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뇌물수수에도 사과는커녕 "정치공작".."대통령의 뻔뻔한 태도 암담"민주당 "책임회피를 위한 ‘몰카 공작’, ‘정치 공작’ 주장에 대통령이 동참,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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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영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씨의 '디올백 뇌물수수'와 관련해 끝끝내 사과 한마디 없이 "정치공작"으로 주장했다. "오늘밤 ‘KBS 100분쇼’ 빡침주의 하시라”라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앞서 최고위에서 한 예측이 한 점 틀림이 없었다.
7일 밤 10시에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으로 중계된 KBS 특별대담은 국민과의 쌍방 소통이 아닌 윤 대통령의 생각만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국정 홍보방송에 그쳤다. 이날 KBS 박장범 앵커는 현안을 파고드는 예리한 질문 대신 시종일관 윤 대통령의 인간적 면모를 띄우기에 급급했다.
윤 대통령은 디올백 수수와 관련해 '여당에서 이 사안을 정치공작이라고 부르고 여사가 희생자가 됐다고 하는데 동의하나'라는 박 앵커의 질문에 "시계에다가 몰카까지 들고 와서 했고, 선거를 앞둔 시점에 이걸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라며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저 역시도 그럴 때가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씨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통령실에서 금방이라도 설치 할것 같이 말하던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부활에 대해서도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라며 미온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서 자꾸 오겠다고 하니까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거를 적절하게 막지 못한다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모든 야당은 ‘대통령실을 가다’ KBS 대담이 전파를 탄 뒤 일제히 논평을 내어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끝내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라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뻔뻔한 태도가 암담하다"라고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명품백 수수’를 두고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가 어렵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대국민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민의에 대한 대통령의 오만한 불통에 답답함을 누를 수 없다”라고 성토했다.
그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진실한 사과를 요구했던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다"라며 "국민의 눈높이와의 천양지차인 상황 인식과 반성의 기미조차 찾을 수 없는 태도에서 대통령의 오만이 하늘을 찌름을 보여준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더욱이 책임회피를 위한 ‘몰카 공작’, ‘정치 공작’ 주장에 대통령이 동참하다니 기가 막힌다"라며 "이런 억지 주장이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대통령, 국민께 사과하지 않는 대통령의 독선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지 암담하다"라고 강조했다.
김효은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국민은 안중에 없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 1인의 홍보대행사가 된 공영방송을 봐야 하는 국민은 좌절한다”라며 “‘대통령실을 가다’ 라는 대담의 제목에서부터 이 대담의 의도를 드러냈다.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책은 보이지 않았고, 공영방송은 ‘걸어서 대통령실 속으로’를 찍었다”라고 쏘아붙였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이 기대한 것은 일말의 성찰이었다. ‘성의를 거절하지 못해 생긴 일’로 축소하고자 하는 몸부림에 왜 부끄러움은 늘 국민의 몫인지 개탄하게 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명품백을 명품백이라 부르지 못하고 이 악물고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표현하는 사회자의 모습이 애처롭다”라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또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두고 ‘전세계 다른 정상들 지지율도 많이 떨어졌다’고 답한 것에 대해 “어떻게든 현실을 회피하려는 모습에 지켜보던 국민들은 아시안컵 축구 골찬스를 놓친듯 이마를 부여잡고 탄식했다”라고 받아쳤다.
이날 박 앵커는 '디올백을 디올백'이라 말하지 못하고 "외국회사가 만든 조그만 파우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두고서는 "국민들이 야속하지 않은지?"라고 물었다. 저조한 대통령 지지율이 '국민 탓'이라는 뉘앙스로 송곳 질문 하나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