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한 사람은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하고 사고는 언어를 지배한다. 사고의 결과가 언어로 디자인하여 나온다. 즉 그가 한 말은 그의 사상이요, 내면이요, 얼굴이다. 환언하면, 그가 한 말을 들어보면 그를 알 수 있다.
인간은 학식에 따라 계층에 따라 직위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가 조금씩 다르가 마련이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는 것이다. 조폭은 “따버려, 조져버려” 등의 거친 언어를 사용하고 정치가나 정부 고위 관료들은 “~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해 빠져나갈 구멍을 미리 파놓고 말하는 버릇이 있다.
더 탐사 윤석열 녹취록 공개 일파만파
대안 언론 더 탐사가 윤석열과 지인이 나눈 대화를 공개해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보통 유튜브에서 방송한 것은 지상파 방송이 인용 보도를 거의 하지 않는데 이번은 다르다. 당사자인 MBC는 몇 꼭지를 할애해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한 “MBC 이 새끼들...”이라 한 말이 묘하게 윤석열이 미국에 가서 한 “국회 이 새끼들이...”와 연계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MBC는 ‘바이든-날리면’ 사건으로 엄청난 탄압을 받았다.
KBS나 다른 언론도 이를 보도했다. 이동관이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언론이 더 뿔이 나 과감히 보도를 하는 느낌이다. 속으로 부글부글하고 있을 수구들은 그후 어디선가 대책회를 했을 것이다. MBC를 아주 보내버릴 수 있는 강력한 후속 조치가 그래서 나올 수 있다.
더탐사가 4일 공개한 녹취록을 들어보면 강승규는 극우 단체가 MBC로 가 시위를 하도록 사주했는데, 이는 직권 남용죄, 업무 방해죄로 사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강숭규는 더 탐사의 전화도 받고 있지 않다고 한다. 마음대로 씨부렁거리다 된통 걸렸다는 것을 스스로 느낀 탓이리라.
대선 때 윤석열이 지인과 주고 받은 대화 더 파장 커
더 탐사는 5일,윤석열이 대선 후보일 때 모 인사와 나눈 대화를 공개했는데, 여기에 윤석열의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 25분 동안 지속된 두 사람의 대화 속에는 윤석열이 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역설적으로 들어 있었다. 녹취록에 나온 말을 분석해본다.
"이준석,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
윤석열이 국힘당에 입당하기 전에 한 이 말은 윤석열이 얼마나 이준석을 애송이로 봤는지 알 수 있다. 이후 이준석이 지방을 돌면서 몽니 아닌 몽니를 부리자 윤석열은 20대의 표를 의식해 이준석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만났다. 겉으론 화해하는 척했지만 당시 윤석열은 이준석에게 말 한 마디 하지 않았고 술만 마셨다고 한다.
모르긴 모르되 그때 윤석열은 마음속으로 “일단 선거에서 이기고 이 새끼를 3개월 안에 보내버려야지.‘’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준석이 몽니를 거두고 윤석열과 하나가 된 것은 윤석열이 좋아서가 아니라 당시 가로세로 연구소가 제기한 이준석 엑스파일 때문이었다. 윤석열과 대적했다간 잘못하면 자신이 수사 받고 감옥에 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루비콘 강 건넌 윤석열과 이준석
최근 국힘당 일부에선 20~30대의 표를 의식해 이준석을 품고 노원구에 공천을 주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는데, 이 녹취록이 공개됨으로써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녹취록이 공개된 후 이준석은 방송에 나와 “앞으로는 윤핵관들을 욕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당에서 축출된 것이 윤핵관들 때문이 아니라, 윤석열이 직접 기획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따라서 차기 총선에서 이준석이 국힘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기는 글렀다. 두 사람은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넌 것이다.
“민주당보다 국힘당이 더 싫어”
녹취록을 들어보면 윤석열은 "저는 선생님보다 국힘 더 싫어요. 제가요 민주당보다 국힘 더 싫어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이 국힘당에 입당한 것은 양당 체제에서 어차피 국힘당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윤석열은 국힘당을 정권교체의 도구로 사용했을 뿐, 국힘당에 대한 애정은 손톱만큼도 없었던 것이다. 선거 땐 이용하고 속으로 무시하는 이런 태도는 조폭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 녹취록을 들은 국힘당 의원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사뭇 궁금하다.
“대통령엔 관심 없다.”
윤석열은 "저는 정권 교체하러 나온 사람이지 대통령 하러 나온 사람이 아니다. 저는 대통령도, 저는 그런 자리 자체가 귀찮다. 그러나 이거는 어쨌든 엎어줘야 되고...국힘에 이걸 할 놈이 없다"라고 말했다.
윤석열은 대통령엔 별로 관심이 없고 정권교체가 필요해 출마했다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출마하지 않고 국힘당 후보를 지지하면 될 것 아닌가. 국힘당에 “이거(정권교체) 할 놈이 없다”란 말은 홍준표나 유승민을 완전히 깔아뭉개는 말이기도 하다.
윤석열의 입엔 “놈”이란 말이 밥풀처럼 따라다니는데, 아마도 30년 남짓 검사를 하다보니 피의자를 다루는 버릇 때문인 것 같다. 그 저열한 버릇이 “국회 이 새끼들이 숭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얼마나 쪽팔릴꼬”란 유명한 말을 탄생시킨 것이다.
“국힘당 접수하고 줄 세울 것”
윤석열은 "일단 당원을 왕창 늘려가지고 국힘 내부를 갖다 뒤엎은 다음에 3개월 안에 '쇼부(결론)' 난다. 그래서 (대통령) 후보 되면 비대위원장이 돼 갖고 당을 접수해 당 대표부터 전부 해임하면 80명 가량이 내 앞으로 줄 설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이 제1야당을 ‘접수한다’, ‘뒤엎은다’, ‘쇼부가 난다’, ‘내 앞으로 줄 선다’ 등의 말을 할 수 있을까? 천상천하 유아독존, 윤석열은 자기 앞엔 아무도 없다는 영웅의식을 가진 듯하다. 평생 검사를 하며 피의자들을 조지다 보니 앞이 안 보인 것이다. 윤석열의 이런 안하무인격 언행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짐이 곧 국가인 것이다.
“쥐약 먹은 놈들, 이 새끼들 개판치면 당 완전히 뽀갤 것”
녹취록의 하이라이트는 윤석열이 국힘당을 쥐약 먹은 놈들로 비하하는 대목이다. 이어서 윤석열은 "만약에 이놈 새끼들 가서 '개판'치면 당 완전히 '뽀개' 버리겠다.”라고 열변을 토했다.
네, 네 하며 윤석열의 말에 동조한 사람은 호남 출신으로 5.18을 비하했다가 대선캠프에서 잘린 후 나중에 김은혜 경기도 지사 선거 캠프에 특보로 들어 갔으나 김은혜가 패하자 무관의 제왕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혹시 녹취록을 언론에 제공한 것일까?
조폭을 모시고 사는 한국
공개된 녹취록의 본질은 윤석열의 조폭식 저열한 언어와 우선 당을 이용하고 버리려는 비열한 태도에 있다. 명색이 검찰총장 출신, 거기에다 대권까지 꿈꾸는 사람이 “이놈 새끼들, 개판치며, 뽀개버리다‘ 등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가 조폭식 사고에 길들여져 있다는 방증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므로 윤석열의 언어는 현실 정치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자신을 비판하면 “반국가 세력, 공산당 전체주의, 사기꾼, 조작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대통령이 아니라 조폭, 아니 어느 동네 양아치 한 놈을 모시며 살고 있다. 비극이다. 오죽했으면 보수층에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겠는가? 탄핵만이 답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