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두구육(羊頭狗肉)은 ‘양의 머리를 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인데, 지금 윤석열 정권이 하는 짓이 딱 그렇다. 이준석이 윤석열에게 해 당원권 정지가 된 이 말은 표리부동(表裏不同)과 사촌지간의 말이다. 윤석열 정권이 겉으로는 ‘가짜뉴스 단속’을 내놓고 속으로는 언론을 탄압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동관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한 후 한국 언론은 그야말로 초토화되었다. KBS는 박민 사장이 임명되자마자 주요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진행자가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못하겠다. 전두환 군사 독재 시절에도 없었던 만행이 아닐 수 없다.
MBC는 다행히 법원에서 방문진 이사 강제 해고가 위법이라며 원상회복을 명해 주요 프로그램이 살아남았다. 사실은 바이든-날리면 사건을 일으킨 MBC를 손보기 위해 방송 장악의 대명사 이동관을 임명했으나 실패한 셈이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는 법, MBC는 요즘 시청률도 오르고 광고도 더 많이 들어오고 있어 윤석열 정권으로선 배가 아플 일이다.
윤석열 정권은 YTN은 민영화해 과거 주자 조작에 가담한 바 있는 회사에 넘겼다. 그런데 윤석열이 검사 시절 그 회사 주가 조작 수사를 했다는 게 밝혀져 뭔가 커넥션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것도 언젠가 진상이 규명되는 날이 올 것이다.
윤 정권 들어 언론사 고소, 고발 다반사
윤 정권 들어 언론사에 대한 고소, 고발이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가짜뉴스를 퇴치한다고 해놓고 사실은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을 손보고 있는 것이다. 윤 정권 들어 이루어진 언론사 고소, 고발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면직, 이동관 임명
윤석열 정권은 지난 5월 30일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감사하고 압수수색하여 결국 면직시켰다. 그후 방통위는 직무대행이 운영하면서 민주당이 추천한 최민희 위원 후보를 배척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했다. 지금도 방통위는 이동관 위원장과 국힘당 소속 위원이 마음대로 전횡을 하고 있다. 민주당이 고발했으므로 이 건 역시 언젠가 처벌될 날이 올 것이다.
방통위는 인터넷 언론 및 유튜브도 방심위가 심의할 수 있도록 방심위 내에 가짜뉴스 심의팀을 신설했는데, 이는 방심위의 권한 밖이라 이 역시 나중에 법정에 서게 될 것이다. 방심위가 인터넷 언론 및 유튜브까지 심의하려 한 것은 윤석열 정권에 비판적인 뉴탐사, 뉴스타파, 서울의 소리, 뉴스 버스 등을 손봐주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뉴탐사와 뉴스타파는 압수수색이 이루어져 거의 초토화되었다.
(2) 언론 관련 기관 대부분 압수수색
윤석열 정권은 방통위는 물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언론진흥재단, KBS,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EBS, TBS 등 정부와 여당이 위원·이사 추천 몫을 지닌 언론사 및 기관들도 수사하여 부당하게 위원들을 해고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윤석열 정권이 언론을 손보는 순서는 ‘감사- 고소, 고발- 압수수색- 해고’ 순으로 이루어졌다. 거기에 경찰, 검찰, 감사원, 국세청, 국민권익위, 대통령실 등이 전방위적으로 협조했는데, 이 역시 언젠가 직권남용으로 처벌될 날이 올 것이다. 과거 이정현 국힘당 대표가 KBS에 전화했다가 처벌받은 사례도 있다. 지금 사건들은 그것보다 백배 큰 사건들이다.
(3) 국힘당이 앞잡이 노릇
과거 국힘당은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고, 장악되어서도 안 된다”라고 말했으나 자신들이 집권하자 태도가 돌변해 고소, 고발을 남발했다. 지난해 9월29일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특별위원회(TF)’는 MBC 사장과 보도국장, 디지털뉴스국장, 취재기자 등을 무더기로 형사 고발했다. 바로 MBC가 보도한 바이든-날리면 사건 때문이다. 그 일로 MBC는 전용기에 탑승하지 못했고 세무 사찰을 받아 수백억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 수석은 특정인에게 MBC앞에 가서 시위하라고 사주했다. 이것 역시 나중에 처벌받을 것이다.
(4) 천공 관저 개입 의혹 언론 고발
지난 2월에는 천공이 대통령실 및 관저 이전에 개입했다는 보도를 한 ‘뉴스토마토’와 ‘한국일보’를 대통령실이 직접 고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CCTV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천공이 아닌 백재권 풍수학자가 다녀갔다고 밝혔다. 천공은 경찰에 소환되지도 않았다. 한편 관련 방송을 한 김종대 군사 전문가와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이도 고발되어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데, 기소도 못하고 있다. 깊숙이 들어가면 진실이 밝혀질 공산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5) 김만배, 신학림 녹취록 보도한 언론 고발
지난 9월에는 국힘당 의원들이 김만배, 신학림 녹취록을 보도한 ‘뉴스타파’, ‘MBC’, ‘JTBC’ 기자들을 무더기로 고발하였다. 검찰은 곧바로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때 뇌물을 받은 조우형이 검찰에 갔을 때 커피를 마셨느냐 안 마셨느냐로 비화되어 흐지부지 되었다. 하지만 핵심은 커피가 아니라 왜 그때 조우형이 처벌받지 않았느냐 하는 점이다. 그때 수사 담당자가 윤석열이었고, 변호사가 그 유명한 박영수였다. 박영수는 지금 감옥에 있다.
(6) 한동훈과 이동관도 고소 고발 선수
고소, 고발 하면 한동훈과 이동관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물이다. 한동훈은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 ‘더 탐사’ 기자들을 명예훼손, 스토킹 혐의 등으로 형사 고소했다. 지난 1월에는 2020년 7월 한동훈 당시 검사장이 연루된 검언 유착 의혹을 보도한 KBS 기자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었다. 5월30일에는 한 장관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MBC 기자 자택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한동훈은 하는 소송마다 패소했다.
이동관은 8월16일과 8월20일 두 차례 연이어 YTN에 대해 형사·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8월16일에는 분당 흉기난동 사건을 보도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배경화면으로 띄운 YTN의 실수에 대해 명예훼손 형사 고발과 함께 3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8월20일에는 부인의 인사 청탁 의혹을 보도한 YTN 보도에 대해 명예훼손 고소와 함께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고소 고발로 언론에 재갈 물리기
윤석열 정부 들어 지금까지 언론 기관과 인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구속이 밥먹듯이 시도되고 있는데, 이는 언론을 겁박해 정부 비판적인 보도를 하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로 보인다. 하지만 언론을 탄압하고 성공한 정부는 없었다. 언젠가 윤석열 정권은 언론 때문에 붕괴될 것이다. 자신들이 온갖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포하면서 가짜뉴스 타파를 외치고 있으니 양두구육이 아니라 후안무치하다 할 것이다. 그들은 곧 감옥으로 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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