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반카르텔 정부”라며 최근 연일 터지고 있는 건설 부실공사를 또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리면서 관리·감독을 꺼내 들고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윤 대통령은 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입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 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 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라며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건설 산업의 이권 카르텔이 지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반카르텔 정부”라며 “이권카르텔, 부패카르텔을 혁파하지 않고는 어떠한 혁신도 개혁도 불가능할 것이다. 기득권 카르텔과 싸우지 않고는 혁신과 개혁이 불가능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민 안전을 도외시 한 이권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수어야 한다”라며 “관계 부처는 고질적인 건설산업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아울러 법령에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엄정한 행정 및 사법적 제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날 발언은 윤 대통령 본인에게 칼날을 들이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과 토목 등의 카르텔은 민주당 쪽이 아니라 국민의힘 쪽으로 이어져 '4대강 이명박 정권'까지 파헤치면 자승자박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시민사회와 야권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안 등 윤 대통령 처가가 연루된 각종 비위 논란을 들어 “카르텔의 중심에 대통령 처가가 있다”라고 받아치면서 이를 '검찰 카르텔'이 엄호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장모 최은순씨의 370억 통장 잔고증명 위조혐의 항소심 유죄 및 법정구속에도 대국민 사과 한마디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300억대 잔고증명서 위조로 구속된 장모 등 처가 카르텔도 깨부숴야겠네" "카르텔의 최고봉은 법조 카르텔" "양평고속도로, 부동산 카르텔이 젤 큰 문제" "검찰 백지 영수증 특활비 카르텔은?" 등의 비아냥이 나온다.

구리고 떳떳하지 못한 걸 감춰 주고, 힘을 실어주는 게 이권 카르텔의 전형이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반카르텔 정부" 운운하면서 잘못된 것은 전정부 탓으로 돌렸다. 또한 처가가 연루된 양평고속도로 부동산 카르텔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논란이 되고 있는데도 회피하고 있다. 이에 '제 손에 묻은 똥 외면하고 남 옷에 묻은 재 탓하며 권력 노름에 취했다'는 여론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신임 차관들과 만나서도 “우리 정부는 ‘반카르텔’ 정부”라며 “이권 카르텔과 가차없이 싸워 달라”고 말한바 있다. 당시에도 '처가 담합세력, 진짜 카르텔에는 눈 감으며 무슨 염치로 '가차없이 싸운다'는 말인가?' 등의 냉담한 반응이 나왔다. '유체이탈' '내로남불'이란 취지다.

이번에 특히 뻔뻔한 점은 검찰이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 할 때 쓴 수백억 업무추진비 영수증의 식당 이름과 카드 결제 시간을 모두 지우고 공개한 것이다. 검찰 구내식당 결제 외 큰 결제 건은 식당 이름, 카드 결제 시간까지 모조리 지워줌으로써 이들이 한통속으로 결속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서도 당사자 윤 대통령은 침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