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사과도 지역에 따라 선택해서 하는 모양이다. 윤석열은 전북 새만금에서 있었던 잼버리 실패에 대해선 사과 한 마디 하지 않더니,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하자 예정에 없었던 긴급 사과를 했다. 윤석열은 '2030 엑스포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범정부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국민들을 실망시킨 점 정말 죄송하다. 모든 것은 저의 부족 탓“이라고 사과했다.
총선 앞두고 PK 민심 의식한 듯
그동안 사과를 굴복으로 여긴 윤석열이 왜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선 긴급 사과를 하고 그게 모두 자신의 부족한 탓이라고 고백했을까? 겉으로는 국민께 사과했지만 사실은 PK민심을 달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윤석열은 스스로 사과할 사람이 아니다. 장모가 법정구속이 되어도, 김건희가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방송이 나와도 말 한 마디 하지 않은 윤석열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이 긴급 사과를 한 것은 다가오는 총선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PK(부산, 울산, 경남)은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 투기로 가뜩이나 여론이 안 좋은데, 엑스포 유치마저 실패로 끝났으니 그쪽 여론이 급격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참모 중 누군가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해야 한다고 건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국힘당의 텃밭인 PK에서 만약 민주당이 10석 이상 가져가면 사실상 총선은 국힘당의 참패로 끝난다. PK가 그 정도면 수도권은 물론 충청, 호남, 제주, 강원도 전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TK(대구, 경북)도 이준석 신당 창당설로 이미 분열되었다. 만약 국힘당이 65석이 걸려 있는 영남에서 55석 이상의 의석을 얻지 못하면 개헌저지선인 100석도 얻지 못할 수가 있다.
국힘당에서도 탄핵 찬성자 나올 수도
만약 야당이 총선에서 200석 이상을 얻으면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즉각 윤석열 탄핵을 추진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힘당 내에서도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이 나올 수 있다. 박근혜도 그렇게 해서 탄핵되었다. 박근혜 탄핵 시 특검 수사 팀장이었던 윤석열은 누구보다 이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영남 중진 험지 출마니 윤핵관 사퇴 여론이 나온 것이다. 그래야 ‘윤라인’으로 공천해 탄핵을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인요한 혁신위의 주장에 윤핵관들이 먼저 반발하고 있고, 영남 주요 인사들이 벼르고 있어 ‘윤라인’이 영남에 대거 공천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윤라인’이 영남이나 서울 강남, 서초에 대거 공천되면 국힘당은 내분이 일어나 그야말로 콩가루 집안이 되고 말 것이다.
쥐약 먹은 놈들 뽀개버리겠다
윤석열은 더탐사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국힘당을 “쥐약먹은 놈들, 다 뽀개버리겠다.”라고 성토한 바 있다. 그 ‘뽀개버리겠다’가 내년 총선 때 모두 ‘윤라인’으로 갈겠다는 말인지, 아니면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건지는 알 수 없다.
외교 자랑하다가 외교 때문에 망할 판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정권이 가장 잘한 것도 외교이고, 가장 못한 것도 외교다. 보수층은 윤석열이 외교를 잘했다 하고, 진보층은 못했다고 본 것이다. 외교는 이념을 벗어나 누구나 공감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이념으로 나뉘어져 분열의 온상이 된 게 사실이다. ‘코피 투혼‘ 운운하며 부산 액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윤석열은 결과적으로 119대 29로 패했다. 이 스코어는 뭐라 변명할 여지가 없는 참담한 패배다. 이 결과에 부산 시민은 물론 전국민이 ’한국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졌구나‘하고 한탄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는 세계가 한국을 칭송하고 G7에 두 번이나 초청하고 서로 사진을 찍으려 실랑이를 벌였다. 하지만 윤석열은 미국 ‘모닝 컨설턴트’가 발표하는 세계 글로벌 지도자 지지율에서 항상 꼴찌를 면치 못했다. 즉 세계는 윤석열을 지도자 감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해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 즉각 세계로 전송된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탄압, 언론탄압, 야당탄압이 즉각 세계로 퍼져 한국은 어느덧 후진국이 되어 있다. 눈떠 보니 선진국이 자고 일어나니 후진국이 된 것이다.
엑스포 유치 실패 후폭풍 피할 수 없어
국힘당은 엑스포 유치 실패를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리며 엑스포 유치 실패가 총선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고 자평했지만 후폭풍은 피해갈 수 없다. 국힘당의 '최대 텃밭'인 부산이 흔들리면 총선 전체 판이 흔들릴 수 있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TK)에 비해 PK는 저조한 지지율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야당의 공세도 피해갈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책임론'과 '외교무능론'을 거론하며 공세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상황 예측을 전혀 못 했다면 무능의 극치이고, 상황을 알면서도 결선진출이니 기대를 부풀렸다면 국민기망"이며 "외교의 내실은 없는 기네스북감 해외순방 자랑의 참담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들러리 선 재벌들도 난감
엑스포 유치에 나선 재벌들도 난감해졌다. 결과가 119대 29로 나오자 최태원 SK회장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재벌 중 엑스포 유치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사람이 바로 최태원이다. 그는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의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최태원은 과거 비리 혐의로 입건되었으나 무슨 일인지 혼자 무혐의로 풀려났다. 그후 대장동 사건에도 SK가 연루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검찰은 이에 대해선 별도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이 건도 재수사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윤석열이 해외 순방을 할 때마다 국내 10대 재벌들은 마치 병풍처럼 따라다녔지만 얻어온 것보다 퍼주고 온 것이 더 많다. 10대 재벌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돈만 70조고, 이번에 영국에 가서도 35조 투자를 약속했다.
아프리카, 중동에 영향력이 큰 중국 무시하다가 참패
한편 윤석열 정권이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중국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중동에 있는 60개국에 가장 영향력을 많이 미치는 나라다. 따라서 중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행사를 유치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윤석열은 아시아태평양 회의에 가서도 유일하게 시진핑과 회담도 하지 못했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 실패 땐 사과도 안 한 윤석열이 엑스포 유치가 실패하자 10시간 만에 긴급 사과하는 모습을 보니 그는 역시 강자엔 약하고 약자엔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영남은 호남 인구의 2.5배다 사과도 유권자 수에 따라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 영남도 분열되고 있으니 윤석열이 갈 길은 탄핵밖에 없다. 무능하면 겸손이라도 해야 될 것 아닌가.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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