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가 부활한다는 소식이다. 새로운 개그콘서트는 12일 일요일 10시 30분에 시작한다고 한다. 1999년 5월에 시작하여 2020년 6월에 종영될 때까지 무려 1050회가 방영되었으며 21년간의 방송으로 역대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시청률 저조와 외모비하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으며 사회적 약자를 개그의 소재로 사용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새로운 개그콘서트,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개그 콘서트 시즌2가 성공하기 위해서 과연 어떤 모습이 필요할까.
우선, 개콘이 폐지될 당시, 한국사회는 개콘보다 더 웃기는 일들이 많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이 여의도 국회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웃음을 능가한 황당함이 절정을 이루던 시기이기도 했다. 어찌 보면 정치가 코메디보다 더 웃기다는 말이 회자되는 상황에서 개콘의 폐지는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다. 새로운 개그콘서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분명 정치인들보다 더 웃기는 코메디를 만들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가 필요하다.
둘째, 개그콘서트에 출연했던 개그맨들은 한때 정치적 탄압의혹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일부 개그맨들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것이다. 시사코메디의 대가였던 황현희와 최효종이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황현희는 ‘소비자고발’ ‘집중토론’등에서 풍자개그를 선보인 바 있다. 정치풍자라기 보다는 시사풍자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가벼운 풍자였지만 그는 개콘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또 다른 개그맨 최효종은 전직 국회의원인 강용석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이후 최효종도 개콘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러한 블랙리스트 개그맨들을 새로운 시즌2에서 다시 볼 수 있을지 궁금한 대목이다.
셋째, 최고의 코메디는 정치풍자이다. 과거 노태우 정부가 시작될 무렵의 일화이다. 전두환 정권은 종식되었지만 군사정권은 여전히 노태우를 중심으로 견고한 틀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여전한 공포정치로 선거의 민주화만 이루어졌을 뿐 국민들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여전한 상황이었다. 이때 노태우는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을 코메디의 소재로 활용해도 된다는 멘트를 날린다. 이후 5공청문회 등의 패러디물이 봇물처럼 쏟아지기도 했다. 소심한 윤석열이 자신을 패러디하는 코메디를 너그러이 바라볼 수 있을까. 개콘 시즌2가 과연 정치코메디를 담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동관을 필두로 방송장악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 정부는 KBS사장에 극우 언론인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지명했다. KBS내부에서 나름 목소리를 내고 있던 최경영기자와 홍사훈 기자는 사직했다.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것이 퇴사의 변이었다. 라디오 진행자 주진우 기자를 좌편향의 이유로 하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현재의 KBS사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개그콘서트 시즌2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까. 코메디가 현실을 담지 못하고 풍자를 살려내지 못하면 그것은 진정한 코메디라고 할 수 없다. 개콘 부활을 바라보며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이유를 지적해 본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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