 손해나 패배가 뻔한 전투를 할 필요가 없다. 불리하면 그냥 교전을 피한 다음에 줄행랑을 놓은 후 더 좋은 기회를 본다.
속고만 사는 민주당, 제갈량이 없다!
민주당 내에서 걸핏하면 이재명 사법 리스크 운운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이른바 ‘수박’들은 사실상 밀정으로 수구들의 반간계(反間計)에 이용당하고 있다. 그러나 국힘당은 본부장 비리로 윤석열 정권의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가고 총선에서 질 것 같으면 윤석열 탈당 카드를 꺼내는 주위상계(走爲上計) 병법을 사용할 것이다. 그런데 왜 민주당엔 제갈량 같은 사람이 없을까? 너무 순해 당하고만 산 문재인 정부에서 배운 게 없는가?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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