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윤재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받은 정직 2개월 징계가 ‘정당했다’는 법원의 판단이 항소심에서 뒤집히자 당시 징계를 내린 당사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를 ‘재판쇼’라고 비판했다.
▲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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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행정 1-1부 (심준보, 김종호, 이승한 부장판사)는 19일 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징계가 정당했다’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추미애 전 장관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 재판쇼도 잘 합니다”라며 “<패소할 결심> 시나리오, 연출, 배우로서 연기 모두 마치느라 수고하셨고, 정치무대로 이동할 일만 남았네요”라고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저격했다.
이어 “두 눈 뜨고 있는 국민을 직면해서 쇼가 안 통한다는 것 실감하셔야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총장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정직2개월 '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힌 것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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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항소심에서 뒤집힌 이번 판결에 대해 “2심에서 결과가 달라진 이유가 법무부의 ‘패소할 결심’ 때문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한 장관과 법무부가 증인신청을 하지 않은 점 ▲법원 석명준비명령에 출석하지 않고 소송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만 제출한 점 ▲1심 승소 변호인을 교체한 점 ▲재판부 지적을 들을 정도의 재판 참석 법무부 대리인단 태도 등을 ‘패소할 결심’의 근거로 들었다.
박 의원은 “결국 2심 재판에서 지겠다고 작정하고 법무부가 소송에 나선 것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면서 “만일 제 말이 틀렸다면, 한동훈 장관은 당장 상고하라. 그렇지 않다면 ‘패소할 결심’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내용 © 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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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추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0년12월 법무부는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게 주요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 및 배포, 채널A 사건 감찰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 등 4건을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대통령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냈으나 2021년10월 정치적 중립 훼손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이 모두 인정돼 징계 정당 판단으로 패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